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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증례 편지 39 - ESD for EGC. 3차 의료기관은 3차 의료기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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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21. 애독자 편지]

존경하는 이준행 교수님께

아침 출근 후 교수님의 메일 튜터링과 유튜브 해설을 보면서 기분 좋게 일과를 시작하는 종병의사입니다. 매번 위내시경의 어려움을 배우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최대한 천천히 바른 내시경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교수님께 의뢰드린 조기위암 환자에 대한 f/u 상황을 알려드리기 위해 연락드립니다.

Initial endoscopy (biopsy: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 with ulcer)

선생님의 ESD 시술 예약이 상당히 밀려있다고 해서, 보호자분께서 본원에서 ESD하시기를 강력히 원하셨시어 제가 시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ESD: EGC IIb+IIc, Tubular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
1) size: 2.0 *1.7cm
2) Depth of invation: Invades mucosa (muscularis mucosae)
3) Lymphovascular invasion: Not identified
4) Perineural invasion: Not identified
5) Resection margins:
- Oral side: Free of carcinoma (safety margin:0.2cm)
- Anal side: Free of carcinoma (safety margin:0.2cm)
- GC side: Free of carcinoma (safety margin:0.8cm)
- Unstated side: Free of carcinoma (safety margin:0.8cm)
- Basal: Free of carcinoma (safety margin: 600mcm)
6) Ulcer
pT stage by AJCC Cancer staging (8th ed.): pT1a

600마이크로라 참 불안하기 짝이 없지만, SM invasion이 되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멋진 시술 사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미천하지만, 아낌없는 질책의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열정적인 강의와 부지런한 학회활동에 저의 게으름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많은 소화기내시경 의사들의 평생 스승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2019-8-22. 이준행 답변]

안녕하십니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은 참 슬픈 날입니다. 가깝게 지내던 동년배 교수님 한 분께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건강 챙기라는 당부 참으로 고맙습니다. 술 끊고, 적당히 운동하고, 과로는 피해야겠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누구나 힘들겠지만 저도 제 환자를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를 믿고 찾아오는 환자는 많으나 제가 시술할 수 있는 환자는 제한되어 있어서 고민입니다. 일주일에 5-6개 정도의 ESD를 15년째 하고 있지만 waiting list는 한없이 늘어지고 있습니다. 하면 할수록 더 길어집니다. 그래서 저와 상담한 후 다른 의료기관에서 시술받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매우 미안한 일이지만 한계를 초과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 복원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은 상급이 아닙니다. 그냥 screening endoscopy나, 그냥 피검사 한번 해 보고 싶어 오는 환자가 너무 많아서 상급이 상급이 아닙니다. 3차 의료기관이 3차 의료기관이 아닙니다. 1-3차일 뿐입니다. 3차가 아니라 1+2+3차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나라의 (1+2+)3차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의 역할과 2차 의료기관의 역할과 3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3차 의료기관의 역할(중증 환자의 신속한 치료)에 집중할 수 없는 것입니다. 1차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답게, 2차 의료기관은 2차 의료기관답게, 3차 의료기관은 3차 의료기관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언제 만들어지련지...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을 뿐입니다.

선생님 시술은 아주 멋지게 잘 된 것 같습니다. 결과도 아주 좋습니다. SM invasion이 없고 deep resection margin이 600um가 나왔으면 perfect 한 것입니다. Extragastric recurrence가 1% 이하로 예상되는 상황이니 80대인 환자 연세를 생각하면 아주 잘 된 시술 결과입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Comment를 해 달라는 말씀을 하셔서 사소한 지적을 해 본다면.... 처음 마킹을 할 때 distal 부분이 조금 가깝게 표시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safety margin이 조금 짧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없습니다.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타향에서 뭔가의 치료를 받았더라도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추적관찰하는 것이 좋을 때도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저는 조기위암 내시경 치료 후 환자에게 연고지 병원에서 추적관찰 받을 것을 강력히 권하고 있습니다 (이준행 외래 설명서 ESD 후 추적관찰 부분).

"인공 궤양은 다 아물었는지, 잔류병소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2-3개월 후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퇴원시 이미 예약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후는 3년 동안은 6개월 간격으로, 그 이후는 간격을 조금 늘려 검사하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1년 정도는 본 병원에서 검사받으시기 바랍니다. 그 이후는 원하시면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되의뢰 소견서를 작성하여 옮겨드리고 있습니다. 싱겁게 드시고 균형되고 건강한 식생활을 권합니다. 술과 담배는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의 권유에 따라 인근 의료기관으로 되의뢰 가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어제 외래볼 때에도 20명 이상에게 근처 병원으로 옮기시는 것이 어떤가 권했습니다. 두 분 가셨습니다.

환자 한 분의 경우를 보여드립니다. 제가 10년 전 ESD를 해 드렸고 무수히 되의뢰를 권했으나 서울에서 검사받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10년을 다니셨습니다. 10년이 지나고서야 지역 병원으로 가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계산해 보았더니 10년 동안 서울을 최소한 29번 방문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가 있고, 정부 정책의 혼선도 한 몫 하고 있으므로 현재의 서울 집중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ESD를 하면 할수록 SRT나 KTX 회사만 돈을 버는 현재의 구조는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저는 어쩔 도리도 없습니다. 강제로 보낼 수도 없고...

오늘도 저는 오는 환자 막지 않고, 가는 환자 잡지 않고, 한 분 한 분 최선을 다하여 치료할 뿐입니다.


[References]

1) EndoTODAY 애독자 증례 편지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