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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oTODAY 내시경 교실


[암검진과 한국형 건진] -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많은 내시경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청구되지 않은 검사도 많습니다만 청구된 것도 이렇게 많습니다. 위내시경만 250만 건입니다.

2021년 기대여명표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인하여 병원들의 관심이 해외로 쏠리고 있습니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다거나 아예 병원 자체가 해외로 진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직원들 봉급도 줘야하고 시설투자도 필요하므로 재무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절대 국위선양을 위해서 하는 일 아닙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나라 환자 역차별'입니다. 외국인 환자 진료를 위하여 우리나라 환자들이 푸대접받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도 가끔 그런 일을 하곤 합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나라 환자 진료는 3분인데 외국인 환자는 10분이상 걸립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상황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외국인은 요구사항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환자처럼 3분에 끝낼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환자 뒤로 맨 뒤에 예약하여 진료하고 있습니다. 제 점심시간을 줄여서 외국인 진료를 합니다. 그러나 늘 찜찜합니다. "이 시간을 아껴서 우리나라 환자 진료를 했다면 10명에게는 훨씬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었을텐데..." 우리나라의 '저수가 의료'가 이처럼 미울 때가 없습니다. 그놈의 저수가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푸대접을 받다니... 우리나라 환자들을 더 잘 해 드리고 싶은데 그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병원 입장에서야 우리나라 환자 10명 진료하는 것보다 외국인 환자 1명 진료하는 것이 이득이니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병원은 우리나라 환자를 치료하는데 방점을 두어야 합니다. 외국인 환자 진료는 재무건전성 때문에 피할 수 없는 '별로 내키지 않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을 많이 보는 것이 무슨 자랑은 아닙니다.


조선일보


[2014-12-8. YTN] 한 연예인이 건강검진을 받고 인증샷을 올렸다는 기사입니다. "늘 일반 위내시경을 받고 있는데 그때마다 눈물 침 한바가지 흘리는 가녀린 여자가 되네요"라고 썼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봅시다. 24살은 건강검진 대상이 아닙니다. 늘 내시경을 받을 그럴 나이가 아닙니다. 이런 기사가 하나하나 모여서 우리의 잘못된 건진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건강문제로 장난치지 맙시다.


3. 검진 내시경 후 ESD 후 발생한 acute myocardial infarction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지 2015년 12월호에 ESD 후 발생한 AMI 증례가 소개되었습니다 (논문 PDF).

환자는 아래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A 71-year-old male visited the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for treatment of gastric adenoma. He had a history of ischemic heart disease, diabetes mellitus, hypertension, and Parkinson’s disease. He underwent a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and had two drug eluting stents coated with paclitaxel and cilostazol inserted about 3 months ago. After implantation of the coronary stents, he began taking aspirin and clopidogrel as dual antiplatelet therapy..."

허혈성 심질환, 당뇨, 고혈압, 파킨슨병, coronary stent (3개월 전) 등 위험인자를 가진 분이 건진 내시경에서 위암의심 위선종이 발견된 경우였습니다. Drug-eluting stent 후 항혈소판제를 두가지 사용하는 분의 시술은 가급적 12개월까지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의료진은 환자에게 적절하게 권유하였습니다. 그러나 환자는 빠른 시술을 원했습니다. 일단 뭔가 발견되면 기다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환자들의 인지상정입니다. 의사는 적절하게 권유하였고 환자의 반응도 이해할만합니다.

"We planned to delay the ESD 6∼12 months after the stents were implanted considering his thromoboembolic risk. However, the patient wanted treatment immediately considering cancer progression."

심장내과에 의뢰되어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은 후 항혈소판제를 끊고 heparin bridge를 하였으나 결국 AMI가 발생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We consulted with cardiology about managing the antiplatelet agents during ESD. Cardiology recommended that aspirin should be used continuously during ESD, and that discontinuing the antiplatelet agents and using heparin bridging was an appropriate alternative plan."

이 증례보고에서 두 가지 이슈를 생각해 봅니다. 검진내시경의 적응증과 heparin bridge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검진내시경 적응증입니다.

(1)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허혈성 심질환, 당뇨, 고혈압, 파킨슨병,drug-eluting coronary stent (3개월 전) 등 위험인자를 가진 71세 남성에게 검진 내시경이 타당할까요? 검진 내시경은 어느 정도 건강한 (10년 이상의 expected survival을 가진) 사람이 적응증입니다. Drug-eluting coronary stent 후 1년 동안은 어지간한 elective procedure는 하지 말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검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검진에서 뭔가 발견되어 시술/수술을 하려면 항혈소판제를 끊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Drug-eluting coronary stent 후 환자가 자의로 항혈소판제를 장기 중단하고 내시경을 받다가 사망한 환자를 본 적도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coronary stent 후 dual antiplatet을 사용하는 환자에서는 안전하게 약을 끊을 수 있을 때까지 내시경을 미루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수술 조차도 urgent한 경우가 아니면 미루도록 권해지고 있습니다. Elective surgery도 미루라는 상황인데 검진내시경을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Ono S. Digest Endosc 2015

2009년 ACCF/AHA Practice Guideline

검진 내시경을 받지 말아야 하는 고위험 환자에게도 무조건 검진 내시경을 받도록 강요(?)하는 혹은 환자 상태를 충분히 평가하지 않고 검진을 받도록 권유하는 잘못된 관행은 당장 수정되어야 합니다.

(2) 과거 항혈소판제를 끊고 대신 heparin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하여 한 전문가에게 문의한 바 있습니다 (링크). 답변은 이러하였습니다. "항혈소판제 중단 동안 LMWH을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고 추천되지도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도 항응고제(anti-coagulant)인 heparin 계열의 약물을 항혈소판제 대신 사용하는 것은 이득이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clopidogrel을 계속 사용하면서 시술하든지, 아니면 clopidogrel을 끊고 좀 더 경험이 많이 있는 aspirin을 쓰면서 시술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항혈소판제를 끊고 대신 heparin bridge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가 사이의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어떤 연령대든 정기검진은 꾸준히 받아야 한다???

2016년 1월 22일 경향신문에서 정기 검진은 '건강의 안전벨트'라는 기고를 보았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이제는 과잉 건진의 부작용을 논해야 할 때 아닐까요? 뇌혈관질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뇌 CT를 추가할 것을 권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입니다. 우울증에 대한 정기건진? 비만도 정기건진? 치매 선별검사?

할 수 있더라도 필요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학자의 자존심 아닐까요?


5. 뇌 CT가 필요한가요?


6. Gastrin 치가 높은데요...

일전에 폐경이라 전반적 검진을 받으셨다는 분의 부인과 검진 상 gastrin치라 1000 이상이라고 의뢰받아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CT를 하였는데 만성위축성 위염 이외에 특이소견이 없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추적검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였는데요...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2017-7-28).

이것은 답이 없습니다.

멀쩡한 사람에게 gastrin을 측정하면 그 결과치를 해석할 수 없습니다. 즉 검진 항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불필요하게 환자에게 걱정만 주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과잉 검진의 결과가 얼마나 나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입니다.

일단 발견되면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무시해도 좋을 것 같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과잉 검진 결과 나온 소견이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불필요한 소견이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법적인 이슈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년 후 재검 (내시경과 CT와 gastrin)을 해 보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괜한 follow up 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검진은 적절히 해야 합니다. 과잉 검진은 이런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부적절한 저수가로 인하여 과잉 검진이 유도되었고, 과잉 검진으로 인하여 과잉 follow up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과잉 혈액 검사와 과잉 radiation이 발생한 것이지만 일반 발견된 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 의료 관련해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지혜가 통하지 않습니다.

오호통제라....

이제는 go go 분위기를 멈추고 모든 의료행위가 적절한 indication에서 적절한 수가 환경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싸구려 의료에서는 답이 없습니다.

6개월 후 재검하세요.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어도 참고 재검하세요.

이준행 드림


7. 위암 ESD 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분이 국가 암검진을 받은 경우


8. 검진 내시경에 대하여 - 우연히 보게 된 어떤 문서에 대한 사적인 의견 (2017-8-21)

저는 두 가지 의견입니다. 비공식 의견입니다. 그동안 검진 관련하여 수도 없이 많은 의견을 냈지만 거의 다 묵살당하여 이제는 포기 직전입니다. 그냥 시골 훈장 선생처럼 살려고 합니다.

+++ 의견 1 +++

우리나라에서 위암 검진 목적 위장조영검사의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국내 자료를 통하여 여러번 확인되었고 일전에 발표된 검진 권고안에도 명백히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장조영검사가 버젓이 들어가 있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위장조영촬영을 이용한 위암 검진은 손해에 비해 이득이 중간 정도로 크다 (moderate)"는 말이 어떤 근거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더구나 moderate한 효과가 있는 방법(위장조영검사)과 susbstantial한 효과가 있는 방법(위내시경)이 있으면 마땅히 더 좋은 것 하나를 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암 검진 방법으로 두 가지를 모두 제시하였다는 것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위내시경과 위장조영검사의 우선 순위도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표에서는 위내시경이 앞이지만 본문에서는 위내시경보다 위장조영검사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정치적인 측면, 경제적인 측면 등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최소한 "위암 검진을 위하여 위내시경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전국민 대상의 검진 위내시경을 시행하기 어려운 현재 국내 여건을 반영하여 당분간 위장조영검사를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되, 수년 이내에 위내시경 검사로 통일할 것을 제안한다." 정도의 언급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의견 2 +++

내시경 질관리의 핵심은 내시경 의사의 능력입니다. 현재 문제가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1) 앞으로는 위내시경 검사 훈련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태에서 내시경 검사를 시작하는 의료진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시스템 개발이 시급합니다. (2) 기존에 이미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의사들에 대해서는 재평가와 재교육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명백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9. 엄청나게 많은 검사를 하여 그 결과를 의학용어 그대로 출력하여 책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는 이상한 관행입니다. 거의 믿거나 말거나 수준입니다.


10. 좋은 치료법이 없는 병은 검진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치매 검진이라니... 어처구니 없습니다.

[청년의사 2018-7-3] 치매 검진에 정부 지원 늘어나는데 정작 '치료제'가 없다?


건진 후 별 이유 없이 약을 먹고 난 후부터 증상이 급격히 나빠진 분들이 있습니다. 아니 많습니다.


11. 검진 UGI series는 빨리 없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False positive와 false negative가 너무 많습니다.

용종이 있다고 깜짝 놀라 오셨는데 내시경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환자


[FAQ]

[2016-6-17. 애독자 편지]

안녕하세요 교수님. 날씨가 점점 더 무더워 지고 있네요... 찌는 듯한 날씨에 이제 곧 장마까지 시작된다니 왠지 힘이 빠지는 하루입니다. 교수님의 넘치는 에너지의 반 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교수님이 지난 주 며칠간 antiplatelet에 대한 내용들을 EndoTODAY에 올려 주셔서 (EndoTODAY 대장내시경/용종절제술 전 아스피린/항혈소판제를 끊을 것인가?) 몇 가지 질문과 함께 검진기관에 근무하는 봉직의의 넋두리(?)를 덧붙여 말씀드리고자 이렇게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 1 +++

검진 기관에 종사하고 있어 많은 수의 내시경을 소화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quantity가 아닌 quality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봉직을 하고 있으면 녹을 먹고 있는 상황이라 위에서 녹을 내려주는 사람들(?)과의 알력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녹을 내리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매출을 늘리려는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반대로 우리들은 건수는 최소화(?)하려고 하면서 최대한 good quality examination을 하려고 하니 상충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해는 갑니다. 저라도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럴 테니까요.

문제는 아무리 매출과 quantity가 중요하더라도 환자의 quality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도 항상 강조하신 문제죠.... 빠른 내시경보다는 바른 내시경이요. 이러한 문제는 특히 검진철, 즉 검진을 받기 위해 사람이 몰리는 연말 성수기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싼 수가와 무분별한 검진으로 인해 점점 더 검진환자들이 많아져 비수기가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구요 ㅠㅠ).

2013년, 2014년 월별 검진 수진자 분포 (출처: 국민건강보헙공단)

어떻게든 올해 안에 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을 소화하기 위해 내시경실은 그야말로 사람으로 북적거려 동네 시장바닥이 되는 현실입니다. 이럴 때야말로 건수도 소화하면서 최소한의 quality를 유지해야 되기에 정말 힘들기도 하지만 또한 조심해야 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 까딱 잘못하면 병변도 놓칠 수 있고, 몸에 가해지는 피로로 인해 특히 대장내시경의 경우 무리하게 진입하다가 천공 등의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ㅠㅠ 또한 진정내시경 약제도 신경 써서 환자에 맞게 알맞게 투여해야 되는데, 쌓이는 육체적인 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조금만 정신줄을 놓아버리면(?) 사고가 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봉직의, 특히 검진 기관에 근무하는 소화기 의사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저도 몇 년간 이 자리에서 일하고 있지만, 소화기 의사한테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근무하고 있는 봉직의들의 실력이 본의 아니게 많은 건수를 소화하다 보니 출중(?)하게 업그레이드 되어서, fellow 마치고 나오는 후배 의사들이 설 자리도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리가 없는 후배들은 정말로 헐값에 봉직의가 되거나 힘든 여건에서 무리하게 개원을 했다가 망하고 다시 봉직의로 되돌아가는 악순환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교수님이 보내주시는 EndoTODAY를 접하면서 최신지견에 대해 공부도 하고 스스로를 자극하는 기회가 있기에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으로 quality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GD의 경우 최소한 4분 이상 blind spot없이 충분한 검사를 하고 나오는 것, CFS의 경우 withdrawal time 6분을 유지하면서 마찬가지로 충분히 검사하고 나오는 것 같은... (저 같은 경우는 대학에서 2년간 fellow 생활을 하면서 주로 hollow viscus 중에서도 하부위장관 쪽에 관심이 많아 CFS quality를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사실 건수에 치이다 보며 충분히 관찰하지 않고 EGD는 2분, CFS는 withdrawal time은 고사하고 insertion time 포함한 총 검사시간도 6분도 못 보는 경우들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한 가지 느낀 점은, 정도를 걸으면 결국 인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건수가 적어도 전심으로 환자를 대하며 꾸준하게 quality를 유지하면 결국 quantity만 중요시했던 사람들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quality control을 하는 사람이 사고도 안 나고 검진에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는 만큼 환자들이 만족하는 것이니까요.^^ 이상 넋두리 였습니다.

+++ 2 +++

대학병원 만큼의 tight한 indication을 적용할 수 없는 대신, 검진 기관에 알맞은 indication을 적용하면서, 이 곳에서 검진을 할 수 없는 risky한 환자들(antiplatelet 및 anticoagulant 복용 환자들)은 가급적 설득해서 상급 기관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교수님도 언급하셨듯이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같은 antiplatelet를 함부로 끊는 것은 위험하기에, 조직검사가 아닌 용종절제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가급적 병원에서 약제 조절하면서 절제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아예 anticoagulant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내시경 자체를 병원급에서 진행하게 하거나 약을 끊지 않고 진단적 검사만 하려고 합니다).

사실 local 검진기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스피린 1주일 끊고 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습니다. 예방적으로 먹거나 친구가 권유해서 먹는 사람들이야 상관이 없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처방을 받아서 먹는 사람들은 교수님이 언급하셨듯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심혈관 뇌혈관 질환으로 antiplatelet를 복용 중인 환자들은 가급적 담당 주치의의 소견서를 동봉하고 와야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 환자들은 검진 받는 것 자체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경향들이 많아서 약제 처방한 병원에서 소견서를 떼어 오게 하기가 힘듭니다. 매우 귀찮아 하고 예전에는 그런 것 없이 했는데 왜 그러느냐고도 하고요...... 그래서 환자가 본인이 주치의랑 통화해서 1주일 끊어도 된다는 했다는 것만 전적으로 믿고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self-protection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문서상의 증거는 남겨야 될 텐데 (최근에 발의된 신해철 법으로 점점 더 의사들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도 되었구요 ㅠㅠ), 환자들의 소견서를 떼어 오는 것이 힘들고 귀찮고 복잡하다는 complaint를 감당하지 못해서 환자말만 대충 믿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실이 참 슬픕니다. 다행스럽게 아직까지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언제 사고가 날 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번에 교수님이 보내 주신 EndoTODAY에는 아스피린의 경우 4일 이상 끊으면 risky하고, 일주일 이상 끊으면 매우 위험하다는 내용(관련 자료)과, EndoTODAY에 실린 여러 실질적인 case들을 접하다 보니 더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환자들의 안전은 물론 의사들 스스로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내시경을 시행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antiplatlet를 어떤 방식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실적으로 교수님이 근무하시는 대학병원만큼의 tight함을 지키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환자의 편의도 어느 정도 고려하여 대략적인 guideline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a) anticoagulants 복용자는 가급적이면 병원급에서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거나, 검사를 원하더라도 약제 끊지 않고 진단적 내시경만 (그것도 EGD만) 진행.

b) 예방적으로 antiplatelet를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 약제 1주일 끊고 검사, 용종절제술 시행할 경우 추가적으로 1주일 약제 끊게 할 것.

c) 고위험환자군(뇌경색 및 심혈관 질환자, 심방세동, 판막 질환자)로 antiplatelt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 4~5일 약제 끊고 진행하되 반드시 주치의 소견서 동반할 것. 조직검사는 시행. 용종절제술 필요시 검진기관에서 절제하지 말고 병원급으로 refer 보내도록. 단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사전에 용종절제술은 시행하지 못하고 refer 보낼 것을 설명할 것.

d) 1년 이내에 심혈관 시술(balloon angioplast, stent insertion) 또는 뇌출혈/뇌경색의 과거력이 있을 경우 1년 이후로 내시경 delay 할 것. 1년 이후에는 c)에 준하여 소견서 지참 및 내시경 시행여부 결정할 것.

e) 환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소견서 동봉을 거부할 경우 - 출혈 및 약제 임의로 끊을 경우 생길 부작용(심근경색이나 뇌출혈/뇌경색과 같은 event로 인한 사망 사고) 및 안전한 검사를 위해 다니던 병원이나 상급 병원에서 약제 조절하면서 검사 받도록 설명할 것.

사실 교수님의 EndoTODAY에 실린 내용들을 자료 삼아 어느 정도 심사 숙고해서 만들었지만, 교수님께서 언급하셨듯이 환자에 따른 individualized approach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수많은 환자들을 검진하는 검진기관에서는 어느 정도 guideline만 있어도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검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써 놓고 보니 괜히 타 기관, 그것도 검진기관에서 일하는 제가 정말 얕은 지식을 규합해서 이런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 같아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게다가 교수님께 이 허접한 guideline을 평가해 달라는 것도 시간 빼앗는 일인것 같아서 선뜻 메일을 보내는 것이 사실 망설여집니다. 그냥 뭔가 환자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고, 동료 의사들과 함께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검사를 하고 싶은 후배 의사의 넋두리라고만 치부하셔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기특해서 좋은 언지를 주실 수 있으시면 편한 시간에 답메일 부탁드리겠습니다.

언제나 저희에게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는 EndoTODAY를 지속적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6-18. 이준행 답장]

안녕하십니까.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편지를 읽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뭔가 잘 정리된 답변은 어려웠습니다. 워낙 복잡한 문제입니다. 생각나는대로 몇 마디 적어봅니다.

1. 저는 낡은 것을 좋아합니다. 매년 많은 책이 나오지만 역사의 검증을 받아 10년, 100년, 1,000년 후까지 살아남은 고전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멋지게 문을 열었다가 금방 간판을 내리는 trendy한 식당보다 한 자리에서 5년, 10년, 50년 단골을 만들어가는 식당을 좋아합니다. 논문쓰기 좋고, fund 따는데 유리하지만 2-3년 유행하다 금방 열기가 사라지는 fancy한 연구 토픽보다는 20년, 30년 계속 추구할 수 있는 임상 토픽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세계 최초가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뭔가를 최초로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극도의 안전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습기 소독제 참사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홍수종 교수님 인터뷰). 안전을 무시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계 최초의 성과에 흥분하기에 앞서 과연 충분히 안전한지 검증을 반복해야 합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현재 수준의 건강 검진을 시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무이합니다. 한 마디로 세계 최초입니다. 그런데 효과와 안전성 검토가 충분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happy story가 많습니다. 건강에 무신경하다가 문뜩 날라온 쪽지때문에 검진을 받고 중요한 병이 발견된 환자들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검진으로 불필요한 진단을 받고, 불필요한 치료를 받다가 안타깝게 돌아가신 환자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 주제로 하루 종일 토론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EndoTODAY에서 다뤄보겠습니다.

2. 가이드라인에 따른 검진은 건강한 사람이 받는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지 2015년 5월호에 발표된 위암 검진 권고안에서도 이 점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본 권고안은 무증상의 평균적인 위험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라고 명백히 선언되었습니다.

(1)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검진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진찰을 받고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2) 고위험 환자는 함부로 검사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검사에는 어느 정도 위험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고위험 환자가 위험성을 가진 검사를 받을 때에는 사전에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세히 상의해야 합니다. 아무런 안전 대책 없이 고위험 환자가 그냥 위험한 검사를 받으면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3) 항응고제, 항혈소판제를 드시는 분은 그와 같이 위험한 약을 처방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검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4) 위험성을 가진 검사를 시행하는 의사가 환자의 편의를 위하여 안전 절차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이 모든 당연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무시되고 있으니 사고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일선에서 사고를 막기 위해 다들 노력하고 계시지만, 의사 개개인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System failure이기 때문입니다. 전면적이 검토와 개편이 필요합니다.

3. 현실적인 고민이 느껴지는 guideline이라고 생각됩니다. 몇 가지 의견을 붙입니다. (1) Anticoagulant를 쓰는 환자나 (의사가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견서를 가져오지 않는 환자는 돌려보내야 한다는 방침은 매우 적절해 보입니다. (2) 뇌경색 병력이 있어 2차 예방으로 antiplatelet를 쓰는 환자에서 일상적으로 약을 4-5일 끊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Polypectomy를 위하여 아스피린은 유지하면서 다른 약을 며칠 끊는다면 위험과 효과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단내시경 및 조직검사를 위하여 모든 약을 중단한다는 것은 위험한 결정입니다. 사실 조직검사를 위해서는 antiplatelet을 끊지 말자는 것이 가이드라인입니다. (3) 심장 스텐트 후 1년 동안 검진 내시경을 하지 않는 것은 타당한 일입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후라도 심장 스텐트를 시행한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도록 권고하는 것이 어떨까요?

다시 한번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보다 바르고 안전한 내시경을 위하여 다함께 힘씁시다.

[2016-6-18. 애독자 답장]

교수님, 너무나도 빠른 답멜을 받고 감격하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가이드라인에 대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제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과 상의하여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소화기내과 의사로써, 그 전에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써 환자들을 배려하고 아울러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의료를 하기가 점점 더 쉽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렇게라도 뭔가 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강호에 봉직의로 근무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 외에는 크게 내세울 것이 없지만, 이렇듯 지식에 대한 피드백과 조언을 토대로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노력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2020-3-1] 검진 가격

2020년 2월 어느 날 받은 통지서입니다. 그런데 위내시경 가격이... 저는 6,978원만 내면 되는군요. 저수가 정책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0-11-13. 애독자 편지]

요즘 코로나19때문에 미뤄진 내시경 검사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정말...역대급으로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몸이 너무 치쳐서 자칫 깜빡 정신 멍 때리고 검사하다가 중요한 것 놓칠까봐 불안해서 카페인을 들이부어서 각성 상태 유지하면서 정말 버.티.고. 있는 중인데... 급해도 구석구석 잘 살펴보고 병변 안놓치려고 노력합니다만, '지옥의 검진철'에 중간중간 숨어있다 나오는 EGC랑 기타 의뢰해야할 케이스들 때문에 검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뭔가 찜찜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네요... 체력적으로 지쳐있다보면 카페인 투여과 제 의지만으로 컨트롤 안되는 부분이 가끔 있어서요..


[2020-12-20. 이준행 질문]

최근에 건진에서 sono 대신 CT를 하고 의뢰된 분이 많던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2020-12-21. 어떤 건진 선생님 답변]

건강검진 수진자 중에 복부초음파검사만 계속 해오다 malignancy를 놓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55세이상 여자는 60세이상에서 대략 5년 주기로 복부CT검사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검진 당일 예진을 담당하시는 교수님 판단에 따라 복부CT가 간CT, 췌장CT, 담도 담낭 CT 등으로 변경 처방되기도합니다.) 그리고 예진시에 예진 의사가 기왕력이나 복부 초음파 결과를 보고 당일 CT검사를 권유하고 처방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복부CT검사 건수가 많아졌습니다. 생각나는 다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2021-7-16. 외래에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문진도 하지 않고 내시경을 삽입한 것을 어찌 검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검사 받으세요."

[2021-10-6] 어떤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한심한 일입니다. 국민 건강 정보를 거의 다 가지고 있으면서 딴청입니다.

[2021-10-19] 어떤 선생님과 Facebook으로 토론했습니다. 한심한 일입니다. 죽을 때까지 건진을 계속해야 하다니...

20211120 KDDW 2021 PG course 위암 screening (김범진 교수)

[2022-2-어느 날] 건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료를 잘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3분 진료로는 잘 할 수 없습니다. 의료 정상화가 필요합니다.

[2023-5-어느 날] 검사도 중요하지만 결과 상담은 더 중요합니다. 결과지 날리는 것으로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2023-9-20]

[중앙일보] 75세 이상 효도검진? 불효검진 될 수 있다" 말리는 의사들 왜 (2023, 중앙일보)

[2024-3-31] 선의로 시작하였으나 어처구니 없는 system으로 끝났습니다. 1977년 신문

[2024-8-17] 中毒

중독 (민음사)을 읽고 있다. 지리학과 출신 정진영의 글에서 이런 문구를 보았다. "비적정주거 재생산이라는 결과의 이면에는 주거 상품에 대한 '평범한 욕망'이 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지만 동참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만 같다. 이처럼 총체적인 모순된 상황을 '부동산 중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의료도 그렇고 건진도 그렇다.

[2024-11-15]

2024-11-15. KDDW. NCSP 내시경의 조직검사 비율은 30%


[References]

1) EndoTODAY 검진 내시경

2) Minsoo Jung. National Cancer Screening Programs and Evidence-Based Healthcare Policy in South Korea. Health Policy (2014)

3) 75세 이상 효도검진? 불효검진 될 수 있다" 말리는 의사들 왜 (2023, 중앙일보)

4) [박은식의 의사일기] 바보야, 문제는 실손보험이야!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