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암센터 2004. EndoTODAY 이준행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 at National Cancer Center Hospital, Tokyo]

1. ESD indication

삼성서울병원보다 동경암센터의 ESD indication은 훨씬 광범위하다. 그러나 ESD의 indication을 이렇게 넓게 잡는 것은 전 세계에서도 오직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그것도 몇몇 선구자들만의 indication이다. Prospective controlled trial의 결과는 영원히 없을 것 같고, 그나마 인용할 만한 근거자료가 발표된 것도 찾기 어렵다. 우리 나름대로의 indication을 잡고 그것을 지키면 그만이다. Evidence가 없이 행해지는 시술을 무턱대고 흉내낼 일은 절대 아니다. 개인적 의견은 아직까지 조기위암 환자에서 내시경적 치료의 indication을 넓히는 것은 clinical trial setting에서 완벽한 informed consent를 받은 후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Vienna classification으로 category 4.2는 우리나라에는 대부분 high grade dysplasia로 불리우는 병소이다. NCC에서 시행되는 EMR의 반 정도는 category 4.2에 해당한다고 한다. 실제로 육안적으로는 adenoma with high grade dysplasia일 것 같은 병소도 전부 cancer로 부르면서 ESD를 하고 있었다. 병리과 선생님들의 견해가 우리나라와 일본에 차이가 있으므로 EMR 결과를 비교할 때에도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즉 일본의 성적이 매우 좋은 것은 치료를 잘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병리과 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 high grade dysplasia로 부르는 것은 adenocarcinoma로 부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의 성적에는 허수가 많으니 흉내내기 전에 이 점을 잘 알아야 하겠다.
Poorly differentiated나 signet ring cell carcinoma에서도 ESD를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indication을 넓히는 시도를 하는 것은 좋지만 다소 위험한 접근법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Long term follow up 데이타가 나오기 전까지 전혀 흉내를 낼 일이 아니다.
조기위암의 내시경적 치료 후 불완전 절제로 판정받은 환자에서 수술을 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간혹 의사가 수술을 권하여도 환자가 거부하는 수가 있다. Hamanaka가 '위와 장'에 piecemeal EMR이 된 후 N3 node를 포함한 recur를 보고한 바 있다. 이 환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문의하였는데 사망하였다는 답을 들었다. "환자가 수술을 거부하였다"고 태연스럽게 말하고 있었지만 EMR의 indication을 넓히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다소 씁쓰름 하였다. EMR이 아무리 non-invasive하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고통은 피할 수 없다. 일단 한번 치료를 받으면 의사가 아무리 강하게 수술을 권해도 환자로서는 한번 더 고생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들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하다. 게다가 수술 후 암이 남아있지 않을 수 있고 수술하지 않아도 재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수술을 하자고 의사가 설명하면 환자가 주저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전혀 망설이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불완전절제면 당연히 수술을 한다고 미리 설명하고 EMR을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EMR의 indication이 되는 환자는 수술을 하면 거의 100% 완치가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00명 1,000명을 잘 하였다고 하더라고 한명이라도 EMR의 합병증 혹은 EMR 후 재발로 사망한다면 그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최근 수술의 morbility, mortality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의사의 욕심때문에 위험에 빠뜨리는 잘못을 범하지 않아야겠다. 이를 위하여 다른 연구자의 강의를 듣거나 논문을 읽을 때 매우 주의를 해야 한다. 잘못된 환자 1-2명을 빼면 100% 훌륭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recurred gastric cancer에 대한 시술 예가 적지 않다. 대부분은 다른 병원에서 EMR을 한 후 재발하여 의뢰된 환자이다. 이 경우 bleeding이 자주 발생하여 시술시간이 엄청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동경암센터에서 위암을 EMR로 치료하기로 결정한 환자가 EMR을 받기까지는 통상 6주 정도 기다린다. 수술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특이한 점은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의 수술 schedule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조기위암은 거의 2달 후로 수술 schedule을 잡아주고 진행성위암은 가능한 한 2-3주 이내에 수술을 한다고 한다. 내시경을 하는 의사가 조기위암인지 진행성 위암인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 surgeon은 이를 믿고 schedule을 잡는데 반영한다. 이곳 surgeon 들은 위암을 하루에 하나 정도만 수술하고 하루에 위암 수술을 2개씩이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동경암센터에서는 일년에 600개 정도의 위암 수술을 한다) 따라서 lymph node를 그들만의 분류법에 따라 따로 따로 수거해서 조직학적인 staging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술방에서는 하루에 하나의 수술이 이루어진다.

2. ESD instrument

ESD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도구가 일본에서 자체개발된 것이다. Olympus라는 대단한 회사가 일본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Olympus가 몇몇 pioneer 격인 의사들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새로운 기구에 대한 idea, 기구 개발과정의 중간 평가, 개발 후 marketing 등 모든 것들이 몇몇 의사들에 의하여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Olympus가 동경암센터에 의존하는 정도는 대단하다. 따라서 이곳 의사들이 시술을 하다가 어떤 사양의 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즉시 회사사람을 불러 order를 하고 2-3주 이내에 시제품을 들고 찾아온다고 한다. 따라서 일본의 major center에서는 다른 용도로 개발된 기구를 적당히 이용하여 ESD를 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idea를 정리하여 Olympus에 order하면 더 편리한 도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동경암센터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도구는 위점막절제술 전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시술이 쉽게 쉽게 되는 것도 어쩌면 이처럼 장비가 훌륭하기 때문일 수 있다.
2003년 시판된 IT knife가 개발되는 과정에서도 동경암센터는 깊게 관여하고 있었는데, 시판하기 이전에 이미 수백례의 IT knife를 이용한 임상경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Endoscopy	Q-240, Q-260	내시경을 내 몸처럼 아낀다. 비록 오래된 내시경이라도 화질은 매우 우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시경 소독을 포함한 내시경 관리를 모두 의사들이 한다. XQ240이나 XQ260은 insertion part가 너무 flexible하여 잘 control이 되지 않으므로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XQ type는 Q type에 비하여 외경이 0.3 mm 정도 가늘고 가격이 300 만원 싼 model이다. 치료용으로는 Q type이 XQ type 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 이곳 의사들의 한결같은 의견이었다. 원래부터 치료용으로 개발된 것인 Q type라고 한다. 그리고 Q-260은 Q-240에 비하여 insertion part끝의 bending part가 더 짧고 훨씬 flexible하기 때문에 duodenal bulb에서도 retroflexion이 가능하고 시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pyloric ring에 접한 병소를 치료하려면 반드시 Q-260이 필요한 것 같다.
Electrosurgical unit	ERBE ICC 200, ERBE VIO300D	기존의 ERBE ICC200에 비하여 VIO300D가 훨씬 다양한 cutting 및 coagulation mode를 제공한다.VIO300D의 setting은 아직 setup이 되지 않은 상태로 Gotoda 등이 시술을 할때면 ERBE 회사 사람들이 옆에서 기다리면서 여러 종류의 setting을 시도해 보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조만간 VIO300D를 이용한 ESD의 best setting이 발표될 것 같다.
Injection needle	Olympus NM 200L-0423	주사침의 길이가 짧은 듯
Needle knife	Olympus KD 1L-1, KD-10Q-1	Olympus사의 IT knife가 다른 제품에 비하여 출혈이 적은 같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Olympus 제품은 서양 제품에 비하여 needle이 짧고 굵다. 아마 이러한 SPEC상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독일 제품과 달리 Olympus needle knife는 needle 길이가 짧다.
IT knife	Olympus KD 610L	Needle 길이 4 mm, 두께 0.4 mm. 아직까지 국내에서 Olympus IT-knife가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이다.
Flex knife	Olympus KD-630L	동경대학의 Yahagi group에서 개발하고 아직까지도 주로 동경대학에서만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본 내시경학회에서 발표되는 대부분의 초록은 IT knife를 이용한 것이고 Flex knife나 Hook knife를 이용한 것은 매우 적다. 동경암센터에서는 Flex knife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국내에서는 Flex knife가 available하지 않으므로 needle knife를 가지고 Flex knife를 이용한 시술방법을 개인적으로 여러번 시도하여 보았는데 IT knife를 이용한 방법보다 훨씬 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는 modified Yamamoto's method로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향후 국내에 Flex knife가 도입되면 적극적으로 사용해 볼 생각이다.
Hook knife	Olympus KD-620LR	처음 나올 때는 각광을 받는 듯 하였으나 처음 ESD를 시도하는 초심자에게 기술적으로 다소 쉽다는 점 이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어서 사용례가 적은 듯 하다. 혹자는 IT knife를 이용한 방법에서 위치상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을 때 간혹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적어도 동경암센터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journal에서도 식도질환에서는 hook knife법이 간혹 소개되나 위질환에서 언급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대장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TT knife	상품화 되지 않음	EMR-C법을 개발한 Inoue가 IT-kinfe에 대항하기 위하여 개발한 도구로 2003년 American DDW에서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IT-knife나 Flex-knife에 비하여 전혀 잇점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고 Inoue 이외에 이 도구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Submucosal injection 용액	Normal saline 500 ml + 0.4% indigocarmine 10 ml + 1:1000 epinephrine 2.5 ml	우리 병원의 처방보다 epinephrine과 indigocarmine의 농도가 낮다.
Hot biopsy forcep	Boston Scientific, Microvasive, RADIAL JAW 3	1회용이다. 사실 ESD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device가 원래는 1회용이다. 1회용을 1회만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나의 작은 희망이다. Hot biopsy의 경우는 모르겠으나 kinfe의 경우 한번 쓸때와 소독해서 다시 사용할 때 잘리는 느끼은 크게 차이가 난다. 잘 드는 칼이 위험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무딘 칼로 힘주어 과일을 자르다가 손이 베는 원리를 왜 모르는 것일까. 동경 암센터의 의사들은 재활용해서 사용해 본 적이 없으므로 내구성에 대해서 comment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다른 병원에서는 몇 번씩 소독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 것 같다. Hot biopsy forcep으로 coagulation을 하기 위해서 ICC200을 soft coagulation 80W 정도로 setting 한다. Hot biopsy를 이용해 cauterization을 시행하는 것은 submucosal dissection 도중에 electrosurgical unit를 바꾸지 않고 언제나 가능하므로 ESD를 하는데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식도정맥류용 injection needle	Olympus NM-200L-0423	외피를 벗겨서 내시경 바깥 쪽에 반창고로 부착한다. 출혈 환자에서 injection needle로 지속적으로 irrigation을 하면서 출혈 병소가 정확히 보이면 clip을 apply 한다.
파악겸자	Olympus FG42L-1	병변을 수거할 때 삼발이를 사용하지 않고 파악겸자를 이용한다. net를 사용하는 경우를 보지 못하였다. Lift & Cut를 시행할 때에도 이용하는 것 같다. 조직이 잘 물리고 손상이 되지 않는다.
Transparent hood	2 mm, 4 mm	2년 전 동경암센터에 방문하였을 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인데 이제는 아주 많이 사용한다. 이런 것 조차도 국내에는 잘 수입이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것의 아주 일부부만이 수입이 되고, 그것도 아주 늦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를 거쳐서 수입을 하여도 우리 나라에서 이를 이용하는 의사가 몇 명이나 될까. 회사에서도 관심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차라리 marketing을 잘 해서 내시경 한대를 파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런 것들을 모아서 희귀 의료기구로 신청을 하는 것은 어떨까. Transparent hood가 희귀의료기구라고 한다면 일본 의사들은 농담인줄 알겠지만 한국에서 치료내시경을 해야하는 의사로서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Petri dish	실험실용 보통 petri dish	ESD로 절제한 조직을 마르지 않게 잠시 넣어둔다. 바닥에 saline으로 적신 거즈를 깔아둔다.
Overtube	EVL 용	Belching등으로 stomach에서 자꾸 공기가 빠지는 환자에서는 overtube를 사용한다. EVL용 overtube에는 내시경을 조여주어 공기가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일종의 stopper가 있기 때문이다. 내시경실에서 사용되는 온갖 도구를 ESD에 창조적으로 응용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Clipping device	Olympus HX-6UR-1	clip은 HX 600-900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clip apply하는 과정이 매우 부드러웠다. 힘을 줄 필요가 없었다. 기구 차이는 아닌 듯 하므로 사용법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
Xylocaine jelly	AstroZeneca 제품 (20mg in 1 ml)	식도 점막의 자극을 줄이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 같음. 간혹 Xylocaine을 직접 내시경에 spray하기도 한다. 정말로 일본사람들은 별별 행동을 다 한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Nasal prong	일반적인 산소 공급용	ESD 동안에는 항상 사용한다. Monitoring의 목적은 안전하게 시술을 하는 것이지 oxygen saturation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간혹 이런 점을 잊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보자.
제산제	상품명 Acidless solution (내시경 소독기 Cleantop 생산 회사인 Kaigen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다)	흰색 액체가 350 ml 정도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다. 성분은 Almagel과 비슷해 보이는데 훨씬 묽은 것 같았다. 100 ml 중 수산화알루미늄 gel 56 g (수산화알루미늄으로 2.24 g) + 수산화마그네슘 베이스 12.9 g (수산화 마그네슘으로 4.0 g)이다. 일본의사들은 그냥 'Acidless 액'으로 부르고 논문에도 그렇게 쓰고 있다. 시술 후 artificial ulcer에 뿌려 주는데 그 자체의 지혈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고 약간의 oozing이 있으면 하얀 액체 사이에 붉은 피가 강조되어 보이므로 추가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strawberry milk sign이라고 기술한 책을 본 적이 있다. 우리 나라에 이와 비슷한 용제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조직 고정용 pin	사무용 pin이 아닌 제봉용 pin	사무용 pin에 비하여 제봉용 pin이 훨씬 가늘기 때문에 조직을 고정시킬 때 조직의 손상이 덜하다.
자	학생들이 사용하는 보통 플라스틱 자	절제된 병변의 크기를 측정하고 사진을 찍어둔다.

3. Typical electrosurgical unit setting: ERBE

ESG	ERBE VIO300D	ERBE ICC200	Comment
Marking	Swift coagulation, effect 3-5, power 50	Forced coagulation 20	Marking 시 power가 너무 높으면 조직손상의 정도가 심해진다.
Pre-cutting and Circumferential cutting	Dry cut, effect 4, power 50 Swift coagulation, effect 5, power 50	Endocutting 80, Forced coagulation 50	Bleeding 이 발견되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즉시 지혈을 한다.
Submucosal dissection	Dry cut, effect 4, power 50 Swift coagulation, effect 5, power 50	Endocutting 80, Forced coagulation 50 or A.60	ICC200에서 A.60을 사용하기도 하는 점이 특이하였다. A mode는 Argon plamsa coagulation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Submucosal dissection은 cutting을 이용한다는 것은 대부분 그렇다는 것이지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육안적으로 vessel이 있는 것 같은 부위는 IT knife로 약간 torque를 주면서 coagulation을 누르면 출혈이 적게 되면서 지혈이 된다.
Bleeding control using hot biopys	Dry cut, effect 4, power 50 Swift coagulation, effect 5, power 50	Soft coagulation 60-80	Heat probe가 없이도 지혈을 잘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소 달랐다. Monopolar coagulation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Hot biopys forcep을 이용해서... ERBE VIO300D의 발판에는 cut과 coagulation 사이에 작은 button이 있이서 shift coagulation과 soft coagulation을 바꿀 수 있게 되어있다. 결국 전 시술 도중에 보조자가 ERBE VIO300D를 한번도 손보지 않고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ERBE VIO300D를 사용하는 경우 시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setting을 안 바꾸고 시행한다. 매우 편리한 기종임에 틀림없다.
Setting은 정해진 것은 없으며 기구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MTW사의 IT knife를 사용하여 ESD를 할 때에는 Olympus사의 IT knife를 사용할 때와 다소 다른 setting을 써야 할 것이다. 자신이 일하는 병원의 특정 기구의 성능도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똑 같은 모델명의 electrosurgical unit라고 하더라도 power가 조금씩 다르다. 오래 사용하면 power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새 IT knife를 사용할 때와 재생한 소독한 IT knife를 사용할 때에는 당연히 약간의 조절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섬세한 조절을 하기 위해서 내시경 의사의 항상 예민하여야 한다. 내시경에 사용되는 기구가 점점 섬세하고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기계에 둔한 사람이 훌륭한 technique을 가진 치료 내시경 의사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technique이 좋은 의사가 꼭 훌륭한 의사는 아니다.

4. Technical aspect

대부분의 gastric EMR을 ESD로 시술한다. 한 가지 방법만을 사용하면 경험도 많이 생기도 n 값도 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발표할 때에는 근사하지만 환자에게 꼭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snaring으로 자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는데... 앞서가는 기관의 일종의 고집같은 것이다. 단지 간혹 시간이 없을 때에만 snaring을 사용하는 것 같다. 결과지에는 snaring을 이용하였다고 기술하지는 않는 것 같았지만...
우리 병원과 가장 다른 점은 catheter나 needle을 매우 조금만 내민 상태에서 시술한다는 점이었다. 내시경으로 병소에 매우 접근하여 시술을 하는 셈이다. 우리는 대부분 오른손으로 catheter나 needle을 잡고 왼손으로 knob을 up/down 하면서 시술하는데 비하여 이곳에서는 오른손을 내시경의 삽입부를 넣고 빼는데 이용한다. IT knife를 이용하여 절제하기 위해서는 병소에 oblique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으므로 내시경을 다루는 방법도 이에 적합하도록 변형된 것 같다. ESD를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내시경 조작법을 익혀야 할 듯.
Knife로 절제할 때 항상 어떤 면으로 knife를 진행할지에 대하여 대단히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몸 동작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절제시 점막하 조직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잘라나간다. 한번에 쭉 자르지 않는다.
우리 병원보다 submucosal injection을 적게한다. 아마도 perforation에 대한 걱정이 없이 때문인 듯 하다. 독일산 papillotome으로 절제할 때에는 갑자기 엉뚱한 방향으로 절제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submucosal injection을 넓게 하게 된다. 그러나 needle kinfe를 이용하면 cutting current를 매우 짧게 주면서 내시경 각도를 잘 조절하면 최대한 controlled cutting이 가능하므로 submucosal injection을 넓게 할 필요가 없다. Olympus needle knife는 칼날 부분이 상대적으로 짧고 catheter 부분은 굵기 때문에 perforation을 일으킬 위험은 매우 적어서 mucosa를 많이 띄울 필요도 없다. 넓게 띄울 필요도 없고 높이 띄울 필요도 없으니 submucosal injection의 양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많은 경험과 좋은 도구... EMR에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두 가지 항목이다.
내시경을 여러 각도로 돌려서 최대한 절제하기 편한 각도를 만든다. 이를 위하여 up down및 torque, 특히 내시경을 밀고 당기는 동작을 아주 많이 이용한다. 각각의 위치에서 어떻게 하면 치료에 유리한 각도로 병소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이 매우 많은 것 같다.
대부분 신발을 벗고 시술을 한다. 양말을 신은 상태로 foot switch를 누르는데, 아마도 섬세한 조절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초심자에게는 endocutting을 이용하게 하고 고수들은 dry cut mode를 이용한다. dry cut는 bleeding은 다소 적지만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다.
Cutting mode에서 발판을 짧게 밟는다. Endocutting을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오래 누르는 법이 없다. 따라서 ERBE ICC200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Encutting 특유의 rhythmic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처럼 cutting 시간을 짧게 하기 때문에 blind한 cutting이 가능하다. 즉 방향을 잘 잡으면 시야가 다소간 좋지 않더라도 과감하게 cutting을 시도할 수 있다. 점막에 knife를 직각으로 세워서 옆으로 밀면서 자르기 보다는 점막의 자르고자 하는 방향으로 knife를 눞혀서 약간 누르면서 당기는 느낌으로 cutting을 한다. 따라서 접근이 어려운 각도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병변으로의 내시경 접근법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대부분 needle knife, IT knife, hot biopsy forcep을 조금만 내밀고 내시경을 병변에 바짝 접근하여 시술을 한다. submucosal dissection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내시경 비틀기 동작을 통하여 cutting 될 면이 상하로 향하도록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내시경을 약간 밀면서 knob를 down으로 하면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칼을 내리치는 것과 비슷하게 자를 수 있다.
Circumferential cutting이나 submucosal dissection 도중의 경미한 bleeding은 IT knife를 이용한 forced coagulation으로 해결하고 이 보다 심하면 hot biopsy를 이용한 soft coagulation으로 해결한다. Hot biopsy forcep을 벌려 출혈부위를 잡고 약간 잡아당기면서 coagulation 페달을 밟아 지혈하고, 다시 hot biopsy를 벌리는 방식이다. Hot biopsy forcep을 닫은 상태에서 기존의 monopolar electrocoagulation 처럼 coaptive coagulation을 시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지 매우 가는 실핏줄이 보이고 활동성 출혈이 보이지 않으면 hot biopsy forcep을 닫은 상태에서 가볍게 눌러서 출혈의 가능성이 있는 부위를 control 해 주기는 한다. 간혹 clip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나 실제로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 병원에서 주된 지혈도구로 사용하는 heat probe는 동경암센터에서는 전혀 이용되지 않는다. 아예 그런 기계가 없다. 2년전 방문하였을 때에는 argon plasma coagulation을 submucosal dissection이 끝난 후 간혹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거의 사용하는 예가 없다. 결국 지혈은 주로 monopolar coagulation으로 하는 셈이다. Heat probe의 가장 큰 단점은 전용 electric generator를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다른 시술 도중에 시행하기가 무척 번거롭다는 점이다. 좁은 내시경실에서 ERBE electrosurgical unit와 heat probe unit를 모두 옆에 비치하고 사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한 heat probe는 출혈부위를 정확히 눌러야 되는 반면 hot biopsy를 이용할 때에는 약간 옆이 잡힌다고 하더라도 monopolar coagulation이 들어가므로 지혈이 가능하다. 즉 보다 넓은 부위의 지혈효과가 있다. 우리 병원에서도 ESD에서는 hot biopsy forcep을 이용한 soft coagulation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제한점은 Olympus사의 coagulation 전용 hot biopys forcep 이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다는 점인데, 동경암센터에서도 Olympus사 제품이 아니고 Boston Scientific 사의 일반적인 용도의 hot biopsy forcep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꼭 coagulation 전용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좋은 모양이다. 여러 device를 이용하여 test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monopolar coagulation을 이용한 지혈술에서 delayed perforation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NCC에서 monopolar coagulation에 의하여 immediate or delayed perforation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NCC에서는 chest X-ray를 찍지 않으므로 작은 perforation이 발생한 예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Sedation이 깊게 되어 있는 상태에서 시술을 한다. 그러나 시술이 끝날 시간에 맞추어 병실에서 간호사가 cart를 끌고 내려와 즉시 환자를 병실로 옮긴다. 따라서 sedation이 깊은 상태이지만 회복실에서 관찰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
Faculty들의 시술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많은 경험의 결과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초심자에게 교육을 할 때에는 아무리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옆에서 지켜봐주고 자세히 지도해준다. 무려 3시간동안 옆에서 서 있는 경우도 보았다. 앉아서 내시경을 시행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3시간 정도를 주로 보기만 하면서 서 있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일대일 방식의 도제식 교육이 내시경 술기를 전달하는데에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도 이러한 교육 방식을 택하기는 쉽지가 않다. 국내의 일반적인 교육방법은 '많은 기회를 줄테니 스스로 알아서 익혀라'인 것 같다. 천재적인 능력과 좋은 눈썰미를 가진 사람에게는 금방 배워서 단시간에 고수가 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다. 전공의 시절 대장 내시경을 배우느라 고생하고 있을 때 같이 시작한 동료 한명이 짧은 시간에 대가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다. 평소 눈썰미가 매우 좋은 친구였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 같은 평범한 의사들에게는 도제식 교육이 훨씬 효과적이다.
About perforation: 평소 가지고 있던 궁금증 하나가 해결됨. 왜 일본에서 나오는 논문에는 microperforation에 대한 언급이 없는지 평소부터 궁금하였다. 우리 병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perforation은 눈으로는 구멍이 없으나 chest X-ray에서 발견되는 경우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답을 찾았다. 동경암센터에서는 ESD 후 chest x-ray를 찍지 않는다. 눈으로 보이는 perforation이 발견되어서 clip으로 치료한 경우에도 chest x-ray를 찍지 않고 단지 혈액검사 결과와 환자의 증상 및 진찰소견으로만 진료를 한다고 한다. 그러고도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을 하고 있다. 우리병원 통계에 들어있는 대부분의 perforation은 일본에는 합병증으로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시술 도중 눈에 보이는 확실한 perforation이 발생하지 않으면 시술 다음다음날 soft diet를 시작하고 시술 5일 후에 normal regular diet를 시작한다. 눈으로 보이는 구멍이 없더라도 chest X-ray에서 free air가 보이면 우리는 nasogastric tube와 항생제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식사를 시작한다. 그렇다면, microperforation은 별다른 임상적 의의가 없다는 말인가? nasogastric tube나 항생제가 필요없다는 말인가 ? 중요한 study topic 같다.
Gotoda의 그 현란한 솜씨... 보면 볼수록 경이롭다. 내가 알기로는 일본에서 IT-knife를 이용한 ESD에서 이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단지 Gotoda와 Ono 뿐이다.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시술을 하는 선생님들의 시술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없으므로 비교할 수는 없다. NCC의 junior faculty인 Oda도 거의 매일 ESD를 하지만 Gotoda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ESD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시술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속도의 평범한 ESD는 (1) 열심히 공부하고, (2) 비슷한 시술을 하는 다른 의료인으로부터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3) 늘 생각하고, (4) 늘 반성하며, (5) 많은 경험을 쌓다보면 보통의 재능을 가진 평범한 의사들에게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물론 마냥 많이 하다보면 저절로 잘 되는 시술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Gotoda와 같이 놀랄만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훌륭하고 완벽하게 시술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는 없다. 약간의 천부적인 재질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Gotoda와 같은 빠른 속도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연구자의 입장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적절한 indication을 만들고,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에서, 완벽하게 치료-시술이 아님-를 하는 것이다. 최정상급의 속도를 가진 시술자의 technique에 주눅들 이유는 전혀 없다.

5. Follow up after ESD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는 시술 후 follow up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통적 indication에 해당하는 환자는 시술 후 1년 간격으로 follow up을 하며, expanded indication에 해당하는 환자는 시술 후 6개월 간격으로 follow up을 한다. 그러나 일본 학회에서도 이와 같이 follow up 간격을 늘리는 것을 권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몇 주 이내에 다시 시행하고 다음은 3-6개월 후에 시행한다고 한다.
우리와 달리 follow up 간격을 늘릴 수 있는 이유로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1) 매우 꼼꼼하게 절제된 조직을 관찰하고 자세히 report해 주는 병리과의 노력이 우선 눈에 띈다. Service part의 의사를 존중해 주지 않고 선진국 수준의 의료를 기대하는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에서는 그 정도의 수준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2) 환자들이 의료진을 전폭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 같다.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의사들은 서양의 의견에 개의치 않고 나름대로의 방침을 정하고 이를 지킨다. 방침을 따르는 한 재발한다거나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서양과 일본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방침을 따라야 할지 고민스럽다.

6. 기타

Chief resident(우리나라의 fellow에 해당)가 시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Junior faculty인 Oda가 거의 항상 옆에서 지도해주고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해결해준다. Oda나 Gotoda가 바빠 보인 모습을 보인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어려운 환자는 Hamanaka, Oda, Gotoda가 번갈아 가면서 내시경을 잡고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매우 부러운 모습이다.
ESD 하는 동안 항상 4명 정도의 의사가 시술에 참여하고 2-3명 정도는 observation을 한다. 간호사 (혹은 보조원)은 수술장의 circulating nurse와 비슷한 일을 한다. 시술 시간이 매우 길어지는 경우가 많고 pulse, BP, oxygen saturation을 monitoring 하는데, 간호사는 마치 수술장의 마취가 의사가 기록하는 것과 같은 vital sheet를 기록한다.
주 시술자를 돕는 resident들은 ESD 시술을 잘 알고 있고 여러 기구들을 능숙하게 다룬다. 한마디로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된다. 시술 도중에 어디에서 출혈이 된다거나 어디를 자르면 좋겠다는 등 이런 저런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다.
거의 항상 peak mode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방울이 잡히는 경우가 없는데 이는 내시경의 tip 부분 nozzle의 상태와 button의 상태가 매우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시 내시경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증거. 내시경이 잘 관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peak mode를 이용하면 물방울 때문에 자꾸 화면이 어두워져서 시술을 할 수 없다.
한 시간 이상 출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도 당황하거나 irritable해지지 않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신감 때문일까... 여하는 급하지 않게 시술할 수 있는 여건이 매우 부러웠다.
내시경실에 여러개의 Foley catheter가 있어서 그 용도가 궁금하였다. 알고보니 시술이 3-4 시간을 넘는 환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시술 직후 또는 시술 도중에 Foley를 해야만 3-4시간을 버틸 수 있다. 국내에서 gastric polypectomy의 수가가 10만 3천 4백원인데, 혹시 Foley를 insertion하면 삭감당하지는 않을련지...
일본에서도 ESD의 가격은 strip biopsy와 같다고 한다 (약 5만엔 정도). 일본 의사들도 너무 가격이 낮게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일본에서 EMR의 가격이 subtotal gastrectomy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 못 알려진 내용인 것 같다. 일본이나 우리나 ESD의 가격은 다시 한번 조절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동경암센터에서는 의사들이 수입에 크게 신경쓰면서 진료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국립병원이므로 병원의 운영은 국가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고 의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하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다.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ESD가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Gotoda의 의견으로는 일년에 1,000개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동경암센터에서 일년에 시행되는 400 예를 포함해서... 그렇다면 적어도 일본 전체에서 시행되는 시술의 1/3 이상, 거의 반 정도를 동경암센터에서 해내고 있다는 말인데... 역시 ESD는 일본에서도 colon polypectomy처럼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시술은 아닌 모양이다.
일본에서 훌륭한 의사가 되려면 30대 중반에 고수가 되어야 한다. 대학교육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6년이지만 인턴과정과 레지던트과정을 합하여 3년, chief resident (우리나라의 fellow에 해당) 2년을 마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인턴, 레지던트, 군복무, fellow를 거쳐야 하는 우리나라에 비하여 5년이 짧은 것이다.
Developed country와 developing country의 차이 한가지. 일본의 병원은 10년 이상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개업가는 다르다. 평일날 쉬고 주말에만 일하는 개업의도 있으며 낮에는 쉬고 밤에만 일하는 개업의도 있다. 주말과 야간에는 수가가 높아진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의 야간 진료비는 평소의 몇 배가 된다. 따라서 주말 야간진료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개인적으로 보내는 의사들도 있다고 한다. 주 5일제를 시행하는 동경암센터 내시경실의 금요일 오후 schedule은 비어있다. 금요일 오후는 surgeon이나 pathologist와 meeting을 하는 등 다음 주의 시술을 준비한다. 평소에 그리 힘들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그래도 금요일 오후는 약간 쉬는 기분으로 시간을 보낸다. 피곤한 상태에서 시술이 잘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므로 일면 이해가 가는 일이다. 이해 보다는 부럽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겠지만... 내시경실 직원은 이때 내시경실을 다시 한번 청소하고 정리한다. 토요일에 진료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로 긴 파업을 하는 한 언제나 developing country일 수 밖에 없다.
이곳 의사들은 미련하리만치 우직한 면이 있다. 동경암센터는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ESD 시술을 보러 오는 의사가 많다. NCC의 house staff 뿐만 아니고 외부 병원에서 방문한 의사도 ESD가 시행되는 동안 몇 시간이고 한 자리에 서서 뚫어지게 모니터를 바라본다. 간혹 처음 ESD를 하는 사람이 간단한 것을 가지고 2-3시간 정도 시간을 끌고 있을 때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니다. 자기 보다 못한 사람이 시술하는 것도 몇 시간동안 참고 볼 수 있는 태도. (사실 일부러 참는 것은 아니고 그런 태도가 몸에 박혀있는 듯 하다.) 일본이 발전하는 원동력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나는 회전이 빠른 사람보다 다소 우직한 사람이 좋다.
일본 내시경사진이 좋은 이유: (1) 기구를 잘 관리한다. 내시경을 내 몸처럼 아낀다. (2) 정상소견이라고 하더라도 20-40 장 정도의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 완전히 체질화 되어있다. 좋은 사진을 많이 남기는 의료 형태... 이 점이 가장 중요한 point이다. 내시경 검사를 하고도 좋은 사진을 남지지 않는다면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 않은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문화적인 차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3) 원인을 알 수는 없으나 환자들의 premedication 상태가 우리 보다 좋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premedication 방법은 다르지 않으므로 음식 등의 영향이 있는 듯 하지만 연구된 바가 없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다. (4) 환자들의 협조도에도 차이가 있는 듯 하다. premedication에는 별다는 차이가 없으나 환자들이 훨씬 안정감 있는 상태에서 검사하고 belching도 덜하여 검사에 훨씬 더 협조적인 것 같다. 내시경시술 전반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검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중요할 것 같다. 거의 시장 분위기에서 '빨리빨리'의 압력을 받으며서 진행되는 검사가 아니다. 내시경실 앞에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마냥 기다리면서 불안에 떨 필요도 없다. 내시경실은 완전히 격리되어 있어서 옆 환자가 힘들게 검사받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 내시경실에는 항상 잔잔하게 음악이 흐른다. 주변에 항상 여러명의 의사가 있어서 왠지 다수의 전문가가 함께 상의해서 진료해 준다는 신뢰감도 들 것 같다. 내시경을 시술하는 의사는 환자에게 매우 많은 설명을 해 준다. 한명의 내시경의사가 오전에 5명 정도의 내시경을 하므로 설명할 시간은 충분하다. 게다가 일본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에 비하여 참을성도 좋고 의사의 말을 훨씬 더 존중할 뿐더러, 신뢰감도 깊으며, 적어도 눈 앞에서 드러내놓고 적대감이나 불신감을 표출하지 않는 것 같다. 항상 일본인 특유의 '하이, 하이'라는 답을 한다. 여하튼 부러운 문화와 환경이다. (5) 내시경 사진을 저장하는 system도 훌륭하다. 국내의 내시경 PACS는 거의 대부분 monitor의 화면을 capture해서 저장한다. 따라서 화면에는 환자의 id가 포함되어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저장된다. 동경암센터를 포함한 일본의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화면만을 저장한다. 즉 Olympus 회사의 PACS system을 사용하기 때문에 monitor 상의 영상을 capture하지 않고, image의 raw data만을 저장을 하므로 훨씬 작은 size의 file로 훨씬 해상도가 좋은 영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Olympus PACS system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비용이 몇 배나 소요된다고 들은 적이 있다. 역시 좋은 quality를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비용 지불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문제는 누가 비용을 지불할 것이가인데...
International cooperative study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주로 영국, 독일, 미국 의사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하며 이쪽에서 idea를 제공하면 서양에서 논문을 쓰는 상황이었다. NCC 쪽에서 서양과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study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고, 서양 의사들이 NCC의 의사들에게 idea와 sample과 knowhow를 달라고 매달리는 듯한 형국이다. 그 서양 의사들은 대부분 대가로 인정되는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어떠한 연구를 하더라도 권위있는 잡지에 실리게 되어있는 system이다. 서양 의사들이 연구의 item을 잡기 위하여 동양의 경험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부러운 모습이었다. 연구는 대부분 pathologist의 도움이 필요한 것들이었는데 NCC의 doctor Shimoda의 협조는 거의 절대적이었다. 연구 item을 잡으면 국제 연구에 필요한 절차상의 문제는 병원의 supporting part에서 알아서 해 준다고 한다. Gotoda가 직접 영국에 가서 내시경을 하고 조직을 얻어서 Axon과 Shimoda가 판독한 결과를 2004년 영국 소화기학회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Gut 2004;53(Suppl 3):a22). 일본이라는 선진국, 국제적으로 인정된 병원, 머리를 숙이고 들어오는 서양 의사들, 연구지원 부서의 협조, 여유있는 Gotoda의 schedule 등등... 한마디로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