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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용한 의료정보 제공의 허와 실 (대한의학회 기고)]


1. 서론

우리나라는 인터넷 천국이다. 가구별 인터넷 보급률은 2006년 78.4%에서 2011년 81.8%로 매년 0.2~0.6%씩 상승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의료정보 이용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의료정보 사용자는 크게 의료진과 비의료진으로 나눌 수 있다. 의사들은 오래 전부터 PubMed와 같은 검색엔진으로 의학정보 데이타베이스에서 자료를 찾아 진료에 참고하였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Google Scholar와 같은 비전통적인 형태의 정보검색 방법도 소개되었다. 다만 직접 환자를 진찰하지 않더라도 주요 소견만 입력하면 인터넷을 통하여 진단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은 점차 현실성을 잃어가고 있다. 인터넷은 의료진 교육에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필자도 내시경의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시스템 endotoday.com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환자나 일반인이 인터넷을 통하여 검증되지 않은 의료정보에 노출되는 현상이다. 한 예로 2008년 10월에는 아토피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생후 3개월부터 우유와 육류를 끊고 야채죽만 먹여 영양실조가 된 아이의 사연이 언론에 소개된 적도 있다. 또한 건강검진 수진자용 결과통보서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겁에 질려 병원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는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로 연결되기 쉽다. 인터넷을 통하여 부적절한 공포심을 갖게 되면, 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여간해서 원래의 마음상태로 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2. 인터넷 의료정보의 질은 어떠한가?

인터넷을 통하여 환자나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의료 정보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교육적 혹은 자료적 의미에로 제공되는 의료정보이다.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 진단법, 치료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특정 의료기관의 치료를 유도하는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다. 각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의학정보는 대부분 이러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나 의학단체 등 공공기관이 의료정보제공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상담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의료정보이다. 보다 일반적인 내용이 다뤄지는 추상적 의료상담과 보다 상세한 정보가 오고 가는 구체적 의료상담이 포함된다. 환자의 치료경험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예도 매우 많다.

필자는 2005년 수면내시경(올바른 이름은 '의식하진정내시경'이다)에 대한 인터넷 의료 정보를 평가해 보았다. 당시 용어 설명, 약물 정보, 시술에 따른 위험성, 검사 전 주의사항 등 필수적인 내용이 포함된 인터넷 사이트가 50%도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2012년 조사를 반복해 보았다. 그러나 지난 7년간 수면내시경 관련 인터넷 의료정보의 질은 거의 그대로였다. 약제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언론을 통하여 반복 보도된 바 있는 진정제 부작용 및 사망 사고에 대한 언급이 다소 증가하였다는 사실이다.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몇몇 공공 사이트의 사용자 편의성이 낮은 점은 여전하였는데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시간이 지난다고 인터넷 의료정보의 질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기관이나 학회에서 질 좋은 의료정보를 직접 만들어야 하고, 검색엔진으로 쉽게 찾을 수 있게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사적 영역에서 무분별하게 생성되는 인터넷 의료정보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3. 환자들을 위한 인터넷 의료정보 활용법

열악한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과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들은 의료기관 방문 전이나 진료 후 인터넷을 검색하여 아쉬운 점을 달래고 있는 현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간적, 시간적, 경제적 이유로 아예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의료정보를 통하여 환자가 자신에게 도움되는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필자는 외래에서 만난 환자가 인터넷으로부터 왜곡된 정보를 접한 경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건강정보가 흔하지 않습니다. 상업적으로 과장된 자료가 많으므로 환자에게 손해가 되기 쉽습니다. 일반적인 내용일 뿐 개별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우리나라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정보에 의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이다. 3차 의료기관의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가까운 거리에서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학적 궁금증이나 건강문제가 생긴 경우 인터넷을 찾거나 스스로 해결하기 보다는 의료기관을 찾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가까운 의료기관을 정해놓고 단골이 된다면 보다 질좋은 진료가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하여 멀리서 답을 찾기보다는 가까운 단골 병원에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인터넷 의료정보는 진료 후 약간의 추가 정보를 얻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을 권하고 싶다. 환자입장에서 인터넷 의료정보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대한의학회지 기고 내용이 중앙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