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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cer or erosion (1) - 궤양은 궤양이고 미란은 미란입니다.]

궤양과 미란의 구분은 상당히 애매합니다. 중립적인 입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애매하다고 모두 심한 쪽으로 진단을 붙인다면 의사에게 유리할지 몰라도 환자에게는 불리합니다. 다발성 궤양으로 의뢰된 환자입니다. 물론 환자는 엄청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궤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란성 위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란을 궤양으로 진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의뢰를 받아서 몇 주 후 재검을 하게 되었는데 흔적도 없었음.

1) 위암 검진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하였다. 위궤양이라 듣고 소화기내과 외래에서 4주간 궤양약을 먹었다. 헬리코박터 치료를 하고, 2달 후 추적내시경 검사를 하였다. → 아무 것도 안 해도 좋을 뻔 했다.

2) 헬리코박터 약을 받아 엄청 설사를 하면서 가까스로 먹었다. 균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다 있나... 재치료에서도 균이 없어지는 않으면 나는 암에 걸리는 것일까? → 모르고 넘어가도 좋았을 일이다. 괜한 위암 걱정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엄청 떨어질 수 있다.

3) 관절염으로 소염진통제를 써야 하는데 의사가 물었습니다. "궤양 앓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었던가? 없었던가? → NSAIS를 사용하는 고위험환자는 PPI를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고위험환자는 궤양의 과거력과 고령이다. 우연히 시행한 내시경에서 무증상 궤양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궤양의 과거력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궤양인지 미란인지 명확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정리합시다. 궤양은 궤양입니다. 미란은 미란입니다. 미란을 궤양으로 거짓 진단 붙이지 맙시다.


[궤양으로 의뢰된 미란 증례들]


[2015-11-19. 애독자 의견]

사실 현실적으로 로칼에서 제일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격하게 판단하자면 미란인거 같은데도 혹시나 모르니까 내 자신을 보호 하기 위해서 조직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조직검사 결과지는 만성 위염 + 헬리코박터균 양성 이렇게 나옵니다. 그리고 헬리코박터 제균치료에 대해서는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치료 반응이 좋은거 같습니다. 비록 호기 검사 장비는 없지만 원하는 환자 내에서 한달정도 뒤에 내시경 CLO 재검을 해보면 대부분 헬리코박터 음성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내시경 재검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는 헬리코박터가 치료됬을꺼라고 단정하고 치료 종결한다고 설명하고요.

[2015-11-19. 이준행 답변]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1) 로칼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항상 acceptable 한 것은 아닙니다. 일정 부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진료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어디서나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러나 진단을 바꾸는 것은 방어진료라는 이름으로 허용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궤양이 아닌데 궤양으로 진단하는 것은 acceptable 하지 않습니다. 궤양은 궤양으로 미란은 미란으로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2)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성적은 아무리 좋아도 80%를 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내시경 재검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헬리코박터가 치료되었을 것으로 단정하고 치료를 종결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검사해 보도록 권하는 것이 옳은 일 아닐까요? 80%를 100%라고 단정하는 것은 acceptable한 일이 아닙니다.


[2015-11-19. 애독자 의견]

이준행 교수님, 안녕하신지요? 보내주시는 EndoToday 애독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늘 보내주신 내용이 궤양과 미란에 관한 것이어서 제가 최근에 본 환자 증례에 관해 말씀드리고 교수님의 의견을 구했으면 하여 메일 드립니다.

알코올 간경변증이 있는 여성인데, NSAID 복용 후 빈혈이 발생하여 EGD 시행하였습니다. 첫번째 EGD에서 전정부에 다발성 위궤양이 있었습니다.

PPI 치료 후 두번째 EGD에서는 궤양은 호전되고, 융기형 병변이 남았습니다.

다시 흑색변이 있어 EGD를 하면서 EVL을 시행하였고, 간 이식을 염두에 둔 환자여서 위암을 배제하기 위해 융기형 병변에서 위 생검을 시행하였습니다. 병리 결과는 chronic gastritis로 나왔습니다.

1. 첫번째 내시경 소견에 보이는 점막 탈락 병변은 궤양일지 아니면 미란일지요? 검사를 시행한 선생님은 궤양으로 판독하였는데, 유문 주위 병변은 궤양이 얕아 미란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2. 두번째 내시경 소견에서 이전 궤양 위치에 보이는 융기형 병변들은 과형성 용종일지요? 융기형 미란일지요? 판독하신 선생님은 융기헝 미란이라고 하셨는데, 점막 탈락 소견이 없어 과형성 용종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궤양 회복 후 보이는 융기형 병변을 어떻게 기술하는 것이 적절할지요?

3. 궤양 회복 후 보이는 융기형 병변들에 관해 생검을 시행해야 할련지요? 병리 결과는 결국 위암이 아닌 것으로 나왔고, 세 곳을 생검한 뒤에 출혈이 있어 다시 내시경적 지혈술이 필요하였던 점을 생각하면 생검을 하지 않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이식을 앞두었다고 하여 제가 생검을 하였는데, 환자가 생검 부위 출혈 때문에 고생하셔서 생검이 과했었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첫번째 내시경 소견을 보지 않아서, 통상적인 위 용종으로 생각하고 생검을 시행하였는데, 이렇게 궤양 호전 부위 발생하는 융기형 병변들을 악성 가능성을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생검을 하는게 맞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2015-11-20. 이준행 답변]

1. 궤양으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깊은 편은 아니지만 NSAID 복용자의 다발성 궤양 양상으로 판단됩니다. 일전의 메일에서 제가 문제시 한 것은 이 정도의 병소를 궤양으로 부르는 것을 지적한 것이 아닙니다. 누가 봐도 미란인데 궤양이라고 부르는 부적절한 관행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애매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누구는 궤양이라고 생각하고 누구는 미란이라고 생각하는 병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제가 간혹 shallow ulcer 혹은 deep erosion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란이 명확한데 궤양이라고 진단붙이는 것은 뻔뻔한 것이고 나쁜 일입니다. 문의하신 병소는 궤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2. 궤양에 대한 PPI 치료 후 발생한 융기형 병변은 과형성 용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융기형 미란은 아닙니다. 미란이 보이질 않으니 융기형 미란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융기형 미란은 octopus sucker-like lesion을 말하는 것인데 사진에서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EMR/ESD로 인해 발생한 artificial ulcer를 PPI로 치료하면 약 15%에서는 그 부위가 과형성 용종처럼 튀어나옵니다 (링크). 있는 그대로 기술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과거 궤양이 있던 부위가 과형성 용종 모양의 융기로 대체되었다."

3. EVL 후 위용종 부위에서 조직검사하여 출혈이 있어 고생하신 모양이지요? 생검 후 출혈을 하면 "내가 조금 과했나?"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임상가의 입장에서 조직검사 후 출혈은 늘 감수해야 할 어쩔 수 없는 risk 아닐까요? Risk-benefit 균형을 고려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조직검사 후 출혈이 모두 잘못된 일이라고 몰아붙이면 도무지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환자의 경우는 다발성 용종이고 간이식을 고려할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어도 무방하였을 것 같습니다. 사실 육안 소견에서 전혀 암이 의심되지 않았으니까요.

중요한 토론의 화두가 된 좋은 질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잘 정리된 사진도 감사합니다.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