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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s of biopsy]

오늘부터 보만 4형 진행성위암의 조직검사에 대하여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이에 앞서 일전에 '암 의심병소에서 조직검사 음성일 때의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할 때 써 둔 강의록을 소개합니다.


1. 위암 내시경 진단에서 조직검사의 신뢰성 ? 내시경 육안소견이 가장 중요하다

내시경 육안진단의 정확도는 100%가 아니다. 내시경 조직검사 또한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두 검사는 서로 보완관계이다. 내시경 육안소견에서 위암이 의심되어 조직검사를 한 환자 중 위암으로 최종 판정된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우연히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위암으로 확인된 예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다. 두 가지 모두 상황과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한 의료인의 경험을 보편화 할 수도 없다. 각자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분석하여 환자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임상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조기위암의 80-90% 정도가 첫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되는 것 같다. 이는 조기위암의 10-20%가 첫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나오지 않고 위염, 위궤양 혹은 이형성 등으로 진단됨을 의미한다. 점막하암에 비하여 점막암은 조직검사의 정확도가 다소 낮다 (위염이나 이형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 조직검사에서 암이 나오지 않은 환자의 일부는 1년 혹은 2년 후 뒤늦게 진단되기도 한다. 작은 조기위암은 첫 조직 검사에서 암으로 확인되었으나 재검에서 암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실은 많다). 이런 경우를 어떤 서양 의사는 'invisible gastric cancer'라고 불렀다. 우리말로는 좋은 표현이 없다.

진행성 위암은 첫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되는 비율이 훨씬 높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궤양성 암의 조직검사에서 암세포는 보이지 않고 괴사와 염증으로만 보고되는 경우가 있다. 조직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하여 궤양과 정상부위의 경계, 궤양의 바닥 및 정상 부위 모두에서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의 경우 점막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란 부위를 찾아서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비후된 주름의 상단보다 주름과 주름 사이 함몰부 조직검사가 더 좋다는 의견도 있으나 필자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큰 차이가 없다 (미발표자료). 조직검사 재검에서 암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내시경 육안소견과 CT 에서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이 의심되면 지체없이 수술하기 바란다.


2. 조직검사를 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위내시경 검사가 일상화 되었으나 일부 의료기관에서 조직검사를 소홀히 시행하는 것은 걱정스런 현상이다. 조직검사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1)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는 사소한 이상소견에 대하여 모두 조직검사를 하는 것 자체가 번거로운 일이다. (2) 조직검사 후에 다량의 출혈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3 (3)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고 아스피린과 같은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많다. (4) 조직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타병원으로 의뢰할 환자라면 조직검사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의료진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조직검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위암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위내시경 이상소견에 대한 조직검사의 유용성은 매우 크다.

아스피린이나 기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조직검사 후 출혈이 발생될 수 있다. 그러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에서도 출혈은 일어난다. 가이드라인은 약제를 끊지 않고 조직검사를 하라는 것이다. 조직검사의 출혈 위험성과 약제 중단의 심혈관계 위험성을 고려할 때 타당한 권고다. 현실적으로 항혈소판제를 끊고 다시 검사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고 재검하지 않는 환자도 많다. 조직검사가 필요하면 (비록 아스피린을 먹고 있더라도)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옳다.


3. 위암이 의심될 때 몇 개의 조직을 얻어야 하는가

과거부터 위암이 의심되면 6개의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헬리코박터필로리로 유명한 Graham 박사의 젊은 시절 연구가 유명하다). 내시경이 개발된 초창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병소의 미세한 관찰과 정확한 targetting이 어려웠다는 점, 생검조직의 병리학적 판정경험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 일단 진단되면 바로 수술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많은 조직을 얻는 것도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관례는 EMR/ESD 시대가 되면서 재검토가 필요하게 되었다.

우선 모든 환자에서 이처럼 많은 수의 조직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험 많은 의사는 자세한 관찰과 조심스런 분석만으로 상당 수준의 감별진단을 할 수 있으며, 몇 개의 효율적인 조직검사를 통하여 육안진단을 확인할 수 있다. 미소위암의 경우 첫 조직검사에서는 위암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어지는 조직검사에서 암이 나오는 확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관찰은 대충, 조직검사는 많이’라는 전략은 진행성 위암에는 통할 수 있으나 조기위암 진단에는 적합하지 않다.

조직검사는 병소의 모양을 변화시킨다. 진행성 위암에서는 조직검사에 의한 변화가 치료방침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작은 조기위암은 소수의 조직검사만으로 치료방침 결정에 혼선을 줄 수 있다. 1 cm의 편평융기형 병소가 조직검사 후 궤양형 병소로 변형되어 내시경치료를 할 것인지 수술할 것인지 고민한 경험도 많다 (과거에는 주로 수술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약물투여 후 내시경치료를 선호한다).

작은 위암이나 선종에서 6개의 조직검사를 하면 병소가 제거되는 일도 있다. 조직검사만으로 질병이 완전히 치료된다면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지만, 남은 위암이 수년 후 재발할 수 있다. 한 의료기관에서 암이나 선종으로 진단받고 타 병원으로 의뢰된 환자의 내시경 재검에서 병소가 발견되지 못하여 치료방침 결정에 어려움이 발생한 예도 있다.1

조직검사는 내시경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조직검사는 깊은 미란이나 궤양을 만들고 점막하 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대장에서 암이나 선종이 의심되는 병소를 조직검사 하지 않고 즉시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하기도 한다 (이를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조기위암에서 조직학적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바로 EMR/ESD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수의 조직검사 후 EMR/ESD가 어려워진 것으로 의심되는 증례가 많다. 최근 PACS의 발전으로 내시경 치료를 위하여 의뢰된 환자가 훌륭한 내시경 사진을 가지고 오는 일이 많다. 이 경우 내시경 조직검사를 반복하기보다는 외부 내시경 사진을 바탕으로 즉시 치료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관찰자간 차이를 고려하여 외부 슬라이드 재검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요컨데 EMR/ESD 시대에 맞게 위암에 대한 내시경 조직 검사법도 변해야 한다.


4. 조직검사 결과 해석에 주의하자

예측과 다른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거나, 의미가 불명확한 결과를 받은 경우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생검조직이 불충분하여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한 예가 많기 때문이다. 결과지에 고도이형성 혹은 비전형적인 샘(atypical gland) 등의 언급이 있는 환자의 재검에서 위암이 진단된 예는 얼마든지 많다. 위암이 의심되었으나 조직검사가 만성 위염 등 비특이적인 소견으로 보고된 경우에도 재검이 필요하다. 내시경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더라고 육안소견이 강력하게 암을 시사하면 수술을 의뢰할 수 있다 (특히 보만 4형 진행성위암이 의심된 경우).

이형성은 전암성 병소이다. 그러나 이형성에 대한 정확한 병리진단기준이 없고, 동서양간 의견차도 커 치료방침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본 교실에서 내시경 점막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시술 전 조직검사와 점막절제술 병리결과를 비교하였을 때, 저도이형성의 1.0%에서 시술 후 암으로 진단이 바뀌었고 고도이형성에서는 무려 31.8%에서 암으로 진단이 바뀌었다. 처음부터 위암이 있었으나 조직검사 소견만으로 진단하지 못했던 경우이다.


5. 첫 진단과 추적검사시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조영술에 비해 내시경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조직생검이다. 생검은 내시경검사의 일부이다. 필요한 경우 꼭 시행해야 한다. '생검없는 내시경'이란 말이 되지 않는다. 양성 위궤양에서도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위암을 배제해야 한다. 양성 위궤양으로 진단하고 2-3 개월 후 추적내시경을 시행하였을 때 병변이 치유되어 반흔으로 변한 경우도 다시 한번 조직생검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악성궤양도 양성궤양과 비슷한 생활사를 가질 수 있으며, 위산억제 치료를 하면 악성궤양도 일시적으로 치유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6. 조직검사 후 병변의 위치를 명확히 기록해 둔다

무증상 성인에 대한 건강검진 내시경 증가, 미세한 병변에 대한 인식 증가 및 내시경 기구의 발달에 의하여 작은 병변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런데 병변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첫 검사에서 병변의 위치를 정확히 기록하여 내시경을 시행한 의사 자신 뿐만 아니라, 의뢰받는 의사도 잘 알 수 있도록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병변의 위치, 모양, 크기를 기록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세한 결과지 작성이다. 그림을 이용하여 병소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다. 여러 부위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각 부위에 번호를 붙여가며 표시할 수 있어 유용하다. 사진 촬영은 필수다. 원경 및 근접사진을 적절히 조합하여 병변의 특징이 사진에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자. 사진에 병변의 위치를 정확히 표시하는 방법으로는 모니터 화면에 화살표를 추가하는 방법, 생검 겸자나 내시경 자(scale)를 이용하여 병변을 지적하는 방법, 생검 직후 약간의 출혈이 있을 때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 등이 있다. 색소를 살포하는 것도 좋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소는 indigocarmine인데, 이는 조직에 흡수되지 않고 요철만 강조하는 대조색소(contrast dye)이다 (최근 국내에서 indigocarmine의 공급이 불안정하다. 2010년에는 한때 공급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Indigocarmine을 만드는 제약사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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