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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연구보다 논문' 현상에 대한 전경련 부회장의 기고]
전경련 부회장의 최근 기고 "실용 연구보다 논문, 앞뒤 바뀐 이공계"도 흥미롭습니다. 교수들이 인용지수(impact factor)가 높은 논문쓰기에 집중하다보니 대학교의 교육내용이 어렵고, 재미없고, 쓸모없게 되었다는 한탄이었습니다. 졸업생은 실업자가 되고 산업계는 쓸만한 인력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부를 옮깁니다.
...국내 이공계 대학의 연구가 현실과 괴리된 주된 이유는 임용·승진·연구비 등 교수 평가가 인용지수(Impact Factor)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용지수는 논문의 평균 인용 빈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학 도서관에서 우선적으로 구독할 학술지를 선별하기 위해 개발된 지표다. 문제는 우리에게 필요한 실용공학은 다른 기초과학에 비해 인용지수가 낮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 쓰이는 실용공학은 기술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다른 논문에서 인용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2012년 최대 인용지수는 세포생물학 37, 신경학 31, 천문학 23인 데 반해 실용공학 분야는 소프트웨어 3.4, 통신 4.1, 건설 4.5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이공계 대학들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실용 연구보다는 논문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더 늦기 전에 이공계 대학의 평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논문 인용지수 중심의 평가 체계에서 벗어나 기업과 사회의 니즈가 반영된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이공계 수업이 재미있어지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창의성도 높아진다.
...다행히 최근 이공계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최근 “공학자는 논문뿐 아니라 기술 사업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실사구시형 공학 교육 혁신안' 마련에 나섰다.
의료계만이 아니었습니다. 산업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꼭 필요한 학문은 뒷전이고 impact factor 높은 논문을 쓰는데 모든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완전히 똑같습니다. 환자 중심의 병원은 연구도 환자 중심이어야 합니다. Impact factor 높은 논문을 만드는 곳이 병원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 환자에게 필요한 논문을 만드는 곳이 병원이어야 합니다. 공과대학은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해야 합니다. Impact factor 높은 논문을 만드는 곳이 공과대학일 수는 없습니다. 환자는 안 보고 논문만 대량생산하는 의대교수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쓸모없는 근사한 논문을 대량생산하는 공과대학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Impact factor라는 객관적이고 단일한 잣대의 악영향이 막심합니다. 한마디로 엉터리 잣대입니다. 제멋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문제때문에 객관적 기준을 도입해야 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균형을 잃었습니다. 객관성, 객관성을 외치다보니 객관적으로는 훌륭한데 주관적으로는 쓸모없는 논문을 대량생산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객관적 잣대를 만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혁신적 아이디어 변화가 필요합니다. 객관성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객관성과 주관성의 공존이 필요합니다. "신뢰할 수 있고 권위있는 사람에 의한 균형된 평가"를 되찾아야 합니다.
균형을 찾읍시다. 환자는 impact factor 높은 논문이 많은 의사보다는 자신을 잘 치료해주는 의사, 치료에 필요한 technique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의사, 자신과 잘 소통하는 의사, 인간적이고 따뜻한 의사를 원합니다. 우리들의 평가기준은 환자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합니다. Impact factor는 아주 일부일 뿐입니다.
© 바른 내시경 연구소 소장 이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