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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7. Asking questions (1) - Questions with images]

저는 내시경을 참 어렵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내시경 배우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나봅니다. 어깨 너머로 몇 번 보고 즉시 내시경을 잡는 눈썰미 좋은 사람도 많으니까요.

그러나 '내시경 배우기'와 '내시경 잘 배우기'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내시경을 잘 배우려면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묻고, 좋은 선생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막연하게 물으면 막연한 답변만 돌아옵니다. 물론 애매하고 막연한 질문도 필요합니다. 내시경에 대한 철학같은 주제는 형이상학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내시경실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질문은 실제 증례에 대한 것이므로 아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질문이 구체적일 때 상세하고 유용한 답변이 나옵니다.

내시경 검사란 이미지를 확보하고 해석하는 과정입니다. 이미지가 없으면 어떤 논의도 매끈하지 않습니다. 내시경 관련 질문은 이미지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lymphofollicular gastritis는 어떤 것입니까?"라는 막연한 질문보다는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효과적입니다. 제가 작년에 어떤 resident 선생님의 질문에 답한 내용입니다.

사진과 함께 질문합시다.


질문: 이런 소견은 follicular gastritis가 맞지 않을까요? 이전 기록은 gastric polyp 이라고 되어 있던데.. polyp 이라는 표현도 맞는 것인지 문의드립니다.그리고 1년에 한번씩 계속 F/U 하고 있던데 F/U 기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답변: 검토해보니 20대 여성이었고 철결핍성 빈혈로 시행한 내시경에서 우연히 이와 비슷한 소견이 발견되었고 조직검사에서 lymphepithelial lesion이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MALToma는 아닌 것으로 평가되었고 Helicobacter pylori 제균 치료 후 1년 후 추적관찰이 권유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균치료의 성공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규칙하게 추적 관찰되었더군요. 이번에 의뢰되어 시행된 내시경에서 사진과 같은 소견이었고 조직검사에서 H. pylori chronic gastritis, active, with lymphoid follicles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MALToma와는 무관하고 H. pylori와 관련된 lymphofollicular gastritis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보통 lymphofollicular gastritis는 위체하부와 전정부에서 닭살 모양의 점막이 관찰됩니다. 이 환자에서는 위체하부와 위전정부의 소견보다는 cardia와 그 주변에서 보다 현저한 소견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여하튼 lymphofollicular gastritis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Lymphofollicular gastritis의 치료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보통 H. pylori 제균치료를 권합니다. 이 환자에서는 수년 전 한번 제균치료약제가 투약된 적이 있지만 균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저 같으면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1차 제균 약제를 2주간 투약하는 것으로 치료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나 내시경 추적관찰은 자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UBT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소견에서 용종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용종이라고 한다면 “용종이 수천개도 넘는다”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 몸속에 수천 개의 용종이 있다고 듣고 난 후 쓰러지지 않는 환자가 있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입니다. 용종이 아니고 닭살 모양의 nodular한 점막이 관찰되는 것입니다.


시골의사 박경철님의 서강대 강의를 소개합니다. 여기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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