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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말자]

3월입니다. 새로움이 넘치는 계절입니다. 머지 않아 별관 계수나무 정원에도 연노랑 산수유가 꽃잎을 펼치겠지요. 소화기내과에도 새 학생, 새 인턴, 새 레제던트, 새 펠로우, 새 교수들이 넘칠 것입니다.

제가 먼저 한 마디를 던집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올해도 잘 해 봅시다."

보통 천편일률적 답변이 돌아옵니다.

"예 선생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말릴까 합니다. 물론 '열심히'도 훌륭한 태도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성장한 것도 따져보면 선배들이 열심히 애쓴 결과입니다. 그러나 '열심히'에는 브래이크가 없습니다. 잠시 속도를 줄이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다듬을 그럴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제가 요즈음 새롭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과는 방향이 좌우합니다.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합니다. 열심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잘 해야 합니다. 속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한번쯤 '잘' 하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잘하기'는 '계획하기'의 다른 이름입니다. 시작하기 전 앞뒤의 사정을 잘 살피고 크게 무리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내시경을 예로 들겠습니다. 검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검사의 목적은 무엇인지, 조직검사는 필요한지, 결과지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이 환자에서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는지 등을 미리 챙기는 것이 잘하는 내시경입니다. 일견 늦을 것 같지만 사실 빠른 방법입니다. 일단 내시경을 들이밀고 오래 검사하는 것은 나쁜 방법입니다.

여러분. 잘~~~ 해 봅시다. 열심히 하지 말고 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