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 Next


[Parasitology (11) 흔하고 중요한 조충은 무엇입니까?]

유구조충 (Taenia solium, pork tapeworm, 갈고리촌충), 무구조충 (Taenia saginata, beef tapeworm, 민촌충), 아시아조충 (Taenia asiatica), 광절열두조충 (Diphyllabothrium latum, fish tapeworm, 긴촌충) 정도는 아셔야 합니다.

유구조충의 유충(metacestode)에 의한 cysticercosis와 광절열두조충에 의한 megaloblastic anemia 정도가 문제입니다. 그 이외에는 대부분 항문으로 길고 흰 tape같은 것이 나와 병원을 찾습니다.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된 아시아조충


아시아조충을 항문으로 조심스럽게 꺼내는 장면


대장내시경을 위해 bowel preparation하는 도중에 배설된 D. latum (광절열두조충) 혹은 D. nihonkaiense


1. 유구조충 (Taenia solium, pork tapeworm, 갈고리촌충)

인체의 소장에 기생하는 원엽조충의 하나로 전세계적으로 분포한다. 충체의 편절이 1,000개 내외이고 전체의 길이가 2-3 m에 이른다. 성충은 사람의 소장에 기생하고 수태편절이 떨어지면서 자궁이 찢어져 산란한다. 중간숙주(돼지)가 충란을 섭취하면 육구유충이 탈각하고 나와 혈액 또는 림프를 타고 근육으로 옮겨가 유구낭미충 (cysticerus cellulosae)으로 자란다. 돼지고기를 사람이 날로 먹으면 낭액속으로 웅크리고 있던 두절이 밖으로 돌출하여 경부에서 끊어지고 두절과 경부만 장벽에 고정하여 기생하면서 편절을 만든다. 성충이 되는데 약 10주가 소요된다.

돼지를 날것으로 소비하는 지역에 감염자가 많다. 특히 돼지에게 사람의 대변을 먹이는 지역에 많다. 과거에는 제주도에 많았으나 최근에는 거의 찾기 어려워졌다. 1997년도 제 6차 실태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조충란 양성자가 11,000명이었는데 이들 중 약 15%가 유구조충 감염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자에서는 소화기증상도 가능하지만, 성충의 감염보다는 유충(metacestode)의 감염에 의한 유구낭미충증(cysticercosis)이 더 문제가 된다. 대변에서 충란을 보고 진단할 수 있으나 무구조충과 감별되지 않으므로, 종의 진단을 위해서는 수태편절을 얻어야 한다. Praziquantel로 치료한다.


2. 무구조충 (Taenia saginata, beef tapeworm, 민촌충)

충체의 편절이 약 2,000개 이상으로 전체 길이는 12 m에 달할 수 있다. 많은 면에서 유구조충과 비슷하지만 중간숙주가 '소'인 점이 다르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유무구조충 감염자의 70-90%가 무구조충감염자이다. 대부분 별 증상이 없으며 편절이 빠져 나올 때 이물감, 항문소양증이 발생되고 드물게 장폐색 등이 가능하다. Praziquantel로 치료한다.


3. 아시아조충 (Taenia asciatica)

아시아 조충은 과거 무구조충되던 것이 새롭게 분류된 조충이다.12 원래 무구조충의 중간숙주는 소이며, 소고기 육회 등을 먹어서 감염되며 cysticercosis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 분포하는 무구조충은 소가 전혀 없는 지역에서 발견되어 오랫동안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한 미스터리에 대하여 주로 대만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마침내 중간숙주를 돼지로 하는 무구조충의 아형(Taenia saginata taiwanensis)으로 분류되었다가 최종적으로 아시아조충으로 명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돼지 간을 날로 먹는 습성이 있는 지역에서 발견된다. Praziquantel 10 mg/kg로 잘 치료된다.


4. 광절열두조충 (Diphyllabothrium latum, fish tapeworm)

성충의 길이가 10 m나 될 수 있다고 하여 '긴촌충'으로도 불린다. 인체에 감염되는 의엽조충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고 분포도 세계적이다. 인체가 가장 중요한 종숙주이며 소화기 증상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비교적 적응이 잘 된 기생충이어서 병원성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인체의 소장 (회장 상부)에 기생하며 하루에 산란량이 100만개 이상이다. 인체 감염은 연어, 송어, 농어 등 어류를 날로 먹을 때 일어난다. 훈제 연어를 즐겨 먹은 상류층 인사들의 감염도 자주 보고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많은 감염자가 농어회를 먹었다고 하나 실제로 농어에서 유충이 발견된 적은 없다. 송어 양식장이 많은 강원도 춘천시에서 드물지 않게 진단된다는 보고도 있다.

크게

크게

크게

무기력증, 설사, 복통, 빈혈 등이 올 수 있으며 화장실에서 대변과 함께 무슨 줄과 같은 것이 매달려 떨어지지 않아 깜짝 놀라 당겨서 끊어서 병원에 가져오는 일이 많다. 성충이 다량의 비타민 B12를 흡수하고 회장에서 비타민 B12의 흡수를 억제하여 비타민 B12의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감염된 환자의 2%에서 거대적혈모구빈혈(megaloblastic anemia)이나 비타민 B12의 결핍과 관련된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할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으나 국내에서 이 기생충에 의한 거대적혈구빈혈은 보고된 바 없다. 진단은 대변검사에서 충란을 확인하거나 환자가 가져온 충체 절편을 확인하면 가능하고 praziquantel로 치료한다.

크게

크게

크게

일전에 EndoTODAY 애독자께서 항문에서 뭔가 기어나오고 당기면 끊어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서 D. latum을 진단하였다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무차별 반복형 주입식 교육인 EndoTODAY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반복하지 않으면 잊기 때문입니다.

크게

[2014-2-26. 경향신문]13세 남아 몸에서 길이 3.5m 기생충 나와


[광절열두조충 Q and A]

[동국대학교 김재학] 몇 년 전에 D.latum을 보고 비디오를 찍어 놓은 게 있어서 혹시 참고되실까 첨부하여 드립니다 (NEJM에 보고된 증례).

[이준행의 답변]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자료입니다. EndoTODAY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을 옮기겠습니다.

"A 46-year-old woman presented with a history of 3 days of pruritus in the anal area and 1 day of excretion of tapelike materials. During the year before presentation, she had reported intermittent colicky abdominal pain and loose stool, which had been attributed to irritable bowel syndrome. Laboratory evaluation was unremarkable, with no evidence of anemia. Colonoscopy revealed a long, moving tapeworm, Diphyllobothrium latum, located in the terminal ileum and extending to the sigmoid colon (see video). D. latum is a fish tapeworm that can infect humans after they consume infected undercooked or raw fish. The patient had a history of eating raw fish and recalled eating raw trout most recently 2 months before presentation. She was treated with a single dose of praziquantel. After administration, the abdominal pain resolved, but she continued to have intermittent loose stool."


[애독자 질문] 광절열두조충이 장벽을 파고듭니까?

[이준행의 답변] 광절열두조충은 회장(ileum)에서 사는 것이 정상입니다. 간혹 기생충 조각을 배출했던 환자의 대장내시경에서 벌레를 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reference). 조충은 장벽에 붙어있는 것이지 파고드는 것은 아닙니다. 조충은 두절(scolex)의 흡반 유무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두절에 흡반(sucker)가 있는 것을 원엽조충(cyclophyllidean tapeworm)이라고 하는데 무구조충, 유구조충, 아시아조충 등이 이에 속합니다. 두절에 흡반이 없고 흡구(suchking groove)만 있는 것을 의엽조충(pseudophyllidean tapeworm)이라고 하는데 광절열두조충과 만손열두조충이 이에 속합니다. 흡반이나 흡구 모두 위치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애독자 질문] 광절열두조충이 megaloblastic anemia을 얼마나 잘 일으킵니까?

[이준행의 답변] 앞서 국내에서 광절열두조충에 의한 megalobastic anemia가 보고된 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도 드문 모양입니다. 기생충 교과서의 일부를 옮깁니다 (Gerald D. Schmidt & Larry S. Roberts' Foundations of Parasitology. 7th. 2005. page 343).

"For reasons that remain unclear, possibly due to improved nutritional level, tapeworm pernicious anemia has not been reported for several decades."


[애독자 질문] 대장내시경으로 광절열두조충을 치료할 수 있습니까?

[이준행의 답변] 대장내시경으로 긴 벌레를 모두 제거할 수 있다면 치료가 됩니다. 그러나 대장내시경으로 벌레를 꺼내다가 중간에서 끊겨버리는 예가 많습니다. 머리부분인 scolex를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합니다. 따라서 대장내시경으로 완벽히 치료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다 제거했다고 생각하더라고 꼭 praziquantel을 투약하시기 바랍니다.


[애독자 질문] 광절열두조충을 치료하기 위하여 praziquantel을 얼마나 투약하는 것입니까?

[이준행의 답변] Kg당 5-10 mg을 주면 됩니다. 보통 proziquantel이 600 mg이므로 한알이면 족합니다. 소화기 기생충 표준 처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애독자 질문] Praziquantel로 치료되지 않는 D. latum은 어떻게 치료합니까?

Praziquantel이 매우 좋은 약이지만 간혹 이 약에 저항성을 보이는 조충이 있다고 합니다. 책에는 아래 두 약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입니다. (2014년 2월 26일)

1. Niclosamide

Taenia solium 치료에 praziquantel 대체약인 niclosamide의 경우, 타녹스정(신풍제약, 500 mg/tablet)이라는 상품명으로 1970년대 후반 국내 허가를 받고 시판되었습니다. 수요가 줄어서 1980년대 후반 경 생산을 중단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niclosamide는 없습니다.

현재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구입은 가능합니다. 스위스 (500 mg/정, 40정/package, 25만원/package)와 영국(500 mg/정, 4정/package, 15만원/package)에서 package 단위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2. Nitazoxanide

국내에서 허가받은 적이 없는 성분이나, 현재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품명:Alinia(R), 500 mg/정, 30정/package, 약 100만원/packge). 낱알로 구입이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2014-3-27. 애독자 질문] 평소 회를 즐겨 먹는 여자 환자입니다. 올 2월에 배변 후 항문에서 tapeworm이 나와서 인근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기생충은 없었습니다. 제 외래에 오셨기에 praziquantel 600mg 1알을 복용하도록 하였습니다. 복약 후 소량의 기생충이 더 나오고 이후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D. latum (광절열두조충)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대장내시경이 필요할까요?

[이준행 답변] 일전에 EndoTODAY 20110409에서 소개드린 바와 같이 D. nihonkaiense, 유구조충, 아시아조충 등이 모두 가능합니다. 편절을 봐서 광절(廣 넓을 광, 節 마디 절)이면, 즉 옆으로 넓으면 D. nihonkaiense의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편절이 길면, 즉 대나무 마디처럼 생겼으면 유구조충이나 아시아조충일 확률이 높습니다. 과거 D. latum (광절열두조충)으로 진단된 것은 유전자검사를 해보면 대부분 D. nihonkaiense로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광절열두조충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정설이 되었으므로 D. nihonkaiense라면 모를까 광절열두조충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D. nihonkaiense나 D. latum이나 praziquantel 한 알로 치료하는 것이니까요.

Praziquantel을 한 알만 주신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표준 용량이 한 알입니다. Praziquantel 투약 후 충체가 나왔다면 더 치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감염되면 그때 치료하면 됩니다. 어짜피 징그러워서 문제지 병독성은 매우 약하니까요. 대장내시경은 당연히 필요없습니다. 원래 D. latum (광절열두조충) 혹은 D. nihonkaiense의 정상 기생부위가 소장 (회장 상부)입니다. 대장내시경에서 보일 수 있지만 안 보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장내시경을 위해 bowel preparation하는 도중에 배설된 D. latum (광절열두조충) 혹은 D. nihonkaiense


[2013-9-29. 추가정보] Gastrograffin을 조충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서민 교수님과 최근 새로 만든 EndoTODAY 기생충학 link에 대하여 메일을 주고 받던 중 일본에서는 diatrizoic acid를 써서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운동을 활발히해서 충체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Diatrizoic acid라면 barium을 쓰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radiocontrast agent (Gastrograffin)인데요...... 갑자기 궁금증이 발동하여 짧은 자료 검색을 했습니다.

1) Wikipedia의 D. latum 치료부분입니다. Duodenal tube를 통하여 여러 solution을 주입하여 D. latum 뿐만 아니라 여러 조충을 배출시키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Gastrografin (diatrizoic acid)이 많이 사용되는 모양입니다.

The standard treatment for diphyllobothriasis, as well as many other tapeworm infections is a single dose of Praziquantel, 5?10 mg/kg PO once for both adults and children. An alternative treatment is Niclosamide, 2 g PO once for adults or 50 mg/kg PO once. One should note that Praziquantel is not FDA approved for this indication and Niclosamide is not available for human use in the United States. Another interesting potential diagnostic tool and treatment is the contrast medium, Gastrografin (diatrizoic acid), introduced into the duodenum, which allows both visualization of the parasite, and has also been shown to cause detachment and passing of the whole worm.

2) Parasites in Humans라는 웹페이지의 D. latum 치료 부분에도 같은 방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Diphyllobothriasis was previously treated with praziquantel or niclosamide. Praziquantel has some side effects that are very similar to diphyllobothriasis symptoms. Niclosamide is not absorbed in the gastrointestinal tract and has usually no side effects. However, these drugs are not reliable in cutting the scolex loose. If the head is left in the intestinal wall it will regrow. The best method is a diatrizoic acid injection into the duodenal wall. The diatrizoic acid causes all worms to detach leaving nothing behind. Niclosamide or praziquantel should only be used, if endoscopic treatment is not available.

참고문헌 1: Method for ejecting cestodes: duodenal tube injection of gastrografin (AJR Am J Roentgenol 1984) (원문 PDF) - The expulsive effect of Gastrografin on the cestode is not clear, but it seems that a cathartic effect is one of the main mechanisms. The direct effect of Gastrografin on the cestode may also play a role in expulsion. It is presumed that stimulation of the scolex by a hypertonic solution containing iodine may cause release of the cestode body from the intestinal wall, and that acceleration of peristalsis and the increase of intestinal contents may cause expulsion of the cestode.


A: T. saginata in jejunum, B: in ileum

참고문헌 2: Successful treatment of Diphyllobothrium latum and Taenia saginata infection by intraduodenal 'Gastrografin' injection. (Lancet 1986)


[서민 교수가 D. latum에 대하여 한 방 날림]

[2011-4-12 서민] 4.5 미터짜리 벌레를 발견하다 -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이신 서민선생님이 쓰신 매우 흥미로운 글입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광절열두조충이 조각을 내려보내도 좌변기에 앉아 무심코 물을 내려버리면 모를 수도 있는데, 그래서 하루 한번씩은 자신의 결과물을 볼 필요가 있다. 꼭 기생충이 아니더라도 여러 질병의 징후를 변에서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변이 짜장 같다면 위궤양이나 위암을 의심해야 하고, 그냥 붉은 피가 묻어나온다면 치질이나 대장암일 수도 있다."

[헬스경향 서민] 청어의 기생충 vs 송어의 기생충 - 단국대 기생충학 교수이신 서민 선생님이 쓰신 또 다른 흥미로운 글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전문을 옮깁니다. 서민 교수님. 저작권 위반을 용서해 주세요~~~

"DH 로렌스가 쓴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실비아 크리스텔, 아니 코니라는 여인이 산지기 멜러즈와 바람을 피우는 얘기다. 코니의 남편 클리퍼드가 1차대전에 참전했다가 불구가 되는 바람에 코니는 '반처녀', 즉 결혼은 했지만 부부관계가 없는 처녀로 살아야 할 운명이었다. 그걸 안타깝게 여긴 코니의 아버지는 사위한테 이런 말을 한다.

"그 애는 야위어가고 있네. 앙상해지고 말야. 그 애답지가 않아. 그 앤 청어처럼 삐쭉하니 깡총한 계집애가 아냐. 살찌고 팔팔한 스코틀랜드 송어라고 할 수 있지."

즉 비쩍 마르고 성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게 청어라면 코니는 팔팔한 송어니 이런 식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청어가 성에 관심이 없다면 진작 멸종이 됐을 텐데' 하는 반문이 제기되지만 저자가 이미 죽은 지 오래니 그냥 넘어가고 여기서는 기생충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자.

청어는 소위 등푸른생선의 하나로 영어로는 herring이다. 북태평양 등 추운 물에서 사는 물고기인데 네덜란드에서는 청어가 국민식품이라 불릴 만큼 유명하다. 유럽에서 날생선을 먹는 드문 나라 중 하나가 바로 네덜란드인데 청어를 잡자마자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후추나 소금 또는 잘게 다진 양파를 뿌려 먹는다.

아쉽게도 청어에는 고래회충의 유충이 잔뜩 있어 사람 몸에 들어가면 크기 1센티 이상 되는 유충이 사람의 위를 파고들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고래회충 유충은 대부분 내장에 살지만 숙주인 물고기가 죽고 나면 근육으로 기어 올라오는지라 아무리 내장을 제거한다 해도 일부는 사람이 섭취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네덜란드에선 고래회충 유충에 의해 복통을 겪은 이가 엄청나게 많았고 herring disease라는 질병명이 붙여질 정도였다.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알려지긴 했지만 청어 말고도 고래회충 유충은 모든 바다고기에 다 들어 있어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이 질환이 숱하게 보고됐다. 네덜란드가 고래회충 때문에 청어를 얼리도록 권장하면서 환자 수가 급감하긴 했지만 싱싱할수록 값이 더 나가는 우리나라에선 고래회충 유충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송어에는 광절열두조충이 있다. 얼마 전 감염된 한 환자는 다른 바다회는 안먹고 송어회만 드시다가 결국 6미터에 달하는 기다란 광절열두조충 한 마리를 배출하셨다. 고래회충과 달리 광절열두조충의 유충은 그 빈도가 극히 드물어 송어 내 감염률이 0.1% 이하일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송어회가 사랑받는 만큼 환자도 계속 나오고 있다.

고래회충 유충은 내시경으로 충체를 제거하면 되고 광절열두조충도 디스토마 약 한 알로 치료되지만 길이가 길이다 보니 환자에게 미치는 충격은 광절 쪽이 훨씬 더한 모양이다. 이번에 충체를 배출한 환자 분도 그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코니 아버지의 말을 조금 바꿔서 해본다.

"청어는 삐쭉하고 깡총해서 날로 먹어도 기껏해야 고래회충 유충에 걸리는 게 고작이지만 살찌고 팔팔한 것에 혹해 송어회를 먹어대다간 길이가 몇 미터나 되는 광절열두조충에 걸리기 십상이야."

하지만 코니와 관계를 가진 산지기가 "세상에서 제일 근사"하다며 코니를 칭찬한 것처럼 송어회를 한번 먹고 나면 송어의 유혹에서 빠져나오는 게 쉽지 않다. 아무리 광절열두조충 얘기를 해도 환자가 꾸준히 나오는 건 송어회의 치명적인 맛 때문이다."


[분류학적 토론 - D. latum인가 D. nihonkaiense인가?]

nihonkaiense.html로 옮겼습니다.


99. 참고자료

1) D. latum in parasite sin humans.org

2) EndoTODAY 기생충학

3) 분류학적 토론 - D. latum인가 D. nihonkaiense인가?

4) D. latum 광절열두조충 환자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