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TODAY | EndoATLAS | 외래설명자료

기생충 | 식도 | | 위암 | ESD | 천기누설

Home | Guide | 주인장 | 구독 | 검색 | 링크


[2015-8-21. 소통]

1. 소통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받고

소통에 대하여 인터뷰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소통은 인터뷰 주제가 될 수 없는데... 여하튼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여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기대치를 낮추자

고객을 불만족스럽게 만드는 지름길은 기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기대치가 낮다면 작은 서비스에도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낍니다.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통의 기대치를 높이는 것은 소통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소통의 창'은 '불통의 창'이 되기 마련입니다. '소통'을 표방했기 때문입니다. 소통은 외치면 외칠수록 멀어집니다. 조용히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느끼고 파악하여 먼저 해 주는 것이 소통입니다.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닙니다. 소통은 listening이 아니고 doing입니다. Speaking은 소통의 반대말입니다.


2) 먼저 해주자

말을 하지 않았는데 조직에서 먼저 해 주면 감사한 일입니다.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내게 딱 필요한 것을 먼저 해 주게 되었을까?" 고맙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통은 반대입니다. 소통한 후에 도무지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일단 말을 주고 받은 후에는 해주면 당연한 일이고, 해주지 않으면 '도대체 소통이 안 되는 것'입니다. 일단 '소통' 형식으로 어떤 요청을 받으면 아주 빨리 해주어야 합니다. 놀랄만큼 빨리 해야 합니다. 아주 빨리 하면 본전, 천천히 하면 손해, 안 하면 완전 손해입니다. 이치가 이러하니 소통을 내세우고 소통하면 항상 실패합니다. 조용히 숨어서 아무도 모르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채고 먼저 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입니다. 몸을 낮춰 늘 아랫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소통입니다. 소통을 행사화(event화)하면 반드시 망합니다. 그냥 해주십시오. 뭘 원하시는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3) 광장과 칠판이면 충분

소통 채널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채널이 많으면 어디에 관심을 두어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기존의 소통 채널을 모두 버리는 것이 소통의 시작입니다. 어짜피 도움이 되지 않았던 소통도구였으니까... 도움이 되었더라면 이런 인터뷰는 하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니까... 소통은 서로 통하는 것입니다. 넓은 광장과 칠판 하나면 충분합니다. 입력은 광장에서 오고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출력은 칠판에 알릴 것을 간단히 쓰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애드립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첫 인터뷰를 마치고

소통에 대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몇 개의 질문이 있었고 준비한 자료 - (1) 기대치를 낮추자 (2) 먼저 해주자 (3) 광장과 칠판이면 충분 -를 바탕으로 평소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해주자’ 부분에서 국내외의 큰 회사 중 '먼저 해주는' 곳은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소통'과 나를 인터뷰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소통'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1) 상향식 소통 = 아랫것들의 소통

누구나 ‘궁극의 소통’을 10개월간 경험한다고 합니다. 엄마 뱃속에서 보낸 10개월은 참으로 아늑했을 것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눈만 마주쳐도 원하는 것을 바로 알아내는 다정한 애인들의 상호작용이 그나마 '궁극의 소통'에 가까운 모델이라 생각했습니다. 저와 같은 아랫것들이 생각하는 ‘소통’은 (1)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할 기회를 얻는 것, (2) 그 내용을 높은 사람들이 듣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 (3) 희망했던 것 중 일부를 그분들이 해주는 것입니다. 이게 잘 되면 소통이 잘 된 것입니다. 이게 안되면 불통입니다. 그러니 "말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해주면 그게 최선의 소통이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2) 하향식 소통 = 윗 분들의 소통

그런데 제가 만난 MBA가 말하는 소통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조직의 execution에 대하여 잘 explain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으로 짐작하건데, 그분이 생각하는 소통은 명령전달에 가까웠습니다. 인터넷에서 경영과 소통에 대하여 잠시 찾아보니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을 통한 정보의 정확한 전달과 활발한 교류에 의하여 조직의 구성원은 조직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게 되고...” 그렇습니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소통은 정확한 명령전달이었습니다. 하향식 결정사항 전달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상향식 정보 전달과는 반대였습니다. 그러니 한시간 반 가량의 인터뷰가 계속 핵심을 비켜간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3) 용어부터 정리합시다

유행하는 말은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일전에 '창조국방'이라는 말로 저를 웃긴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창조'가 유행이라지만 아무 곳에나 들이대면 다 되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까딱 잘못하면 코메디가 됩니다.

'소통'이 유행입니다. 그런 만큼 ‘소통’에 대한 생각은 다양합니다. 의미가 불명확한 ‘소통’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정확한 결정사항 전달'이지 '(아랫것들이 생각하는) 소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확한 명령 전달'에 가깝습니다. 하향식 order communication을 개선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 아닐까요? 상향식 소통을 개선하는 것과 명령 하달을 개선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소통’이라는 모호한 말로 묶을 수 없는 것이지요. 저는 ‘상향식 소통’과 ‘명령하달’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두 가지 일은 따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것은 명령 (혹은 결정사항) 하달의 효율성 저하입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개선활동을 하려면 '소통'이라는 단어를 버려야 합니다.


4) 인터뷰를 다시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다시 하고 싶습니다. 일전의 인터뷰에서는 제가 헛짚었습니다. 현재 추진되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알아채지 못하고 순진한 아이마냥 ‘상향식 소통’에 대한 어리광을 부렸습니다. 다시 인터뷰 기회를 주신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확한 명령 전달’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드리겠습니다.


3. 하향식 소통 (top down order communication) 향상 방안

1) Too-many-project 현상 극복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직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됩니다. 욕심껏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없습니다. 그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생각날 때마다 할일 목록을 늘리면 끝없이 길어집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아무 것도 버리지 않으면 결국 하나도 얻지 못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Steve Jobs의 말은 이런 사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만드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하기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 것을 보여주어야 좋은 미션이고 좋은 비전입니다. 미션/비전에 기대어 'say no'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Too-many-project 현상은 일종의 현대병입니다. 어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더 많은 일을 동시에 하기 위한 몸부림을 볼 수 있습니다. Multi-tasking은 탐욕입니다. 하나에 집중해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냥감을 노려보고 힘껏 달려가는 맹수의 모습을 생각해 봅시다. Uni-tasking이 어렵다면 oligo-tasking으로 방향을 잡읍시다. Multi-tasking, too-many-project는 정말 아닙니다.

(하향식) 소통의 효율성에 대한 저의 첫번째 제안은 too-many-project 현상 극복입니다. 꼭 필요한 소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면 소통해야 할 order의 분량도 감소합니다. 현장에서 소수의 order를 받아 잘 조율하여 신속히 적용한다면 우리회사의 효율은 좋아집니다. Too-many-project 현상에 의한 서로 충돌하는 order가 내려가는 일도 없어집니다. Dual message라는 비난도 없어집니다.

프로젝트를 줄입시다. 조직 단순화를 제안합시다. Order는 줄고 일은 잘 될 것입니다


2) 시작이 중요합니다. Order 줄이기에 대하여

출근하여 편지함을 열어봅니다. 보통 10개 정도의 메일이 와 있습니다. 꼭 필요한 메일은 2-3개 정도. 절반은 그냥 버리거나 제목만 봅니다. 열어본 메일 중 끝까지 천천히 읽어보는 것은 1-2개 입니다. 사정이 이럴진데 긴 메일로 order를 내리면 절대 전달되지 않습니다. 메일을 열어본 것과 메일에 담긴 order를 접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이러지 않았습니다. 많은 메일을 다 읽고 일일이 대응하느라 밤이 세는 줄 몰랐습니다. 어느 날 문득 양치기 소년이 보낸 메일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불필요한 메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날 이후 메일 보는 시간을 반에 반에 반으로 줄였습니다. 메일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이고 논문이었습니다. 메일을 열어보지 않는다고 아무도 탓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잘 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달된 메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보낸 메일은 소중한 메일로 다뤄져야 합니다. 가끔 도착하는 병원 메일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열어보아야 합니다.


3) Channel 단순화

진료과나 cencter 조직, 회의체, 업무연락이나 공문, 전자 메일, 사내메일 (Single) 게시판, EMR (SMIS) 게시판, 핸드폰 문자를 통한 전달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모든 channel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는 직원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화시켜야됩니다. 조직도를 통한 전달이 기본일 것 같습니다. 회의록 열람이나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4) 홍보를 위한 장치를 order 전달을 위하여 사용

반드시 보안이 필요하지 않은 order도 많습니다. 대다수의 직원이 대상인 경우가 그러합니다. 엘리베이터 내부의 모니터, 식당 복도의 게시판, 사내메일 (Single) 첫 화면, 병원 복도의 대형 모니터 등 주로 홍보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치들을 order 전달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직원이 어디서 무슨 상을 받았다 위주의 병원 내 홍보는 order 전달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칭찬도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지만 지나친 칭찬은 고래가 귀를 막게 합니다.


5) Order를 받아야 하는 사람를 지정하여 order 보내기

Order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한 후 해당하는 사람이 알아서 접수하거나 버리는 방식으로는 정확한 전달이 어렵습니다. Order를 받은 사람은 반드시 그 order를 실행할 수 있도록 정확히 targeting하여 order를 전달해야 합니다.


6) Order를 짧고 알기 쉽게 요약해서 보내기

Order의 배경이나 예상되는 효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은 보지 않습니다. Order를 받는 사람이 꼭 봐야 하는 부분에 짧게 order를 써 주세요.


7) Order의 유효기간을 설정하기

기존의 order가 너무 많은데 점점 더 많은 order가 쌓여서 서로 충돌하는 일이 잦습니다. 이번 order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실행한다는 것을 명시해 주십시오.


8) Order 실행에 대한 규율 확립

Order를 지켜야 할 사람이 지키지 않으면 뭔가의 처벌이 필요합니다. 처벌 zero 전략으로는 order를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없습니다. 적절한 규율은 필요합니다.


9) 규정화

Order가 쌓여서 규정과 규칙이 됩니다. 규정과 지침 기반 업무가 되어야 합니다. 전번 order를 받았던 메일을 지웠더라도 규정과 지침을 보면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합시다.


10) 위기의식

낙천적인 상황 설명에서 절실한 order를 전달할 수 없습니다.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order가 전달되어야 합니다. 모두 잘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희망과 함께 order를 전달해서는 먹히지 않습니다.


11) 기타

핸드폰 메세지를 보다 잘 활용해 봅시다.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