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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진정 - 마취과 김덕경 교수님 논문과 관련 논의 (2015)]

1. [2015-2-6. 중앙일보] 42.9%는 표준마취 관리만 했어도 예방 가능했다

2015년 2월 6일 중앙일보에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덕경 교수님의 최근 논문(Roh WS. J Korean Med Sci 2015)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내 병·의원에서 최근 5년간 마취 관련 의료 사망사고가 8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수면마취로 인한 사망사고도 적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덕경 교수 연구팀은 2009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국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마취 관련 의료분쟁 중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자문한 105건을 분석해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 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에 마취 관련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 105명 중 82명(78.1%)이 사망했다. 60세 이하 환자가 82.9%였으며 이들 가운데 90.5%는 미국마취과학회 신체등급지수 1또는 2의 건강한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전체 105건 중 42.9%는 표준적인 마취 관리만 했어도 예방 가능한 것으로 의료사안을 감정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판정됐다”고 전했다.마취 종류별로 보면 전신마취가 50건(47.6%)으로 가장 많았다. 수면마취도 39건(37.1%)이나 됐다. 연구팀은 “주목할 만한 내용은 일반인들에게 전신마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수면마취가 전체 의뢰 건 중 37.1%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면마취 사고 39건 중 30건(76.9%)은 사망으로 이어졌다. 이는 전신마취 사고 50건에서 41건(82.0%)이 사망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사망 원인으로는 수면마취제 과 용량 주사로 인한 기도폐쇄 또는 호흡부전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더욱이 수면마취 사고의 92.3%(36건)는 비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마취제를 주사한 경우였다. 연구팀은 "이는 시술과 무관한 독립적인 수면 마취 전담 의료진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기본 임상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면마취의 89.7%(35건)에서 프로포폴이 단독 또는 타 약제와 동반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다졸람과 같은 전통적인 진정제에 비해 프로포폴이 호흡억제를 더욱 심하게 유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수면마취 관리도 대부분 부적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92.3%에서 마취 전 환자 평가기록이 없었으며, 98.7%에선 아예 수면마취 기록지가 없었다. 6건(15.4%)은 수면마취 중 환자 감시 장치 사용이 전혀 없었고, 24건(61.5%)의 경우 수면마취 중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없었다.

이처럼 수면마취에 대한 논란이 잇따르자 수면마취에 대한 규제를 전신마취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지만 일부 비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은 발끈하는 분위기다. 타과 의사의 권익을 침해하는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대한평의사회는 “간단한 수면마취도 마취과 의사 입회 하에 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타과 의사의 수면마취제 사용을 전면 금한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최근 수면마취 사망사고가 몇 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타과 의사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폭력이란 주장이다. 평의사회는 “교통사고가 몇 건 있었다고 자동차를 전부 없애자는 것과 똑같은 발상”이라며 “타과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전면으로 침해하는 마취통증의학과의 과별이기주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피력했다.

아래는 논문 초록입니다 (Roh WS. J Korean Med Sci 2015). 마취과 데이타베이스를 분석한 논문입니다.

Analysis of Anesthesia-related Medical Disputes in the 2009-2014 Period Using the Kore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Database

Using the Kore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database of anesthesia-related medical disputes (July 2009-June 2014), causative mechanisms and injury patterns were analyzed. In total, 105 cases were analyzed. Most patients were aged < 60 yr (82.9%) and were classified as 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physical status ≤ II (90.5%). In 42.9% of all cases, the injuries were determined to be 'avoidable' if the appropriate standard of care had been applied. Sedation was the sec most common type of anesthesia (37.1% of all cases), following by general anesthesia. Most sedation cases (27/39, 69.2%) showed a common lack of vigilance: no pre-procedural testing (82.1%), absence of anesthesia record (89.7%), and non-use of intra-procedural monitoring (15.4%). Most sedation (92.3%) was provided simultaneously by the non-anesthesiologists who performed the procedures. After the resulting injuries were grouped into four categories (temporary, permanent/minor, permanent/major, and death), their causative mechanisms were analyzed in cases with permanent injuries (n=20) and death (n=82). A 'respiratory events' was the leading causative mechanism (56/102, 54.9%). Of these, the most common specific mechanism was hypoxia secondary to airway obstruction or respiratory depression (n=31). The sec most common damaging event was a 'cardiovascular events' (26/102, 25.5%), in which myocardial infarction was the most common specific mechanism (n=12). Our database analysis demonstrated several typical injury profiles (a lack of vigilance in seemingly safe procedures or sedation, non-compliance with the airway management guidelines, and the prevalence of myocardial infarction) and can be helpful to improve patient safety.


2. 마취통증의학과 논문(Roh WS. J Korean Med Sci 2015)에 대한 이준행 comment [2015-2-8]

또 한바탕 큰 싸움이 벌어질 기세입니다. Propofol을 이용한 진정을 누가 할 것인가의 문제로 싸우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누가 할 것인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어떻게 안전을 담보할 것인가'입니다. 누가 해도 상관 없습니다. 안전만 하다면...

기사 내용에 따르면 "시술과 무관한 독립적인 수면 마취 전담 의료진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마취과 의사만 propofol을 써야 한다"는 주장과 동일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적절한 교육과 충분한 경험을 가진 의료진이 시술과 무관하게 진정을 담당하면 되는 것입니다. 즉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직 진정만 담당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마취과 의사여도 좋고 내과 의사여도 좋고 일반의도 좋습니다. (간호사 혹은 간호 조무사도 상관없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시경 시술을 하지 않고 진정만 담당하는 사람이 중단없이 지속적인 모니터링(uninterrupted continous monitoring)을 한다면 propofol sedation은 지금보다 훨씬 안전해질 것입니다. 내시경을 하면서 가끔 힐끗 환자 상태를 쳐다보는 것은 불충분합니다. 누군가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서 환자가 완전히 깰 때까지 계속 지켜보는 의료진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입장에서 2년 전 밝힌 바 있는 저의 position statement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 Position statement: 저는 프로포폴을 사용한 내시경 진정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사전 평가와 준비가 잘 되어야하며, 시술 도중 및 시술 후 모니터링이 원칙대로 안전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뿐입니다.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아슬아슬한 진정에는 반대합니다. [2013-6-14. 이준행]

2015년 2월 8일 현재 제가 생각하는 바를 다시 한번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propofol을 사용한 수술을 위해서는 마취과 의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짧은 진단내시경까지 마취과 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은 무리입니다. 물론 마취과 의사가 없더라도 충분한 안전 대책은 필요조건입니다."

한 가지 더. 이번 기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propofol 마취 사고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심폐기능에 문제가 있는 고위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 환자 문제가 아닙니다. Propofol 과량 투여와 monitoring 부족이 문제일 뿐입니다. 젊은 사람에서는 용량을 올리기 쉬우므로 사고가 많은 것입니다. 방심이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적절히 주의하면 훨씬 더 안전해 질 수 있습니다.


3. 이준행 comment [2015-2-8]에 대한 김덕경 교수님의 답변 [2015-2-9]

이번 기사와 그에 대한 저의 의견을 한 마취과 선생님께 보여드렸고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마취과 선생님들은 다른 전공 선생님들의 propofol 사용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문가로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을 뿐인 듯 합니다. 단지 마취 전문가가 시술에 참여할 때에는 따로 수가를 적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취과의 입장에 원론적으로 찬성합니다. 전문가의 경험과 노력은 존중해주는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다만 "간호사"로 명시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간호조무사"가 주 인력인 개업가 선생님들의 반대가 예상됩니다. 마취과 선생님의 의견을 아래에 옮깁니다.

[2015-2-9. 마취과 선생님의 답변]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프로포폴 수면마취는 타 진정제 사용 수면마취와 분리하여 전신마취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2. 프로포폴 수면마취 시는 반드시 "시술과 무관한 독립적인 수면 마취 전담 의료진(소정의 교육을 받은 의사 또는 간호사)"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만이 프로포폴 진정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저희 입장이 아닙니다. 다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프로포폴 진정을 할 경우 가장 optimal하므로, 이게 가능하도록 MAC (Monitored Anesthesia Care) 수가를 신설해달라는 것입니다.

최종 프로포폴 진정의 주체 선택은 환자의 선택의 몫으로 맡기자는 것입니다. 돈을 더 내고(신설될 MAC 수가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에게 받든지 아니면 아니면 현행 수가대로 타과 의사에게 받든지. 물론 이 경우도 프로포폴에 한해서는 현재처럼 진정 동의서/기록지/회복 관리지, 진정 중 적절한 감시, 독립된 진정 관리 의료진 없이는 해서는 안 되겠죠. 사실 미국 FDA, 미국 및 유럽 마취과학회의 공식 입장은 프로포폴 진정은 마취과 의사만이 해아 한다는 것이지만 저희 실정 상 이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2015-2-9. 마취과 선생님의 추가 답변]

학회 입장이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간호조무사 배제' 부분은 개원가의 현실은 알지만,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프로포폴 주사를 아무리 의사가 지시, 감독하더라도 간호조무사가 주사하도록 한다는 것은 의료법 위반입니다. 또한 진정 중 환자 감시만 보더라도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업무영역입니다(역시 의료법 위반이며 외국의 유사 규정도 없습니다).


[FAQ]

[2015-2-9. EndoTODAY 애독자 의견]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프로포폴의 문제점을 자극적으로 부각시킨 마취과 교수님의 논문 내용이 화제의 중심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저의 사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는 프로포폴을 사용하여 위대장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는 외과의사입니다.

먼저 상기의 논문은 프로포폴을 사용한 각종 전신 및 수면 마취시에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마 맞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요즘 거의 모든 전신마취에 있어서 프로포폴을 이용하여 수술을 위한 마취유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또한 전신 마취를 요하지 않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위한 수면마취에도 프로포폴을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수술로는 각종 성형수술도 있고 외과 영역의 수술로는 레이저 하지 정맥류수술이나 당일 치질 수술 등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일종의 기분전환이나 피로회복(?) 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병원이 아닌 개원가 등에서 프로포폴은 수면내시경 이외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취과 전문의들이 자문하였다는 프로포폴 관련 의료사고에는 아마도 이런 heterogenous 한 다양한 경우를 포함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미다졸람보다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다졸람으로 마취를 하지는 않을테니까요.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유추될 수 있습니다. 성형수술이나 기분전환 목적으로 사용하는 예들이 대부분 젊고 건강한 사람들일 거라 쉽게 추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프로포폴을 사용한 진정에 반대하지 않는다" 고 하신 걸 보면 논문에 보고된 프로포폴 사고가 대부분 내시경 관련 의료사고라고 생각하고 계신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내시경만을 놓고 보았을때 '프로포폴을 사용한 수면내시경에서 미다졸람을 사용한 수면내시경보다 의료사고가 훨씬 많이 일어나는가?'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 생각으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미다졸람은 주로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있고 프로포폴은 주로 2차 병원 혹은 개원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을때 개원가나 2차 병원에서 더 문제가 부각되는 경우가 많고 문제 노출빈도도 더 높다는 것이 얕은 저의 소견입니다. 제 주변에서 볼 때 미다졸람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같은 세팅과 조건에서 비교할 수도 없어 결론내기는 어렵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프로포폴이 알려진 것보다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방심하면 안됩니다만.....

진정 혹은 수면내시경시에 마취과의사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도 부정적입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아마 마취과 전문의의 수요가 급증해서 마취과의사는 상종가를 치게 되겠지만요.

내시경의사는 내시경 술기에도 능숙하고, 소화기 질환의 진단, 치료, 병리 등에도 정통하며 시술 중의 여러 상황에 대처능력도 두루 갖추어야 할 거라 믿습니다. 내시경 의사가 내시경 화면만 들여다 보고 모니터링은 잘 몰라 누군가에게 맡긴다면 아마 반쪽짜리 전문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련과정에서 다 다루는 바이탈과 ABC 를 왜 마취과의사에게만 맡겨야 하는지? 수술위한 전신마취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런 논의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시경의사는 자신이 사용하는 진정제에 대해 잘 알고 대처능력을 키우고, 수술 및 기타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병원에서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며 무엇보다도 프로포폴의 오남용을 없애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진정내시경에서 프로포폴을 타기한다든지, 마취과의사만이 프로포폴을 다루어야 한다든지 하는 논의는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2-10. EndoTODAY 애독자 의견]

보기만 하다가, 몇 자 의견을 보냅니다.논점 (전담 의료인)과 벗어난 것입니다. 미국 FDA, 미국 및 유럽 마취과학회의 공식 입장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연수 경험이 있었던 california의 경우 만을 보면, 마취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general anesthesia permit을 가지고 있으면 profopol sedation을 할 수 있습니다. 취득 방법은 수련프로그램이 교육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면 취득할 수 있고, 주정부에서 인정하는 교육을 듣고 시험을 보면 취득할 수도 있었습니다 (주정부의 규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취득 후에도 보수교육 규정과 관리 규정이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보수교육은 마취과 의사가 합니다. 보수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미국마취학회 공식 입장이 아닌 지는 모르겠습니다.


[2015-2-10. 이준행 답변]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몇 가지로 요약하여 제 생각을 써 보았습니다.

1. 마취과 의사만 프로포폴을 사용해야 하는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싸우고 있는 이슈입니다. 우리나라 마취과 선생님들도 몇 년 전까지는 마취과 의사만 프로포폴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이러한 주장을 철회하였습니다. 마취과 의사들이 프로포폴을 이용한 마취를 하였을 때에는 'MAC 마취'라는 별도의 수가를 산정해 달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다만 마취과가 아닌 의사가 프로포폴을 사용할 때에는 다음의 두 조건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마취과 의사냐 아니냐로 싸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1) 프로포폴 수면마취는 타 진정제 사용 수면마취와 분리하여 전신마취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2) 프로포폴 수면마취 시는 반드시 "시술과 무관한 독립적인 수면 마취 전담 의료진(소정의 교육을 받은 의사 또는 간호사)"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2. 프로포폴 사고 중 내시경이 차지하는 비중

애독자께서 "'프로포폴을 사용한 진정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신 걸 보면 논문에 보고된 프로포폴 사고가 대부분 내시경 관련 의료사고라고 생각하고 계신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언급하셨지만 사실 내시경 관련 사고는 프로포폴 사고의 일부일 뿐입니다. 저는 내시경 분야에 대해서만 의견을 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하여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프로포폴을 사용한 내시경 도중 합병증이 발생한 예는 상당수 무증상 성인의 건강검진이었습니다. 건강검진을 위하여 프로포폴을 맞다가 사고가 나면 정말 큰 일입니다 (사고의 상당수는 사망입니다). 그래서 제가 프로포폴을 사용한 진정내시경에 반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엄청, 매우 엄청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취과의 권유를 지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3. 프로포폴을 사용한 수면내시경에서 미다졸람을 사용한 수면내시경보다 의료사고가 훨씬 많이 일어나는가?

저는 미다졸람보다 프로포폴에서 사고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이타는 없습니다. 그냥 感입니다. 사실 언론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고는 프로포폴입니다.

위험한 수술은 대학병원에서 하고, 작고 간단한 수술은 작은 병원에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위험한 약은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안전한 약은 좀 더 작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프로포폴은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의사인 저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병원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프로포폴 관련된 현 상황은 분명 비정상입니다.

4. 개인적으로 프로포폴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선생님들에 대하여

10,000건 중 하나, 100,000건 중 하나, 1,000,000건 중 단 하나의 사고가 있더라도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그 결과가 사망인 경우에는.... 개인의 한정된 경험으로 안전을 말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

국가 차원의 통계를 봐야하는 것이 안전 이슈입니다. 비록 내 환자는 아직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병원,다른 선생님 환자 중 프로포폴 내시경을 받다가 사망한 환자가 종종 있다면 그건 위험한 것입니다. 너무 쉽게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전 국민이 모두 한번씩 내시경을 받더라고 단 하나의 프로포폴l 관련 사망례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정도가 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교통사고 몇 건 있었다고 자동차를 없앤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약은 다릅니다. 약으로 인하여 사망사고가 몇 건 있으면 그 약을 퇴출시킬 수도 있는 일입니다. Prepulsid (cisapride)가 그랬고 Vioxx(rofecoxib)도 그랬습니다. 퇴출은 아니더라도 엄격한 제한을 둔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떻겠습니까? (어떤 모델의 자동차가 자꾸 사고를 내면 그 모델은 퇴출시킬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전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고. 어떤 약이 자꾸 사고를 내면 그 약은 퇴출시킬 수 있습니다. 약 전체가 아니고.)감정적으로 대응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5.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무엇인가?

가장 뜨거운 이슈는 '마취과에서 권하는 minimum을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지킬 수 있는가?'로 요약됩니다. 프로포폴은 워낙 강하고 onset이 빠르기 때문에 환자는 continuous monitoring 상태에 놓여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pulse oximeter 하나를 손가락에 걸어놓는 것은 부족합니다. 반드시 누군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어야 합니다. 전신마취와 마찬가지로... 시술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 혹은 간호사가 continuous monitoring을 해야 합니다.

즉 propofol을 이용한 진정상태에서 내시경 검사를 하려면 적어도 3명이 필요합니다. (1) 내시경 시술자인 의사, (2) 내시경 보조자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3) 지속적인 모니터링(uninterrupted continous monitoring)을 하는 의료인 (의사 혹은 간호사). 큰 병원에서는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개업가에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대학병원에서도 그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프로포폴을 쓰지 않습니다). 이것이 가장 뜨거운 이슈입니다.

마취과에서 권하는 바가 지나친 것은 아닙니다. 어느 책을 보아도, 어느 리뷰를 보아도, 어느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minimun은 '의료인에 의한 지속적인 모니터링(uninterrupted continous monitoring)'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과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형편없는 의료 현실이지요.

결론은 없습니다. 어짜피 제가 정리해 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질좋고 안전한 의료를 하려면 최소한의 돈이 필요합니다. 마취과에서 권하는 프로포폴 사용의 최소 조건을 지키려면 많은 고급 인력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3명이 동원되어야 겨우 내시경을 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지요. 분위기는 돈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으니...... 그래서 저는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위험하게 하느니 차라리 하지 말자'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교수만 가질 수 있는 개똥철학이라고 욕해도 좋습니다. 여하튼 안합니다. 마취과에서 권하는 minimum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까...

PS. 이성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언론에 이런 보도가 나옵니다. 최근 기사 하나 소개합니다. 제목은 '건강검진 수면내시경도 위험'


[References]

1) EndoTODAY 내시경 진정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Jun Haeng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