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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속도. Sensitivity and speed of gastroscopy]

[2013-10. 애독자 질문]

의료관련 인터넷 토론장에서 위내시경 검사시간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보았습니다. 위내시경을 늦게 하는 동료가 답답하다는 내용입니다. 남을 욕할 때가 아니라, 교육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시간에 위내시경을 몇 개 하면 적당한가요? 물론 천천히 구석구석 살피면 좋지만,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좀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환자 한 명당 관찰하는 시간이 최소한 1분 30초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소한. 조직검사 하고 노인 환자 자세히 관찰하면 3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구요"

"이상과 현실은 다르죠. 원칙으로라면 한 명당 2-3분은 봐도 쉬원챦지만... 갯수가 밀리는 성수기인 요즘 특히나 건진이라면 그건 절대 불가능하지요."

[2013-10. 이준행 답변]

안타깝습니다. 어떤 분은 한 사람당 최소한 1분 30초를 말하고 있는데, 댓글에는 그것도 너무 길고 절대 불가능하다는 언급이 있군요... 도대체 어디에서 잘못되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수가에 적응하는 방법이 "건성 진료"일 수는 없습니다. 의사들 스스로 자성하지 않으면 외부로부터 압력이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외부 압력 이전에 의료계 스스로 자성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분 30초라니... 1분 30초도 길다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검진 수진자가 무증상 성인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아는 일입니다. 건진 내시경이라고 대충할 수 없습니다. 교육도 바로잡아야겠지만...... 이는 결국 양심의 문제라고 봅니다.

너무 느린 내시경도 나쁘지만, 너무 빠른 내시경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저는 "위 내시경 한 명당 (내시경이 구강을 통과한 후 빼낼 때까지) 검사시간 평균이 최소 4-5분, 한 시간 동안 위내시경 건수는 최대 6개" 정도가 적절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라도 증상을 물어보고, 4-5분 검사 후, 간단한 기록을 남기려면 10분은 필요합니다. 저를 현실도 모르는 대학교수라고 비난해도 상관없습니다. 사실 의료기관의 재무건정성 이슈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엉터리 내시경 후 의뢰된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거의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어렵다고 중요한 일을 대충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싸구려 엉터리 건강검진이 의료계의 풍토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양심도 쉽게 버려지는 곳이 건강검진이라고 봅니다. 다 함께 반성합시다. 빠른 내시경보다 바른 내시경!!!

[2013-10. 이준행 답변에 대한 애독자 의견]

중요한 내용을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3분 위내시경조차도 옆나라에서는 "저질 내시경의사"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5분 이상 관찰하도록 강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13-10. 애독자 질문]

저는 대장내시경을 주로 하다가 18개월 전부터 위내시경을 하고 있습니다.

1. 대장내시경에선 맹장삽입후 나오면서 "6분 정도를 관찰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의 관찰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교수님은 한 case마다 보통 몇분이나 걸리나요? 물론 각 case마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덜 걸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몇 분을 잡고 그날 그날 내시경 스케줄을 잡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교수님 정도면 위내시경을 하면서 어떠한 미세한 변화의 조기위암이나 선종성병변도 놓치지 않을걸로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case를 경험하면 미세한 변화를 보이는 조기위암이나 선종성 병변도 놓치지 않을 정도가 될까요? 소화기내과 fellow를 이수하면 sensitivity 100%에 달할 수 있을까요?

[2013-10. 이준행 답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닙니다. 저 또한 무척 불완전합니다.

1. 저는 진단내시경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치료내시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반 세션 정도 진단내시경을 합니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1시간 조금 넘게 진단내시경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전부 치료내시경입니다. 진단내시경은 10분에 1명 꼴로 예약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검사시간은 3분에서 5분. 나머지는 기록작성에 사용합니다. 사실 10분에 1명 검사하려면 무척 바쁩니다. 절반 이상이 follow up 환자이므로 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신환을 10분에 1명 예약하면 저로서는 질 좋은 내시경을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제 경험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호사라고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Local에서 진단하여 의뢰된 위암환자들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위암을 발견하셨지? 대단하군." 위내시경을 하다 보면 늘 겸손해집니다. 질문에 답하자면 이렇습니다.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의 관찰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없습니다.

2. 조기위암이나 선종성 병변을 놓치지 않는 의사란 없습니다. 저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내시경이라는 우리의 수단(tool)이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검사를 시행하는 인간의 약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조기위암이나 선종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0%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100% sensitivity는 불가능한 목표이며,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Sensitivity를 100%로 만들려면 필연코 specificity가 떨어집니다. 한 명을 검사하는데 30분, 1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며 조직검사를 10곳, 20곳 이상 해야 하는 수도 있습니다. 이번 검사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follow up loss가 발생합니다. 중요한 것은 balance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빨리 가면 좋습니다. 그러나 속도를 높히면 사고가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시속 20km로 부산까지 갈 수는 없습니다. Balance, 즉 안전속도가 중요합니다. 질문에 답하자면 이렇습니다. "소화기내과 fellow를 이수하면 sensitivity 100%에 달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언론보도 - 건진의 문제점]

[2013-10-22. 머니투데이] 건강검진 수면내시경 깨고 '화들짝', 장소가…

[2012-6-5. 한겨레] 과잉 건강검진의 후유증, 가짜병·마음의 병·약물 남용 (link2)

[2012-3-5. 청년의사 ] 건강검진 오남용, ‘브레이크’ 필요하다 (link2)

"검진은 위양성과 과진단을 양산한다!" 그러나 암이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암에는 3가지가 아니라 4가지의 놈이 있다. '빠르게 진행하는 놈', '천천히 진행하는 놈', '아주 천천히 진행하는 놈',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예 진행하지 않거나 퇴행하는 놈'이다. 조직학적인 여러 특징으로 보아 암은 분명하나, 암이 아예 진행하지 않아 그 상태로 머물러 있거나 아주 천천히 진행하여 암으로 사망하지 않고 다른 원인으로 - 예를 들어 뇌중풍으로 - 사망할 경우 '가짜병'('pseudo-disease')이라고 한다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