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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에 대한 질문과 답]

[2013-9-30. 애독자 질문] 이전에 선생님과 다른 전문가 선생님들께서 coding system의 문제점에 대해 discussion 하셨던 것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 debate가 있는 항목에 대해 학문적인 식견과 확신을 가지고 진단명을 부여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려고 노력하며 저의 기준은 WHO classification behavior code입니다. 그래서 저는 high grade dysplasia는 현재도 carcinoma in situ code를 주고 있습니다.

High grade dysplasia는 WHO ICD-O behavior code /2(모든 digestive system 공통)이며, 이는 carcinoma in situ 이므로 중암암등록본부의 지침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code는 적어도 한 국가 내에서는 일관성이 중요하므로 지침이 있는 것이 의사 및 병원간 병명code 차이를 줄여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9월 30일 EndoTODAY를 보고 지금까지 제 practice가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임상에서 병명 code를 부여하실 때 어떤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계신지 여쭙습니다.

[이준행 답변]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코드는 환자의 진단을 grouping하기 위한 대강의 기준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임상진단명이 먼저 있고 이에 가장 근접한 코드가 따라오는 것입니다. 코드가 먼저 있고 진단명이 뒤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질병의 특성에 따라 정해지는 진단명에 대한 학자들간의 통일된 의견이 없다면 코드를 통일할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High grade dysplasia와 in situ cancer는 좋은 예입니다. 서양 기준 따로 동양 기준 따로입니다. 동양에서도 일본 따로 우리나라 따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병원 따로 저 병원 따로입니다. 한 병원에서도 이 의사 따로 저 의사 따로입니다. 상황이 이럴진데 어떻게 섬세한 coding을 한다는 말입니까?

High grade dysplasia = in situ cancer라고 생각하는 의사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의사도 많습니다. 학문적으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관료들이 이렇게 해라 혹은 저렇게 하라고 정하면 안 됩니다. WHO 기준이라는 것도 너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사실 믿을 것도 못 됩니다. 누가 주도권을 잡는가에 따라 미국 분류, 국제 분류도 시도 때도 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들의 coding에는 돈문제가 관여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도대체 관료들은 무슨 생각으로 학자들의 의견도 충분히 묻지 않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명령한다는 행정편의적 발상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한 질병에 대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통일된 coding이 어렵다면 broad한 코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저는 D13을 좋아합니다.

2) 질병코드는 질병 통계를 통하여 의학정책의 방향을 잡기위한 macroscopic tool입니다. 대강 만들어서 대강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게 맞습니다. Microscopic한 tool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한 환자에서 이 code가 맞는가 저 code가 맞는가 따지는 것은 coding system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이것도 맞을 수 있고 저것도 맞을 수 있습니다. 원래 그런 정도의 정밀도로 만들어진 tool이기 때문입니다. 질병이라는 것이 analog가 많기 때문에 digital로 분류해야 하는 coding이 근본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Macroscopic하게 만든 tool을 microscopic하게 적용하면 안 됩니다. 게다가 그 코드라는 것에 따라서 돈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더 문제입니다. 만약 돈문제를 관여시킬 것이면 훨씬 정확하게 코드를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질병분류 몇년판을 사용하고 논란이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을 명확히 밝힌 후 적용해야 합니다. WHO classification behavior code에 따라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도 없고 WHO classification behavior code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것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지침도 없습니다.

Code라는 것은 과거부터 있었는데 최근에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돈이 끼어들었기 때문입니다. Coding system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돈문제를 엮은 것이 잘못입니다. 무리한 짝짓기였던 것입니다.

Code 관련 정책이 워낙 대강 만들어져 있다보니 모든 일이 대충대충입니다. 환자입장에서는 몇천만원의 돈이 왔다갔다하는데 정책이 대충대충이니 ...... 큰 혼란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하여 지금부터라도 code에 따른 급여기준을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대강의 tool을 돈문제와 같은 섬세한 용도에 이용하면 곤란합니다. 대강 만들어진 tool을 돈문제와 같은 섬세한 목적에 사용하려면 꼼꼼히 다듬어 논란이 없도록 사전작업을 했어야 합니다.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거의 새로 만드는 일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너무 많이 나갔습니다. 官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물론 民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2014-1-13. 어떤 후배에게 보낸 편지 - ICD code는 macroscopic tool입니다]

ICD Code에 대한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Code는 crude한 tool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진단을 위하여 사용하는 microscopic tool이 아니고 질병통계나 계략적인 행정활동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tool입니다. 따라서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많고 겹치는 부분도 많고 빠진 부분도 많습니다. 이는 ICD code라는 tool의 기본적인 특성입니다. 원래 그렇습니다. 너무 엄밀하게 만들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느슨한 것이 근본 특징입니다.

이러한 ICD code의 특징을 무시하고 개별 환자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돈 문제가 끼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통계라는 것이 약간 틀려도 뭐 큰 탈이 없습니다. 대강 감만 잡으면 되니까요. 학문적인 발전에 따라 정기적으로 update하면 그만인 것이 coding이었습니다. 그런데 돈 문제가 끼어들고 난 후부터 문제가 커진 것입니다.

보건정책이나 보험급여를 위해서는 보다 엄밀한 coding system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목적의 coding이 따로 있다고 들었습니다. ICD coding을 엄청나게 modification한 것이지요. 미국의 거대 보험회사에서 엉성한 ICD code를 쓰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세부적인 사항도 모두 규정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돈을 주던지 말던지 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와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사정을 무시하고 엉성한 tool인 ICD code에다가 돈문제를 가져다 붙여버린 것입니다. 문제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혹은 우리나라 보험회사들은 돈문제에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엄밀한 coding을 따로 만들거나 적어도 사례별 판례를 축적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돈문제를 일으킨 정부나 보험회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의료보장성 확대라는 명분으로 엉성한 업무를 추진한 결과가 현재의 혼란입니다. 우리는 잘 치료하면 그만입니다. 보험금을 주던 말던 정부에서 깎아주는 생색을 내던 말던 이는 근본적으로 의사의 일은 아닙니다. 정부가 보험회사가 일을 엉터리로 하니 자꾸 의사에게 이상한 업무 load가 전가되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한 원칙을 정하여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저는 stomach의 경우 1cm 미만의 carcinoid는 모두 D로 coding하고 있습니다.


[2014-1-28. 애독자 질문] 오늘 질문은 clinical한 측면보다는 보험 측면입니다. 내시경을 하면서 코드를 입력하는 것은 대학병원에서 전임의 시절 진단서 쓸 때부터 접하는 문제입니다. 대장에서 용종절제한 경우 기입하는 D 코드('어느 곳의 양성 신생물')는 제가 알기로는 조직검사에서 adenoma가 나와야 기입할 수 있는 코드입니다. 보통 용종절제 혹은 겸자제거한 후 K 코드('어느 곳의 폴립')로 기입하였다가 조직검사 결과 adenoma가 나오면 D 코드로 바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근무하는 곳 보험담당 직원들로부터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어도 무조건 D 코드로 넣으라고 합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손해보험 실비를 받기 위해 용종절제 후 보험회사 직원까지 찾아와 D코드로 넣어주면 안되냐고 실랑이를 하다보니 무조건 D 코드로 넣는것은 보험회사 실비를 타기 위한 꼼수로 여기고 강력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제가 확신하는 바가 맞는지 confirm을 받는 과정이 필요해 여쭈어 봅니다. 용종절제술 혹은 용종을 겸자로 제거한 후 adenoma라는 병리결과가 없어도 D 코드를 줄 수 있는 것인지요? 혹은 D 코드를 주어야 하는 것인지요?

직원들은 왠지 환자들의 편의를 봐주려는 경향이 다분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심평원이나 다른 기관에 물어보기도 어려워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어떤 병원 보험과 직원의 답변] 후배분의 의견이 맞습니다. 폴립만으로 D코드를 적용하지 않으며 조직검사결과에 근거하여 정확하게 상병을 결정합니다. 보험심사도 점점 더 근거가 매우 중요한 판단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심평원이 워낙 통합적 자료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 근거가 정확하지 않으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서울병원 H 교수님 답변] 저는 후배 의사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아직 pathology result가 나오기 전에 D code를 주는 것은 ... 일반적인 경우에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보험의 진단비가 복권이 된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2014-2-3. 애독자 comment에 대한 답변] "진단한 병리의사가 진단명 옆에 코드를 함께 기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좋은 의견이지만 코드에 따라 큰 돈이 좌우되기 때문에 병리의사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는 것 아닌가 우려됩니다. 사실 병리의사가 가지고 있는 환자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만약 코드가 최종적인 결론이라면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주치의가 정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저의 문제의식은 환자 정보를 하나의 최종적인 코드로 요약하는 일이 가능하고 타당한가 입니다.

병리의사에게 최종 진단 코드를 기재하라고 강제하기에 앞서 병리진단에 사용되는 용어 통일화가 시급하지 않을까요? 병리 용어가 통일되면 적어도 병리진단을 할 수 있겠지요. 물론 병리의사의 진단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매우 어려운,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노력은 필요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방안은 용어를 표준환하는 것입니다. 일단 용어를 정리한 후 이에 따른 눈높이 맞추기를 강력히 추진하면 어떠할까 생각됩니다.

암보험은 잘못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환자 치료에 도움되지 않습니다. 당장 없애지 못하더라도 뭔가 대대적 수정은 필요합니다. 국민들의 의료비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하나로 가고 보장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저는 '건강보험 하나로'가 올바른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김철웅 교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인기없는 정책이 되겠으나) 적절한 수요관리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요를 조절하지 않고 비용을 관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밑빠진 독일테니까요. 요컨데 사적보험이라는 이상한 방법으로 국민의 의료비문제를 국민개개인이 해결하도록 만드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한 방법이 아닙니다.

중단하라 암로또!


[2015-1-10] 애독자 한 분께서 esophageal papilloma의 코드에 대하여 질문을 주셨습니다. 나름 확인하여 esophageal papilloma는 D13.0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실무자에게 제가 일전에 써 두었던 코드에 대한 생각 (2014)을 읽어보시고 의견을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고맙게도 금방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 중 실무자로서의 애로사항에 대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2015-1-9. 의무기록사 의견]

마지막으로 저의 애로사항(?) 이랄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료과에서 선생님들께서 저희과에 상병코드 문의를 많이 하십니다. (물론 보험회사 직원이 상병코드 문의할 때에는 알려드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희는 문의하시는 진단명대로 또는 조직검사 소견대로 인덱스를 찾아 제시된 상병코드를 알려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임상의 선생님들께서 "환자가 보험금을 받으려면 이 상병코드로 해야 한다는데, 이 상병코드로 진단서 발급해도 되는가?"는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임상의들의 난처한 입장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만, 아래와 같이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무기록사는 인덱스에 제시된 상병코드대로만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환자가 요구하는 상병코드로 진단서를 작성해도 된다고 결정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건 선생님께서 임상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2015-1-10. 이준행 의견]

심하게 왜곡된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코드는 돈문제입니다. 물론 환자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는 것도 의사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코드처럼 논란이 많은 부분에서는 논리적 일관성과 공평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질병에 대해서는 항상 같은 코드를 내는 것이 일관성있고 공평한 의료입니다. 같은 질병인데 상황에 따라 다른 코드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자신이 그 환자의 질병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코드, 같은 상황의 다른 환자에게 주었을 일반적인 코드를 버리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환자가 요구하는 코드로 변경하여 진단서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도 좋은지 의무기록사에게 문의하는 것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합시다. 늘 같은 코드를 주면 그만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암보험과 같은 계약은 환자와 보험사 사이의 사적 계약입니다.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의사가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회사마다 여러 상품이 있고, 약관도 제각각이고, 판례(?)도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가 세부적인 내용을 알 도리도 없습니다. 새로운 의학 지식을 공부하고 환자에게 적용할 방법을 고민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환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받는지 못 받는지를 정리하여 공부하고, 수시로 변하는 약관을 계속 읽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과거부터 하던 방식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즉 전문가의 양심으로 가장 적합한 코드를 내면 그만입니다. 단순해집시다.


[2015-4-8. 애독자 질문]

지난 번 용종이 나왔을 때 D 코드냐 K 코드냐에 대해서 질문드렸던 부분도 실제 코드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보험회사에서 여러 트집을 잡을 수 있어 답답했던 경우였습니다 (대장용종코드에 대한 대토론).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과 consensus를 통해 제가 간과했던 부분들까지 알 수 있어서 실제 진료를 보는데 유용하게 접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질문이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에서 근위부 횡행결장에 상피하 종양이 관찰되어 점막하 주입 후 snare-polypectomy를 했는데(크기는 7~8mm 정도, 비교적 단단한 병변이었으며, rolling sign(+)) 조직검사 결과에서 "chronic colitis with submucosal spindle cell lesion, DDx) with 1. Neurilemmoma, 2. Leiomyoma"가 나왔습니다. 환자가 진단서 발부를 원하여 내원하였습니다.

1) 위와 같은 조직검사 결과에서는 어떠한 코드를 넣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제가 정확히 알지 못해서 d123 코드(benign neoplasm of transverse colon)로 넣었습니다. 코드에 neurilemmoma나 leiomyoma에 합당한 것이 없어서...

2) 하부위장관도 그렇지만, 상부위장관인 위나 식도에서도 간간이 SMT가 보이는데, 조직검사에서 저렇게 나올 경우(이외에도 granular cell tumor 등) 어떠한 코드로 정하시는지.....

그래도 요즘 학회에서는 직장 carcinoid tumor에 대한 코드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병명들에 대한 코드 토의가 조금 이루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코드를 넣는 부분이 보험과도 직결되어 있고 이로 인한 복잡한 상황들이 유발될 수 있어서 골치가 아팠던 부분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소화기관에서 내시경을 통해 접하는 병명들이 모두 코드화 되어 있지는 않아서 가끔 어떤 코딩을 해야되는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2015-4-11. 이준행 답변]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코드에 대해서는 code.html에서 상세히 논하였으니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요약하면... 코드는 행정편의를 위한 개략적인 도구일 뿐입니다. 개별 질병과 개별 환자를 고려하여 만들어진 도구가 아닙니다. 코드를 돈과 연결시켜 의사에게 모든 상황에 정확한 코드를 붙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시스템에 의한 폭력입니다 (특히 암보험 (= 암 Lotto)이 문제입니다). 원래 정확한 코드란 없으니까요.

코드는 소신껏 대략 가까운 것을 붙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정답이 없는 '코드 정답 찾기'에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상세내용은 의무기록을 참조하십시요."라고 쓸 것을 권합니다. 선생님께서 증례에 대하여 붙인 코드 D123에 동의합니다. 문의하신 식도 granular cell tumor는 D13.0을 붙이고 있습니다. 위 SMT는 D13.1을 쓰고 있습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을 발표하였습니다. 원론적인 수준이고 보험관련 진단서 코딩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없어서 얼마나 도움될지 미지수지만... 일단 소개합니다.


[2015-5-12. 이준행의 단상]

한 병원에서 C 코드 진단서를 가지고 오신 분의 C 코드를 취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Suggestive가 붙은 병리진단을 기준으로 C code가 나갔던 것인데, 슬라이드 재판독과 조직검사 재검에서 염증으로만 나와 진단명을 바꾼 경우입니다.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내시경 검사에서 SMT with erosion 의심병소에서 조직검사하여 atypical cells, suggestive of adenocarcinoma라는 병리결과가 나왔습니다. 진단서를 요구하는 환자에게 코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C 코드로 해야 할지 아닐지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저는 확실하기 전에는 C 코드를 가급적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전에 어떤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이 내용을 의무기록에 그대로 써 두었습니다.

외부 병원의 조직검사가 "Atypical cells, suggestive of adenocarcinoma, well differentiated"였고 진단서의 코드는 C16으로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첫 병원에서도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암진단을 붙인 것이겠지만 저는 약간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암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유는 조직검사 결과가 암 확진이 아니고 suggestive (의심된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였기 때문입니다. 암인지 아닌지의 구분은 생각만큼 명확하지 않습니다. 암의 진단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나로그, 즉 일종의 스펙트럼으로 보면 좋습니다. 한쪽 끝은 누가 봐도 명확한 암이 있고 다른 쪽 끝은 누가 봐도 절대 암이 아닌 상황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간 영역도 제법 넓습니다. 의사들은 흔히 grey zone(회색지대)이라고 부릅니다. 이 영역에서는 의사들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학문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고, 법적으로도 뚜렷하게 규정해 놓은 곳이 없습니다. 치료 전후 암진단 여부가 변경되었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환자들이 "병원마다, 의사마다 의견이 다른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라고 질문하는 영역입니다. 무척 답답한 심정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명확하지 않은 것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병리검사결과에 suggestive, suspicious, possible 등의 표현으로 기술된 경우는 "강력히 의심되지만 확진은 아니다"고 보는 의사도 있고 "암이다"고 보는 의사도 있습니다. 즉 suggestive, suspicious, possible 등 형용사의 암여부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원별, 의사별 관례에 따라 치료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위 질병코드에 대하여

[2015-12-5. 애독자 질문]

위(stomach)질병 진단 코드에 대한 논문을 읽고 여쭐 말씀이 있어 메일드립니다. 아래 표에 의하여 다음의 질환에 대한 제가 적어본 코드가 맞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1) intraepithelial carcinoma, (carcinoma in situ) : D01, 암중증 등록
2) intramucosal carcinoma: D01, 암중증 등록
3) adenocarcinoma, lamina propria: D01, 암중증 등록
4) Tubula adenoma high-grade dysplasia: D01,암중증 등록은 아님


[2015-12-5. 이준행 답변]

코드는 의료 통계를 위한 모호한 분류법입니다 (EndoTODAY 코드). 겹친 부분과 빠진 부분이 많습니다. 대강 가져다 써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한마디로 대충 사용하기 위하여 대충 만든 도구입니다. 돈 문제를 위한 분류법으로 개발된 것이 아닙니다. 돈 문제를 위한 분류법으로 코드를 사용하려면 현행 코드 시스템을 크게 고쳐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필수 작업이 진행된 바 없으므로 의사와 환자가 계속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보험회사만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되고 말았습니다. 한심한 일입니다.

문제는 대장 영역에서 발생하였습니다. Colorectal mucosal cancer는 암은 암인데 암이 아닌 것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EndoTODAY 암은 암인데 암이 아닌 병). 수년간 논란 끝에 2015년 봄에 아래와 같은 표로 대강 정리되었습니다 (관련 논문).

위 영역에서는 아직 정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아직 기약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인 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사실 공식적인 의견이 없습니다).

Personal proposal for code of gastric neoplastic lesions (version 2015-12-5)
DiagnosisCode설명
Gastric adenoma, low grade dysplasiaD13.1종양이지만 암은 아닙니다.
Gastric adenoma, high grade dysplasiaD13.1종양이지만 암은 아닙니다.
Gastric carcinoma in situ?통일된 의견이 없습니다.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Gastric intraepithelial carcinoma?통일된 의견이 없습니다.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Gastric carcinoma, lamina propriaC16위에서 lamina propria cancer는 명백한 암입니다. 대장에서 lamina propria cancer는 암은 암인데 암이 아닌 것으로 봅니다. 대장에서는 D code이고 위에서는 C code입니다.
Gastric carcinoma, muscularis mucosaC16위에서 muscularis mucosa cancer는 명백한 암입니다. 대장에서 muscularis mucosa cancer는 암은 암인데 암이 아닌 것으로 봅니다. 대장에서는 D code이고 위에서는 C code입니다.
Gastric carcinoma, submucosal invasionC16위와 대장 모두 C code입니다.

아래 Vienna 분류를 보면 4.2 carcinoma in situ는 일본에서는 암으로, 서양에서는 암이 아닌 것으로 봅니다 (EndoTODAY in situ). 우리나라 병리선생님들의 입장은 다소 모호합니다. Gastric carcinoma in situ도 암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고 말씀들 하지만, 실제로 gastric carcinoma in situ라는 진단명을 쓰지 않는 분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gastric carcinoma in situ는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gastric adenoma with high grade dysplasia로 진단되고 있습니다.

일전에 비슷한 질문이 있어 답한 내용을 옮깁니다.

[2015-10-26. 이준행 답변]

Carcinoma in situ는 매우 애매한 진단명입니다. 위에서 carcinoma in situ라는 개념을 적용할 것인지 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갈립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carcinoma in situ를 사용하지 않고 adenoma with low grade dysplasia (저도 선종), adenoma with high grade dysplasia (고도 선종), cancer (암) 중 하나로 진단을 붙입니다. 저도선종과 고도선종은 D13.1, 암은 C16입니다.

즉 대세는 gastric carcinoma in situ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표준질병사인분류를 보면 carcinoma in situ of stomach가 언급되어 있고 D00.2라는 코드도 있지만 사용되지 않는 코드입니다. 적어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식도에서는 간혹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EndoTODAY 식도 carcinoma in situ). 대장에서도 간혹 사용합니다. 그러나 대장에서는 carcinoma in situ나 high grade dysplasia나 intramucosal carcinoma나 모두 같은 코드(D01)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대장 코드). 위에서는 carcinoma in situ라고 쓰면 코드가 달라집니다. 혼선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쓰지 않기로 결정한 의료기관이 대부분입니다. 환자 진료가 우선이고 코드는 둘째이기 때문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코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환자를 위해 좋습니다. 불필요하게 애매한 진단명을 사용하여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intraepithelial carcinoma 혹은 carcinoma in situ : 이런 용어는 가급적 쓰지 맙시다. 그러나 병리 선생님께서 절대로 진단명을 바꿀 수 없다고 고집한다면 carcinoma로 간주하고 코드는 C16을 부여하고 암중증 등록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2) intramucosal carcinoma: C16, 암중증 등록
3) adenocarcinoma, lamina propria: C16, 암중증 등록
4) Tubula adenoma, high-grade dysplasia: D13.1, 암중증 등록 아님


[참고자료]

1) 코드에 대하여

2) 보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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