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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7일 공청회 발표자료]

2015년 5월 7일 국회에서 환자안전과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공청회가 열립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발제를 할 예정입니다.


Powerpoint PDF 1.0 M


저는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의 이준행입니다. 지난 몇년간 병원의 환자안전과 관련된 부서에서 실무를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안전 관련하여 몇 가지 느낀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지하철 화재의 교훈, 환자가 안전한 병원, 내과의 위기와 환자안전의 순서로 꾸며보았습니다.

먼저 세월호 참사와 지하철 화재의 교훈입니다.

1977년 대서양의 Tenerife 공항에서 네덜란드의 KLM 항공기와 미국의 PanAm 항공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안개가 자욱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여 서둘러 출발하다 발생한 대형 참사였습니다. 무리하여 서두름. 참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만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세월호 참사 후 많은 후속대책이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전 관련하여 큰 변화를 몸으로 느낀 국민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쉽기는 합니다만, 민간과 정부 여러 분야에서 안전과 관련된 제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강화된 점은 다행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전 실무 담당자로서 세월호 참사를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정량의 2배가 넘는 화물을 싣고 있었고, 절반 이상의 평형수를 뺀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적상태는 아무리 주의를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매우 위험한 조건입니다. 만약 우리가 대한민국의 모든 여객선, 모든 화물선이 절대로 과적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고 예외없이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바다는 훨씬 안전해질 것입니다.

슬픈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그럼 성공사례는 없을까요? 작년에 있었던 서울 지하철 화재사고가 있습니다. 어떤 승객이 열차 객실에 신나를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분께서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있었습니다. 한 명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사실 11년 전 대구에서 거의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192명이 돌아가셨습니다. 192명 대 0명. 무엇이 이런 큰 차이를 가져왔을까요?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후 서울 메트로는 모든 전동차 좌석을 철제나 난연성 재질로 바꿨다고 합니다. 만약 과거와 같이 불이 잘 붙는 의자였다면 소화기로 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의자를 바꿨기 때문에 불을 끌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의자를 예외없이 바꾼 것이 포인트입니다. 예외가 없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병 치료가 이루어지는 병원은 다른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합니다.

안전한 병원의 구성요소는 인력, 환경과 시설, 프로세스, 그리고 안전 마인드입니다.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습니다.

환자안전 향상을 위한 현재의 전략은 실수로부터 배우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실수가 있었던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표준화를 진행하고, 만들어진 새로운 원칙을 예외없이 적용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안전하고 질 높은 병원을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 중 하나가 인증입니다. 많은 기준과 조사항목을 통하여 기본가치체계, 환자진료체계, 지원체계, 성과관리체계를 점검하는 것이 인증입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가 기본가치체계의 안전보장활동과 지속적인 질향상 노력입니다.

국제인증이라고 불리는 JCI의 핵심도 환자안전과 질향상입니다.

2014년에는 환자안전법이 제정되었고 세부 시행령이 마련되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인증, JCI, 환자안전법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고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인력입니다.

휴전선은 누군가 지켜야 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휴전선을 지키는 인력이 빠진다면 우리가 휴전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대치 상황에서 적절한 인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내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습니다. 30-40% 이상의 환자가 내과에 입원해 있습니다. 내과가 위기에 빠지면 환자안전은 크게 위협을 받습니다.

수년 전부터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내과 전공의 확보율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많은 병원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최근들어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정책에 따라 전공의들의 주당 업무시간이 축소되면서 더욱 큰 근무 공백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현장 의사 인력의 부족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안전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근본원인분석과 사건유형 및 영향분석이라는 방법론이 있습니다. 근본원인분석은 후향적 방법이고 사건유형 및 영향분석은 전향적 방법입니다. 근본원인분석은 일단 사고가 난 이후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입니다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향적으로 안전을 검토해야 합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안전 위험인자와 그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야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외과의 전공의도 오래 전부터 부족하였습니다. 많은 일이 수술장에서 벌어지고 있고 술기가 중요한 외과에서는 어느 정도 술기를 도와줄 수 있는 주로 간호사 인력인 surgical assistant를 활용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과 복강경 수술 등 신기술도 활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내과는 다릅니다. 대부분의 업무가 병동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술기보다는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공의의 판단을 간호사 인력인 physician assistant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현 단계에서 의사의 판단 자체를 도와줄 수 있는 신기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내과 의사 인력의 부족은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내과와 외과를 막론하고 병동 의사의 인력은 평형수 부족과 비슷합니다.

부족한 평형수는 반드시 보충되어야 합니다.

저는 단순하게 생각할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질 좋고 안전한 환자진료를 위하여 중증 입원환자가 있는 병실이나 응급실에는 일정한 수 이상의 입원환자 전담의(전공의 및 호스피탈리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한 제도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년 5월 7일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국회 공청회 내용이 일부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2015-5-8. 청년의사] 필요성은 공감하지만…제자리걸음 '호스피탈리스트'

성균관의대 내과 이준행 교수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대책에 따라 전공의의 업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진료공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환자 안전을 위한 현장 의사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질 좋고 안전한 환자진료를 위해 중증 입원환자가 있는 병실이나 응급실에는 입원환자 전담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5-5-8. 데일리메디] 내과 추진 '호스피탈리스트' 과제 만만찮아

특히 복지부는 추가인력 고용이란 면에서 비용 부담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임 과장은 "수가 등의 지원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구체적인 모형을 제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손영래 과장은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지만 이에 대한 개념과 모델은 좀 더 명료해져야 한다”며 “병동전담전문의라고 했을 때 이들이 행할 수 있는 의료행위에 제약을 둘 것인지, 전공의 및 기존 스텝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 이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