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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검진이 가져올 수 있는 세 상황 (Three scenarios)]

암검진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모든 암을 일찍 발견하고 잘 치료하여 다함께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암검진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득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실도 있기 때문입니다.

암검진이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암을 크게 조기암(early cancer)와 진행암(advanced cancer)으로 나눈 후 조기암은 잘 치료할 수 있고 진행암은 치료하기 어렵다고 가정하였습니다.


1) 상황 1 - 조기암은 늘고 진행암은 줄고, 합은 그대로

가장 이상적인 상황입니다. 암검진을 통하여 조기암은 늘고, 진행암은 줄고, 전체 암환자의 수는 그대로인 경우입니다. 어짜피 암으로 진단될 환자를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하기 때문에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lead time bias를 고려해야 합니다. 일찍 치료한다고 꼭 오래산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여하튼 최선의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최선의 상황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암검진을 하면 암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늘어납니다. 통상의 상황에서는 발견되지 않을 작은 암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암검진을 통하여 암을 예방하자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대장내시경처럼 전암성병소를 발견하여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극히 드문 상황에서만 통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암검진을 하면 암이 많아진다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2) 상황 2 - 조기암은 늘고 진행암은 줄지만 그 합도 늘어남

의사들이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암검진을 통하여 조기암은 늘고, 진행암은 줄지만, 전체 암환자의 수가 증가하는 경우입니다. 치료가 어려운 진행암이 감소하여 암사망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기암 때문에 이런 저런 고생을 하는 환자는 많아집니다. 위암 검진이 이와 같은 두번째 상황에 해당한다고 추정됩니다. 자료는 없으므로 그냥 추정입니다.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연구가 필요합니다.

관건은 전체암의 증가 폭입니다. 진행암이 조금 줄었지만 조기암이 왕창 늘어난다면 암검진의 득과 실을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일단 정확한 자료부터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료가 없습니다. 자료가... 없는 것인지 안 보여주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정확한 상황을 알기 어렵습니다.


3) 상황 3 - 조기암은 늘지만 진행암은 그대로

가장 나쁜 경우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진행암은 발견하지 못하고 조기암만 왕창 발견하는 경우입니다. 암사망률은 감소하지 않고 암치료에 따른 개인적, 사회적 고통만 증가합니다. 물론 엄청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필요없는 치료를 하느라 막상 필요한 치료를 못하는 상황에 처할 위험도 있습니다. 갑상선암 검진이 이러한 상황이라고 의심받고 있습니다.

어떤 암검진이 상황 3에 해당한다면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생존기간을 증가시키지 못하면서 엄청 많은 사람을 고생시키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하는 환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일전에 소개한 허대석 선생님의 경향신문 기고를 일부 옮깁니다.

"암 검진의 목적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여, 완치율을 높이고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자궁경부암, 대장암, 유방암, 위암 등에서는 조기 검진 후 사망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조기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갑상샘암의 경우, 적극적으로 조기검진과 치료를 해온 한국에서 미세 갑상샘암의 진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술받은 환자의 완치율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갑상샘암으로 사망한 국민의 수는 2000년 266명에서 2010년 356명으로 호전되지 않고 있다(통계청). 세계보건기구 자료상 2012년 한국인 갑상샘암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10만명당 0.5명으로 미국(0.3명), 일본(0.4명)과 유사하다."

갑상선암 검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줄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하나마나가 아니라 안하니만 못하다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최근 안형식 교수님께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기고한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1) EndoTODAY 건진 내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