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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설명할 것인가?]

2014년 11월 21일 데일리메디에 실린 "의사 변호사가 본 '굿 닥터' 정의, 조건 - "의료법, 판례 기준 부합하는 의무 이행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 도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일부를 옮깁니다.

고려대 의과대학 의인문학교실은 20일 ‘2014 의학과 인문학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좋은 의사’의 정의와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연희 법무법인 로앰 대표변호사(가정의학과 전문의)[사진]는 “의사 스스로가 ‘굿 닥터’가 되고자 노력해도 진료시간 등의 의료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다양한 조건이 있겠지만 의료법과 판례를 통해 의사의 면모를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김 변호사는 사전·사후 충분한 설명의무 이행과 설명 주체 및 설명 정도에 대해 의사로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 상황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전공의나 간호사에게 설명을 대신토록 하는 것은 좋은 의사인지를 생각해 보자"며... 그는 "그러나 법적 책임을 물지 않는다고 다른 의료인에게 설명 의무를 전가시키는 것이 과연 좋은 의사의 모습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설명 의무를 타인에게 넘긴다면 그야말로 의료법의 본말전도가 야기되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설명이라는 것은 환자를 이해시킨다는 뜻으로 법적 책임을 벗어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의 이해를 도우려는 태도가 좋은 의사"라고 강조했다.

같은 신문 2014년 5월 29일자에는 "의사가 직접 수술 설명 안했으면 의무 소홀"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A씨가 간호사로부터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긴 했지만, 의사가 이를 환자에게 직접 설명하지 않은 것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는 내용입니다. 환자-의사 관계에서, 법적인 측면에서 가급적 설명은 시술하는 의사가 직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턴 선생님의 설명은 내용이 부족한 것이 문제고, 설명간호사의 도움은 법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든 것을 시술할 의사가 직접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중요한 것은 시술자가 직접 설명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너무 바빠서 설명할 시간이 없다구요? 그렇다면 시술을 줄이십시요.

저는 통상의 내시경과 조직검사는 전공의, 인턴, 간호사에게 설명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ESD의 경우는 제가 직접 설명을 합니다. 외래에서는 표준 설명서를 함께 읽으면서 직접 설명을 합니다. 물론 그 내용을 의무기록에 남겨놓습니다. 입원 후에는 다시 한번 A4 용지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다시 한번 설명합니다. 그 이후 전공의와 간호사가 또 다시 설명하고, 인턴 선생님이 동의서를 받습니다. 아직까지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설명한다고 짜증내는 환자가 있기는 하지만...

저는 ESD를 하는 모든 환자에게 아래 사진처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가며 설명을 합니다. 환자들은 쉽게 이해합니다. 스스로 고안한 방법이지만 매우 좋다고 생각되어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한번 해 보십시요. Analogue hand-writing 설명. 무척 효과적입니다.



천천히, 커피 한 잔 드시면서 진료하세요. 설명도 잘 하시고... 빨리 대충하는 의료는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잘 하는 문화를 만들면서 동시에 혹은 그 다음에 비용을 논합시다. 일단 잘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조건을 따질 것이 아니고...


카페인 함량에 따른 올빼미 눈


[2014-11-27. 애독자 질문]

항상 감사드립니다. 2014년 11월 25일 누가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서 잘 보았습니다. 대장내시경을 시작할때부터 항상 불안했던 의문이 있었는데 이 기회에 질문을 드릴려고 합니다. 교수님의 메일을 보고 다른 독자분들이 저와 같은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교수님께 보내지 않을까 이틀 정도를 봤는데 그런 회신이 아직 보이지는 않아서 궁금한 마음에 용기를 내서 직접 질문을 드릴까 합니다.

사전설명에 있어서 의사가 직접하지 않는다고 해서 위법은 아니지만 (형사처벌은 피할수 있겠죠) 판례에서는 이미 의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것이지요. (민사재판에서는 상당히 불리해진다는 것이죠)

만약에 대장내시경ESD를 한다고 하면 이것은 수술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사전에 누구나 충분한 설명을 할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학병원도 그렇고 개인의원도 그렇고 대장내시경을 하면서는 대개 의사가 사전에 대장내시경에 대해서 직접 설명을 하진 않을것입니다.

그런데 대장내시경을 하다가 용종이 있어서 용종절제술을 했는데 며칠 있다가 지연출혈이 생겨서 환자가 위험한 고비를 겪게 되었다고 합시다. 그러고 난뒤 환자와 보호자가 대장내시경 하기전에 의사로 부터 용종절제술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용종절제술이 이렇게 위험할수 있는 건지 전혀 몰랐다고 하면서 이에 대해 의사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다고 하면 용종절제술의 시술자체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도 판례에서 처럼 의사가 직접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불리해지게 되는거 아닌가요?

이러한 가정은 내시경을 하는 의사들이라면 특히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절제술을 하는 의사라면 누구나 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장내시경을 하는 의사들은 이런 경우는 어쩔수 없는 거라고 치고 용종절제술을 할때는 그런 맘의 준비까지 하고 감수하리라 생각하고 하는건가요? 대개 선생님들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와 실제 이런 경우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합니다.


[전문가 답변 1]

질문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학회 때문에 제주도 가기 전에 마쳐야할 일이 좀 많아서 reference도 찾아보지 못하고 그냥 생각나는데로 적어보는데 조심스럽습니다.

질문하신 분의 요지는 결국 two-stage polypectomy(병변 발견과 절제를 두번의 내시경 검사로 나누어 함)를 하던 시절에서 one-stage polypectomy로 추세가 옮겨가는 시기에 생겨나고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ESD 같이 비교적 합병증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술은 아직도 대부분 two-stage procedure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듯 하고요.

법적인 책임이나 효력에 관해서는 제가 책임지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이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는 원칙적으로 진정 대장내시경을 받는 환자는 보호자를 동반하도록 해서 용종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보호자에게 보여주고 informed consent를 받는 방법을 썼는데 제가 알기로는 환자 자신의 동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진정상태에 있는 환자 본인에게는 받을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습니다.

현재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모든 대장내시경 동의서 내에 검사 중 용종이 발견될 경우 특별한 금기가 없는 경우 용종절제술을 시행하며 용종절제술의 부작용에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어 모두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외래 중 직접 받지는 못하고 있으며 전문설명간호사가 일일이 설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 언뜻 듣기로는 대장내시경 검사 동의서와 용종절제술 동의서는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이런 방법이 법적으로 안전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문가 답변 2]

교수님 안녕하세요. 참으로 민감하고도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질문하신 분의 말씀대로, "대장내시경을 하다가 용종이 있어서 용종절제술을 했는데 며칠 있다가 지연출혈이 생겨서 환자가 위험한 고비를 겪게 되었다고 합시다. 그러고 난뒤 환자와 보호자가 대장내시경 하기전에 의사로 부터 용종절제술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용종절제술이 이렇게 위험할수 있는 건지 전혀 몰랐다고 하면서 이에 대해 의사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다고 하면" 용종절제술의 시술자체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도 판례에서 처럼 의사가 직접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불리해지게 되는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거의 100% 시술에 대해서는 간호사/전공의가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위험천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용종절제술(단순 EMR, polypectomy)과 관련하여 천공은 경험하지 못하였고, 출혈도 지혈이 되지 않아 곤란을 겪거나 치명적인 출혈은 없었습니다. 커다란 폴립이거나 목이 굵은 폴립 외에는 합병증이 많지 않은 것 같고, 이런 경우에는 사전에 동의서를 직접 받지 않았더라도 시술 후에 설명을 추가로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 문제가 없었지만 언젠가는 운이 나쁘고,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환자를 만난다면 겪을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의사가 직접 동의서를 모두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이없게도, 저도 그러라고 교육은 하고 있지만) 특히 one-stage polypectomy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대장내시경 검사 동의 과정에 발견되는 폴립에 대해 one-stage polypectomy에 대한 동의를 같이 취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polypectomy에 대해 의사가 직접 동의서를 더욱 어렵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 시술하고,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시술에 대해서는 시술 후 추가로 환자/보호자에게 설명을 하고 (필요하면 입원을 시키기도 합니다), PP bleeding과 같은 합병증은 가급적 직접 지혈술을 시행하는 (전임의 시키지 않고) 정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 답변 3]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조교수 발령 받고 환자 진료를 시작할 때 잠깐 고민했었고 그래서 일일이 챠트에 예상되는 우발증을 써가면서 설명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어는덧 그 문제에 무뎌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즉 간호사의 설명과 환자가 작성한 동의서에 그냥 제 서명만 하는 것으로 끝내고 있습니다.

민사와는 달리 형사소송에선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시술 관련 우발증에 대한 설명은 의사의 몫이며 원칙인것 같습니다. 다만 대한민극의 너무 낮은 수가 쳬계에서 의사가 일일이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원칙은 원칙입니다. 즉 어쩔수 없다고 할 문제는 아니니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 현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원칙이 우리들의 노력으로 현실적인 부분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술 동의서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사항을 만들어야 겠지요


[전문가 답변 4]

저희도 대장내시경 전에 받는 모든 동의서에 폴립절제술 가능성/합병증 등을 기재해두고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놓고 대장내시경을 합니다. 외래의 경우 동의서를 시술 의사가 직접 받지는 못하고 설명 간호사가 받고 있으며, 일부 선생님은 진단대장경 중 폴립 발견되어 폴립절제술 필요하면 수면 여부에 따라 환자 또는 보호자 불러 한번 더 설명하기도 합니다. 입원 환자는 전공의 또는 인턴 선생님들이 받습니다.


[2014-12-7. 이준행 의견]

'합병증 없는 안전한 시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설명은 시술할 의사가 직접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만 충분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일부 의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설명을 다른 사람에게 의뢰하는 것은 무척 위험합니다. 글이나 동영상으로 대신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 아닙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시술할 의사에게 직접 듣지 못한 경우에는 "설명을 들었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뢰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가 직접 설명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기록이 없으면 설명도 없었다고 해석됩니다. 기록은 필수입니다.

2011년 7월 19일자로 되어 있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표준서식지 모음의 대장내시경동의서입니다. 조직검사를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은 있지만 용종절제술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One stop polypectomy를 강조하는 현 의료환경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대장내시경 동의서는 "직장/대장 내시경 및 용종제거술 동의서"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으며 대장내시경 도중 용종발견시 가능하면 바로 절제해주기를 신청하는 괄호가 있습니다. 환자입장에서 보면 내용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저희 병원 동의서 일부를 옮깁니다.

6. 검사 도중 병변이 발견될 경우 필요에 따라 조직 생검은 시행하게 되며, 환자 또는 보호자의 동의하에 용종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별도의 검사 비용을 더 지불하게 됩니다.

7. 큰 용종이 발견되었을 경우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추후 입원, 절제하게 됩니다.

8. 용종절제술 시행 시 병변 개수, 크기 위치 등에 따라 사용 약물이나 기기가 달라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비용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검사 도중 제거할 수 있는 용종이 발견되었을 경우, 가능한 바로 절제해 주기를 신청합니다. (      )


이번 토론을 통하여 제 외래에서 대장내시경을 처방할 때 설명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위한 아주 짧은 설명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장정결 후 대장 전체를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약 95%에서 가장 깊은 곳의 대장인 맹장까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10명 중 3-4명에서는 용종이 발견됩니다. 작은 용종은 가급적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조직검사 겸자 혹은 올가미를 이용하여 제거하고 있습니다. 좀 더 크거나 접근이 어려운 위치의 용종은 당일에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후 입원하여 제거하기도 합니다.

장 천공은 대장내시경의 0.3-0.4%, 용종절제술시 < 1% 미만에서 발생합니다. 출혈은 대장내시경에는 드물고 대장 용종절제술 시행 시 약 2.5%에서 발생합니다. 장 천공이나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이준행 (Last update: 201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