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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oscopic diagnosis of Borrmann type IV (1) - High index of suspicion]

보만 4형 진행성위암은 상당히 진행하기 전까지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알면서도 놓치고 의심하면서도 놓치는 것이 보만 4형 진행성위암입니다.

위내시경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일단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은 아닌가 확인하는 것입니다. 습관화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2015년 (F/45). 답을 알고 작년 사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러나 ......


[조기 위암은 조기 위암으로, 진행성 위암은 진행성 위암으로 설명합시다. (위암 503)]

의무기록을 정리하면서 문득 오래된 (2015년) 환자 증례를 다시 보았습니다. 선명하게 생각이 납니다. "왜 다른 병원에서는 조기위암이라고 말하였는데 선생님은 진행성 위암이라고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했던 환자입니다. 건강검진 후 환자에게 제공하는 결과지에 "조기 위암"이라고 씌여진 것을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잠시 갈등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제 판단으로는 분명히 심한 진행성 위암인데,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너무 큰 실망을 안겨드리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닐 것 같아서 아래와 같이 얼머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사실(fact)을 있는 그대로 직설화법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이 경우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수술 전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인 환자에게는 보통 아래와 같이 설명드립니다만 (이준행의 표준 외래 설명서), 환자께서는 검진 결과지에 따라 자신은 조기 위암이라고 강력히 믿고 계셨기 때문에 차마 심한 설명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으로 추정됩니다.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은 특이한 종류입니다. 보통 위암은 위의 표면에서 발생하여 위벽의 내부와 외부로 함께 자랍니다. 그러나 보만 4형 진행성 위암은 위벽으로 스며드는 양상으로, 그것도 주로 위 표면 아래쪽으로 자랍니다. 따라서 내시경과 기타 검사에서 위암의 범위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생각보다 넓고 깊게 스며든 경우가 있습니다. 복막이나 주변 장기까지 침윤이 있어 절제술을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에는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태의 위암으로 보면 무난합니다. 현 단계에서는 수술을 시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됩니다.

외부 병원 조직검사 판독 결과는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 with poorly differentiated component (about 10%)"였으며, 본 병원 병리 재판독에서는 tubular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로 나왔습니다. 수술을 하였고 다음과 같은 결과였습니다. 검진에서 발견된 위암의 1/4 정도는 진행성 위암이지만, 이 경우는 아주 심한 편이었습니다. 내시경 검사 당시에는 궤양이 없었지만 며칠 후 수술 표본에서는 뚜렷한 함몰부가 보였습니다.


Stomach, subtotal gastrectomy:
. Advanced gastric carcinoma
1. Location : lower third, Center at body, antrum and lesser curvature
2. Gross type : Borrmann type 4
3. Histologic type : tubular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
4. Histologic type by Lauren : intestinal
5. Size : 8x7.5 cm
6. Depth of invasion : invades serosa (pT4a)
7. Resection margin: free from carcinoma, safety margin: proximal 3 cm, distal 3.3 cm
8. Lymph node metastasis : metastasis to 9 out of 37 regional lymph nodes (pN3a), (perinodal extension: present) (9/37: "3", 4/13; "4", 0/5; "5", 0/0; "6", 0/4; "7", 0/2; "9", 1/3; "8a", 0/1; "11p", 0/0; "12a", 0/3; "4sb", 0/1; "1", 0/0; perigastric LN, 4/5)
9. Lymphatic invasion : present
10. Venous invasion : not identified
11. Perineural invasion : present
12. Peritoneal cytology : negative
13. AJCC stage by 7th edition: pT4a N3a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 세대 전에는 "다 잘 될 것입니다. 저만 믿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요즘은 좀 더 fact 대로 말하는 경향입니다. 위암 깊이 진단의 정확도는 80% 전후입니다. 조기 위암으로 판단되면 "조기 위암 같습니다"라고 말하고, "진행성 위암"으로 판단되면 "진행성 위암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진행성 위암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환자를 안심시킬 목적으로 "조기 위암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위암의 깊이는 수술 전 알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모를까, 진행성 위암 같은데 조기 위암으로 설명하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거짓으로 환자를 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검진에서 암이 나오면 환자에게 "대수롭지 않은 암입니다"라고 설명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시경 절제술을 적용할 수 없는 암인데도 내시경 절제술을 위하여 의뢰되는 경우도 있고 (사실 많습니다), 진행성 위암인데 조기위암이라고 설명듣고 오는 분도 있습니다 (사실 많습니다). 검진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암입니다. 전문가와 상담하세요."라고 fact만 설명하는 것이 바른 진료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또한 제 입장뿐일지 모르겠습니다. 암을 발견하는 것이 주 업무인 의료기관과, 암을 치료하는 것이 주 업무인 의료기관의 차이때문이지도 모릅니다. 치료자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fact를 fact대로 알고 있는 것이 진료하기 편합니다. 경미한 암에 대하여 너무 심한 병식을 갖고 계시는 분도 대응하기 어렵고, 매우 심한 암인데 가볍게 생각하는 환자도 무척 힘듭니다.

암을 찾고 잘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견된 암을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함께 치료법을 찾아나갈지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너무 가벼웠습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요즘 의료의 trend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차분하고 진지하게 환자를 대하는 의료인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 참고: 오마이뉴스 - 노충국 관련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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