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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학적 토론 - D. latum인가 D. nihonkaiense인가?]

조충에 대한 EndoTODAY를 보낸 후 박상현 선생님께서 매우 소중한 comment를 보내오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상현 선생님의 의견] 제목: 광절열두조충 아닙니다.

"이준행 교수님께. 우리나라에서 보고되는 D. latum은 거의 대부분 D. nihonkaiense를 오인한 증례입니다. 그동안 DNA 분석기법이 발전이 되어 과거에 국내에서 D. latum 으로 보고되었던 증례 중 62 개체를 DNA 분석을 해 보았더니 전부가 D. nihonkaiense로 나왔다는 논문을 소개합니다 (Jeon et al. 2009).

1986년 이전까지 D. nihonkaiense는 D. latum과 형태학적으로 유사하여 구분을 못하다 DNA 분석기법을 이용하여 Yamane가 새로운 종으로 분류하여 명명하였습니다 (Yamane et al. Shimane J Med Sci 1986;10:29-48). 역으로 DNA 분석으로 D. nihonkaiense 로 밝혀진 종과 D. latum과 형태학적 차이를 분석해보니 몇가지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것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D. latum으로 오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D. latum 증례는 50건이 되지 않지만 그중 62개체를 분석해 보니 전부가 D. nihonkaiense로 밝혀졌습니다 (Jeon et al. 2009). 국내에 과거 보고된 D. latum 이 사실은 D. latum 이 아니라는 논문이 몇편 나오고 있습니다. 몇 년이 지나면 국내의 열두조충은 거의 대부분이 D. nihonkaiense라는게 정설이 되어 정립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D. latum 이라고 DNA 분석으로 확진된 증례 보고는 국내에 없는 상태이며, D. nihonkaiense로 확진된 증례만 있는 상태입니다. NEJM 화보로 보고된 D. latum이나 다른 몇몇 D. latum증례도 DNA 분석으로 확진을 해보면 D. nihonkaiense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수님께서 언급하신 D. latum은 D. nihonkaiense로 정정하셔야 하며 여기에 대한 한글이름은 현재 없으나 동해긴촌충으로 해보자고 언급한 국내 논문이 한편 있습니다.

제가 D. nihonkaiense에 대해서 증례를 한편 적고 있는데 관련 논문을 한 30편 정도 읽어보았습니다. D. nihonkaiense 는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만 보고되고 있습니다. 보고된 몇 나라가 더 있는데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 연어를 먹었다던지하는 식으로 일본과 관계가 있어서 그 나라에서 D. nihonkaiense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만 보고되는 이유는 중간숙주가 동해를 거쳐 한국과 일본에서 소비되는 연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게 별로 중요한 사한이 아니므로 기생충학자 조차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을것 같고 치료법은 D. latum과 동일하고 중간숙주만 다릅니다. 그게 토착종인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1986년에 D. nihonkaiense의 존재가 알려졌지만 아직 널리 인지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토착기생충입니다.

요즘은 기생충학 교실에서 DNA 분석으로 진단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D. latum이 DNA 분석으로 보고된 예는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국내에 D. latum 이 있다는 evidence는 없고, D. nihonkaiense가 주로 보고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안에 이같은 내용이 정립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태학적으로 두 종이 매우 흡사하므로 과거 D. latum 증례보고례는 DNA 분석으로만 판정하라 수 있습니다.

저도 D. latum 증례를 쓰다가 DNA 분석에서 D. nihonkaiense로 나와서 다시 논문을 뒤져보다가 이런 놀랄만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과거 잘못된 보고가 정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어 메일 올렸습니다. 교수님의 엔도투데이로 많이 배우고 있는 내시경초심자로서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어 용기를 내서 메일을 드립니다. 그리고 교수님의 엔도투데이가 많은 분들께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사소한 것이지만 D. latum은 실제로 D. nihonkaiense를 오인하여 보고되는 것으로 보여 D. nihonkaiense로 정정하고 이게 국내와 일본에서만 보고되고 있는 토착종임도 참조하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2013-4-24. 이준행의 답변]

박상현 선생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대부분 동의합시다. (1) D. latum과 형태학적으로 매우 비슷하고 DNA 분석으로만 구분할 수 있는 D. nihonkaiense라는 종이 있다. (2) 국내에서 D. latum으로 보고된 것들은 사실 대부분 D. nihonkaiense이다.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관련하여 2011년 채종일 교수님 등이 쓰신 임상기생충학 420쪽에는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국내에 분포하는 종이 일본에서 신종으로 보고된 바 있는 동해긴촌충(D. nihonkaiense)과 형태학과 유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보고되어 (Jeon et al. 2009), 충체의 종 동정에 대해서는 추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제가 채종일 교수님께 전화로 문의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D. latum과 D. nihonkaiense는 다른 종이다. D. latum은 fresh water에서 생활사가 진행되고, D. nihonkaiense는 바다에서 생활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충체의 형태가 임상상이 매우 유사하고 치료도 같다. 국내에 D. nihonkaiense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과거 D. latum으로 보고된 것의 상당수는 D. nihonkaiense였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국내에 D. latum은 없고, D. nihonkaiense만 존재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아마 섞여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하여 조사중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임상가의 입장에서는 일단 D. nihonkaiense라는 것의 존재를, 그리고 국내에서 D. latum으로 보고된 것은 사실 대부분 D. nihonkaiense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내의 D. latum을 모두 D. nihonkaiense로 당장 바꿔서 불러야 한다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이른 것 같습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임상상도 비슷하고 치료도 비슷하기 때문에 익숙한 D. latum에 준하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practical하니다. 이와 비슷한 일은 무구조충(T. saginata)와 아시아조충(T. asiatica)의 관계에서도 벌어진 바 있습니다. 우리가 당장 실행해야 할 것은 D. latum으로 생각되는 검체를 확보하면 당장 기생충학교실로 일부 검체를 보내서 유전학적 동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Formalin fixed sample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13-4-25. 박상현 선생님의 추가 의견]

요즘은 형태학적인 차이도 알게 되어 형태학적으로 구분가능하지만 매우 흡사하므로 DNA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DNA 분석없이 형태학적 진단 가능합니다. D. latum 이 국내에 섞여있다는 것도 개인적인 채종일 교수님의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1986년 이후로 DNA 분석이 가능한 상태인데 아직까지 국내 보고된 DNA 로 확진된 D. latum 증례가 없기 때문에 국내에 섞여있다는 말도 evidence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물을 통해 감염되는게 아니고 동해에 사는 연어를 통해 감염되므로 임상적으로 중요한 점은 이러한 모양의 기생충을 보았을 경우 history taking시 연어섭취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민물회 섭취력을 조사할 필요가 줄어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9-30. 서민 교수님의 의견]

박상현 선생님과 댓글을 나눈 걸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모든 광절열두조충은 D. nihonkaiense가 맞습니다. 엄기선 교수가 우리나라 모든 샘플을 다 검사했는데 D. latum을 한 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2013년 8월 학회지에 박상현 선생님께서 D. nihonkaiense라고 못박은 증례를 발표하셨고, 저도 세 케이스를 모아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 2013년 8월호에 실린 박상현 선생님의 증례보고의 Introduction 부분(PDF)]

Most cases of diphyllobothriasis in Korea were reported to have been caused by Diphyllobothrium latum based on morphologic features of the specimens [1], which are closely similar to Diphyllobothrium nihonkaiense. However, genetic analysis can differentiate the 2 species [2, 3]. In the Republic of Korea (=Korea), through a DNA analysis, 62 diphyllobothriasis cases previously reported as D. latum infection were verified to have been caused by D. nihonkaiense [3]. In addition, the 4 D. latum cases reported in 2012 [4], which were been verified based on DNA sequencing analysis, may also have been D. nihonkaiense cases.

It is difficult for clinicians to diagnose correctly the worms with naked eyes. Although the chemotherapy regimen to treat a variety of Diphyllobothrium spp. is the same, it is necessary to identify the species correctly to know the epidemiological characteristics and to prevent further infections by providing information on intermediate hosts. In the present study, a molecular diagnosis of Diphyllobothrium spp. was done using the mitochondrial cytochrome c oxidase subunit I (cox1) gene sequence of the tapeworm discharged from a Korean female patient.


[2014-5-21. 애독자 의견] D. nihonkaiense에 관해서 투고당시에 세브란스병원 용태순 선생님께 자문을 구했었는데 비전공자는 그냥 D.latum으로 해도 무방할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투고 후에 프랑스에서 저자 질문이 들어 왔는데 역시 D. nihonkaiense와 감별을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더군요. 답을 해서 보냈더니 편집국에서 publish는 안하고 편지로 답한 듯합니다.

그런데, 니혼카이는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일본발음입니다. 니혼카이엔제를 동해조충이라고 부르는 것은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였으면 전공자들께서 donghaense라고 명명하셨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dakeshimaense가 나오면 독도조충이라고 부를 건지도...ㅠㅠ latum인지 nihonkaiense에 대한 논란이 비전공자에게 중요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발표된 latum을 직접적인 증거없이 추론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겁니다. 만의 하나라도 아닐 수 있다면 그럴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무엇보다도 이 논란은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니혼카이를 명명한 일본학자도 그런지는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15-1-16] EndoTODAY (링크)에 대하여 한 애독자께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제가 광절열두조충과 동해긴촌충을 섞어서 사용한 것("광절열두조충과 구분이 어려운 것이 동해긴촌충입니다. 사실 모양이 똑 같습니다. 유전자 검사로 구분할 수 있지만, 어짜피 치료는 같습니다. 국내의 광절열두조충을 상세히 검사하면 대부분 동해긴촌충으로 나온다고 합니다.")에 대한 반대의견이었습니다. 저는 기생충학계에서 정리해 주면 우리 임상의들이 따라갈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논문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알지만 대부분의 기생충학 책에는 광절열두조충만 소개되어 있으며, 동해긴촌충을 알고 있는 의사도 거의 없는 실정인지라 아직은 섞어서 기술하고 있습니다. 저도 상황을 봐서 설명서를 바꿀 예정입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으나... 박상현 선생님의 훌륭한 의견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2015-1-16. 애독자 (P 선생님) 의견]

광절열두조충(D. latum) 혹은 동해긴촌충(D. nihonkaiense) 이렇게 묶어서 쓰는 것에 반대합니다. 동해긴촌충만 써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광절열두조충이 있다는 근거가 적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광절열두조충을 상세히 검사하면 대부분 동해긴촌충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 이 말도 엄밀히 말하면 동해긴촌충을 외국에 서식하는 광절열두조충으로 오인하기도 하였지만 DNA 분석으로 광절열두조충이 아닌 동해긴촌충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로 바꾸어야 합니다.

제가 애정을 갖고 있는 기생충이고 이번에 4건의 증례를 묶어 대한기생충학회지에 투고하여 accept 되었는데 곧 나올 예정인 증례가 있습니다. 한림대학교 기생충학 교실에 보관중인 샘플 8개를 DNA 분석을 하였더니 전원 D. nihonkaiense 로 나왔습니다. 4건은 확인 과정에서 이미 전형규 교수님이 과거에 보고한 검체여서 나머지 4건을 묶어서 이번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잘못알고 있어서 아직도 우리나라에 광절열두조충이 존재한다고 믿을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DNA 분석에서 전원 다 동해긴촌충으로 나오고 있으므로 광절열두조충의 국내 존재는 희박하거나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광절열두조충은 머리속에서 지우고 동해긴촌충으로 기억하는 것은 어떨는지요?

현재까지 국내에 DNA 분석으로 보고한 동해긴촌충 증례는
2009년 전형규 교수님의 62건
2013년 제가 보고한 1건
2014년 Song SM et al 2건
2014년 Kim HJ et al 3건
그리고 제가 이번에 4건 보고할 예정입니다. 2014년부터 갑자기 활발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DNA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역으로 동해긴촌충과 광절열두조충의 미세한 육안적 차이가 밝혀졌는데 기존 보고된 증례들에서 이런 윤악적 차이 진단기준에 의한 보고는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머리속에 동해긴촌충만 기억하면 어떨까 하는게 저의 제안입니다.


[2015-1-21] 한 애독자께서 아래와 같은 글을 주셨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중요한 내용입니다. 동해긴촌충의 이름에 한일관계의 중요한 문제가 숨어있었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그렇습니다. 동해긴촌충의 학명에 "일본해"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D. nihonkaiense에서 nihonkai가 "일본해"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일본어를 잘 몰라서 제가 미처 알지 못했는데... nihon이라는 말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야 했었는데... 여하튼 중요한 깨달음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며 편지 전문을 옮깁니다.

[2015-1-20. 애독자 (K 선생님) 의견]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미국에서 지내고 있지만 Endotoday 잘 보고 있습니다. 박선생님의 과학자로서 열정은 이해하지만...

요즘 읽은 책에 국토와 국어는 함께 산다는 말이 생각나서 편지드립니다. "80초 생각나누기, 짧은 이야기, 긴 생각, 이어령 저, 시공미디어 2014"

중국에서는 나라를 상징하는 새로 단정학을 선정한 적이 있지만 그 학명이 Japanese Crain이라는 걸을 알고는 안을 폐기합니다. 인삼을 진생이라 부르고 매화를 재퍼니스 애플리컷이라 부르고 은행을 징코라 부르지요. 하지만 nihonkaiense를 동해긴촌중이라 소개한 것은 그냥 읽고 지나가기엔 너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nihonkai는 우리가 동해라 부르는 바다를 일본사람들이 일본해라 부르는 말이지요. 과학자의 마음으로 그 바다가 어떻게 불리든 상관없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 할 수 있고 아니면 정말 그 바다는 일본해라 불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 우리 머리 속에 동해긴촌충을 알리고 싶어하시는 분의 진의를 알고 싶습니다. Nihonkai라 쓰고 동해라고 읽으라는 건 어느 나라 학자의 생각인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2015-1-21. 이준행 추가] 이번 일로 크게 반성했습니다. 제가 몰랐다고 말씀드렸는데 과거 자료를 뒤져보니 모르지 않았습니다. 듣고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D. nihonkaiense의 nihonkai가 日本海라는 것을 2014년 5월 21일 한 애독자께서 이미 지적해 주신 바 있습니다. 당시 EndoTODAY에 옮겨놓기까지 했는데 제가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링크).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문제를 잊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여하튼 과거의 애독자 편지를 옮깁니다.

[2014-5-21. 애독자 의견] D. nihonkaiense에 관해서 투고당시에 세브란스병원 용태순 선생님께 자문을 구했었는데 비전공자는 그냥 D.latum으로 해도 무방할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투고 후에 프랑스에서 저자 질문이 들어 왔는데 역시 D. nihonkaiense와 감별을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더군요. 답을 해서 보냈더니 편집국에서 publish는 안하고 편지로 답한 듯합니다. 그런데, 니혼카이는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일본발음입니다. 니혼카이엔제를 동해조충이라고 부르는 것은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였으면 전공자들께서 donghaense라고 명명하셨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dakeshimaense가 나오면 독도조충이라고 부를 건지도...ㅠㅠ latum인지 nihonkaiense에 대한 논란이 비전공자에게 중요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발표된 latum을 직접적인 증거없이 추론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겁니다. 만의 하나라도 아닐 수 있다면 그럴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무엇보다도 이 논란은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니혼카이를 명명한 일본학자도 그런지는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 학자가 새로운 기생충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름을 D. nihonkaiense라고 붙였습니다. 그런데 日本海라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만약 제가 기생충학자이고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옳을까요?

우선 강력한 항의는 어떻겠습니까? nihonkai는 한일간 분쟁이 있는 이름이므로 다른 용어로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미 국제적으로 등록된 이름이므로 바꿀 수 없다고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동해긴촌충'이라고 편하게 번역하여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떳떳해 보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일본해긴촌충'으로 부르고 절치부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우리가 더욱 연구에 정진하여 앞으로는 이런 창피를 당하지 말자'는 다짐 같은 것 말입니다. 차라리 아주 새로운 중립적인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아시아긴촌충으로 한다거나....

비슷한 일은 많습니다. 간흡충은 Clonorchis sinensis입니다. sinensis는 중국이라는 말이구요... Metagonimus yokogawai (요코가와흡충)라는 기생충도 있습니다. 당연히 일본사람 이름입니다. 위에 소개한 애독자 편지의 "dakeshimaense가 나오면 독도조충이라고 부를 건지"라는 부분도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명명학에서는 개인이나 국가의 이름은 가급적 넣지 말 것을 권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강제력은 없는 모양입니다.


[2015-1-21. 애독자 편지] 제가 위와 같은 글을 posting한 이후에 이 이슈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신 선생님께서 글을 주셨습니다.

이준행 교수님께

미국 애독자분께 설명하겠습니다. 이 기생충을 일본사람들이 비열하게 이름을 지었다는데 대해 동의합니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고, 제가 말씀 드린것은 동해는 일본해다가 아니라 D. latum 이 아니고 D. nihonkaiense 다 라는 점입니다.

이 기생충이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일본 학자가 이름을 명명하여 nihonkaiense 로 정해졌기 때문에 학명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기생충에 대한 한글 이름은 없습니다. 밝혀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입니다. 다만 채종일 교수님께서 논문중에서 동해긴촌충이라고 명명하는게 어떨까 하고 제안한 바가 있고 몇몇 다른 연구자들도 한글 이름을 몇가지 제안한적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것은 D. latum 이 아니라 D. nihonkaiense 라는 것입니다. 두개의 기생충은 별개의 종이며 육안적으로 흡사하지만 육안적 차이가 있는 종이므로 기존에 잘못 알려졌던 D. latum을 D. nihonkaiense 로 정정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머리속에서 잘못 알고 있던 D. latum 을 지우고 D. nihonkaiense 로 인식해야 하지만 동해가 일본해다라는 말이 아니며, 일본학자가 일본해라는 뜻으로 이 기생충을 먼저 명명해 버린탓에 이름을 비열한 학명인 nihonkaiense 로 부를 수 밖에 없지만 제가 말씀 드린것은 동해를 일본해로 부르자는 말이 아닙니다. nihonkaiense 를 동해긴촌충으로 부르자는 말도 기분 나쁜 nihon 보다는 동해로 부르자는 의미에서 제안한 이름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fact 를 말씀드린 것이지 nihonkaiense 의 어원에 대하여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에는 혼이 담기기 때문에 nihon 보다는 동해긴촌충으로 부르는게 좋겠고 제가 말씀드린 핵심은 D. latum 이 아니라 D. nihonkaiense 다 라는 점입니다. 이 정도면 오해 없으실것 같군요.


[2015-1-22. 애독자 (P 선생님) 편지]

이준행 교수님께

D. nihonkaiense 는 유명한 기생충도 아니고 가끔 TV 에서 등장하는데 D. latum 으로 등장합니다. 어쩌면 그게 더 나은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다른 종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논문에서 D. latum 으로 쓰는건 무방하지 않습니다. donghaense 라고 명명하기 전에, 우리가 관심도 갖기 전에 일본에서는 1000 건 이상의 증례를 분석하기도 하고 선점해서 nihonkaiense 로 명명했으니 그 주장도 무의미 합니다.

이전에 발표된 D. latum 이 D. latum 과 D. nihonkaiense 와의 차이점 몇가지중 단 한가지도 제시한 논문이 없기 때문에 D. latum 이라는 증거가 전혀 없으므로 기존의 증례는 D. latum인지 D. nihonkaiense 인지 알 수 없으나 DNA 분석에서 지금까지는 전원 D. nihonkaiense 로 나오고 있으므로 D. nihonkaiense 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물론 비전공자에겐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답장 감사합니다. 하지만 D. latum 아닙니다. D. nihonkaiense 입니다. nihonkai 라는 이름이 더럽다면 어쩔 수 없이 동해긴촌충이라고 임시방편으로 부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절치부심 하는것이 일본해긴촌충이라고 부르면서 절치부심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D. nihonkaiense 문제는 충북대 전형규 교수님이 가장 전문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필요할때는 전형규 교수님께 자문을 구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증례를 모아 original article 로 논문을 쓴 기생충학자는 전형규 교수님이 유일한것 같습니다.


[2015-1-22. 애독자 (K 선생님) 편지]

이준행 선생님

중간에서 곤란하시겠습니다. ㅠㅠ

하지만 답변 주신 선생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말은 생명이 있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는 말이 살아남습니다.

니혼카이를 동해로 부르면 우리들끼리 하는 말이겠죠. 결국 요즘 유행하는 '지록위마'하는 것이고 국제적으로는 니혼카이가 통용되는 것이니 동해/일본해 이슈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당연히 그 바다는 니혼카이라고 인식할 것 같습니다.

두 벌레가 다른 거 잘 알겠습니다만 어제 말씀 드린 것처럼 중국을 상징하는 새는 누가 뭐래도 단정학입니다. 그런데 Japanese Crane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말이니까 그 사람들은 논의를 중단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도 니혼카이라고 부르는 바다를 무슨 수로 외국인에게 동해라고 설득합니까? 안타깝습니다.


[2015-1-22. 이준행]

일단 이번 논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저의 입장입니다.

1. 아주 비슷한 두 기생충이 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한 기생충은 유명하고 다른 기생충은 아직 그리 유명하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임상의사들은 치료에 집중합니다. 그러니 뭐라 불러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그냥 잘 치료하려고 합니다.

2. 일본의사들이 이름 짓는 원칙을 어겼습니다. 생명체에 대한 이름은 보편타당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꾸준히 항의하고 우리 나름의 대안을 마련하여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3. 서로 다른 기생충의 이름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일간의 역사적 갈등을 푸는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동해가 제 이름을 찾는 것은 기생충이 제 이름을 찾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입니다.


99. 참고자료

1) D. latum in parasites in humans.org

2) EndoTODAY 기생충학

3) 흔하고 중요한 조충

4) D. latum 광절열두조충 환자설명서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