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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독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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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착취]

격월간지 '잉여' 편집장 최서윤씨가 최근 경향신문에 기도한 글입니다. 제목은 열정착취. 첫 문장부터 확 당겨집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단체만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고, 개선을 위해 실천하는 단체, 소위 ‘수익사업’과는 성격이 먼 단체는 우리 사회의 빈틈을 채워준다."

EndoTODAY도 그렇게 가꾸고 싶습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없어도 우리 사회의 빈틈을 채우는 빗물로 만들고 싶습니다.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마주친 책. 오자와가 언급한 음악 하나하나 찾아 들어가면서 천천히 읽었다. 모처럼 아주 즐겁게...

(121쪽) 무라카미: 새로운 작가가 나왔을 떄, 이 사람은 남을지 아니면 머잖아 사라질지 하는 건 그 사람이 쓰는 글에 리듬감이 있는지 없는지를 보면 대개 판별할 수 있습니다.

(168쪽) 오자와: 정말로 잘못하면 엘리베이터 음악이 돼요. 엘리베이터를 타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 내 생각엔 그런 게 제일 무서운 종류의 음악이에요.

(275쪽) 오자와: 당시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를 데리고 일본에 와서 <라보엠>을 했거든요. 난 그때 공연을 보고 ‘아, 난 이건 안 되겠다’ 싶었어요. 하도 훌륭해서 말이에요. 아아, 틀렸다. 난 이 이상은 못 한다 싶었죠.

(345쪽) 오자와: 이래야 된다, 하는 틀을 준비해서 가는 게 아니라, 아무 준비도 안 하고 가서, 그 자리에서 상대방을 보고 정해요. 상대방이 하는 걸 보고 그때그때 대응하죠. 그러나까 나 같은 사람은 교본 같은 걸 못 써요. 상대방이 실제로 눈앞에 있지 않으면 할 말이 없으니까.


[2015-2-10. 경향마당]의료인 개인정보 열람, 정부의 횡포

최근 보건복지부는 ‘감사원 리베이트 관련 조사 통보사항에 대한 자료 제출 요청’이란 제목으로 대학병원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이번에 ‘조사 대상자’로 지목된 교수들은 2011~2012년 2년 동안 제약회사 주최의 세미나, 심포지엄 등에서 강의를 한 후 강의료 명목으로 10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들이다. 2년에 1000만원 이상의 강의료는 너무 많은 것 같으니, 사실상의 리베이트로 간주하고 소명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다.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학산업협회의 규약은 40분 이상의 강의에 1회당 50만원 미만의 강의료 지급을 규정하고 있다. 이 규약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한 것이다. 그런데 이 규약에 따라 집행된 강의료를 마치 불법 리베이트인 양 소명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미 해당 교수들은 이 강의료 부분에 대해 세금을 충실히 냈고, 종합소득세까지 다 납부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내용을 다시 소명하라니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생각된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가장 큰 문제는 본인도 모르게 당국이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회람하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61조에 근거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법 61조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보고와 업무검사에 관한 것이다. 그 어느 곳에도 의료인의 개인 금융거래 내역을 열람하고 회람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 개개인의 금융 거래내역을 열람하고 임의대로 골라 각 병원과 기관에 공문을 보냄으로써 해당 교수들은 개인정보가 노출되면서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고,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일부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마치 불법 리베이트를 수령한 것으로 매도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모든 의료인들은 상시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정부에 의해 열람되고 회람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각계각층에 유사한 일이 얼마만큼 자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지경이면 우리 국민들에 대한 감시는 어떨지 궁금하다.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이러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의사와 제약회사 간에 처방을 조건으로 리베이트가 오가는 행위는 비난받고 뿌리뽑아야 하지만 정상적인 규정을 준수하는 활동은 사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이런 활동이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명확한 규정을 만들고 그 규정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무작위적이면서 불명확한 근거를 앞세워 보호받아야 할 국민의 개인정보를 들추는 횡포를 정부가 앞장서 한다면, 그 누가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한국자본주의 - 장하성

(59쪽) 그렇다면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투자 부족이 아니라 소비 부족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132쪽) 한국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미국와 유럽의 문제에서 발생한 논쟁으로 한국 경제를 진단하는 것은 ‘내 다리가 가려운데 옆 사람 다리를 긁는 것’과 마찬가지다.

(498쪽) 이론이 잘못된 것인가? 아니다. 이론을 잘못 적용한 것이다. 효율성에 대한 각각의 이론은 맞다. 그러나 이를 국가 경제나 시장 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틀린 것이다. 미시적인 개별 기업의 효율성 이론은 거시적인 시장의 경쟁을 통한 효율성과 상충된다. 개별 기업들 각자가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시장 전체와 국가 경제에도 가장 효율적인 것은 아닌 것이다. 개개인의 최선의 선택이 사회 전체의 최선의 선택이 되지 않는 이런 현상을 '구성의 모순 (fallacy of composition)'이라고 한다. 바로 한국 경제구조가 그러하다.

(593쪽) 노무현 정부는 국가 경제정책의 기조를 재벌에게 의뢰해서 만들었고,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할 정도로 경제적 기득권 세력과 시장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법인세를 낮춰주고 부자 감세까지 해주는 ‘친재벌 친부자’ 정책을 내세워서 양극화와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내세워 정권을 잡았지만 이제는 언급조차도 없다. 한국의 불평등 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불평등을 완화할 정책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를 실천할 정치가 실종되었기 때문이고, 심지어는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들에 의해 심각하게 경사되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통쾌한 글을 보았습니다.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생각하면 늘 편치 않았는데, 그 불편함의 까닭을 김규항씨가 명쾌하게 풀어냈습니다. 괜히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을 하고 계신 것이 아닙니다. 강력한 붓의 힘.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김난도의 황당한 주장을 나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김규항 발행인은 ‘파렴치한, 철딱서니’라는 딱지를 붙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딱 맞는 말입니다. 파렴치. 철딱서니.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요… 첫 문단만 옮깁니다만 여러분께서는 링크를 따라 전문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기사를 오려 스크랩을 해 두었답니다. 또 읽으려고… ‘미안하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마땅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2015-2-17. 경향신문. 김규항] 88만원 세대와 88억 세대

지난 몇 해 동안 한국에서 발간된 책 가운데 가장 파렴치한 책을 꼽는다면 단연 <아프니까 청춘이다>일 것이다. ‘청년의 지옥’이라 불리는 사회에서 기성세대의 한 사람이 청년에게 할 첫 번째 말은 ‘미안하다’여야 한다. 좀 더 사리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실을 바꾸자, 나도 함께하겠다’여야 한다. 그런데 아프니까 청춘이라니. 게다가 저자 김난도는 이른바 소비 트렌드의 권위자로서 매년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을 내는 사람이고 고급호텔에 사장들을 모아놓고 올해의 장사거리에 관한 세미나와 특강을 하는 사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행태 자체를 비난할 건 없겠지만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동시에 소비는커녕 생존 자체가 암담한 청년들에게 그런 설레발을 친다는 건 섬뜩한 일이다. 어찌됐든 그는 청년들의 멘토로 군림했고 제 책을 300만부 넘게 팔아치웠다.


[동아비즈니스 리뷰. 2014년 9월호 12쪽. 김남국]

'선한 의도'와 '쉬운 해결책'이 결합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대체로 비극이 생깁니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시행했더니 2년 만에 대량 해고가 일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현상을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라고 부릅니다. 영국 정부가 식민지였던 인도의 강란 독을 가진 코브라를 없애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초기에 코브라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코브라를 대량으로 사육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영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인도인들은 쓸모가 없어지 코브라를 방사해버려 이전보다 코브라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My own life by Oliver Sacks]

New Work 대학의 신경과 교수님 Oliver Sacks 교수가 eyeball melanoma with liver metastasis로 진단받은 후 New York Times에 기고한 글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Link). 아래는 New York Times 기사 link입니다. 일부를 옮깁니다.

My Own Life by Oliver Sacks

I feel a sudden clear focus and perspective. There is no time for anything inessential. I must focus on myself, my work and my friends. I shall no longer look at "NewsHour" every night. I shall no longer pay any attention to politics or arguments about global warming. This is not indifference but detachment...

I cannot pretend I am without fear. But my predominant feeling is one of gratitude. I have loved and been loved; I have been given much and I have given something in return; I have read and traveled and thought and written. I have had an intercourse with the world, the special intercourse of writers and readers.

Above all, I have been a sentient being, a thinking animal, on this beautiful planet, and that in itself has been an enormous privilege and adventure.


2015년 2월 7일 조선일보 토일섹션에 유홍준 교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사건이 1년쯤 전에 있었다. 수원 화성 서장대에서 불이 났다. 소방수가 20분만에 출동해 2층을 부수고 불을 껐더니 정부에서 과잉 진화라고 경찰에 고소했다. 소방수 입장에선 (숭례문이) 불에 타면 아무 일 없고, 부수고 끄면 경찰조사를 받는 거다. 그래서 아무도 안 부순 거다... 강릉객사문이 불탔다고 하면, 강릉 시장 책임인가, 문화재청장 책임인가. 숭례문 관리자는 서울시 중구청이다… 시스템이 잘못됐든 뭐가 어쨌든 명색이 국보 1호가 불찼는데 문화재청장이 가만있으면 안 되는 게 대한민국 정서 아닌가. 그게 누구 관할이냐 이런 거 따질 때가 아니지 않나. 빨리 떠나는 게 상책이었다.


연휴 기간 동안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소설가 이인화씨의 말씀을 들르면서 제 자신의 5권의 책을 골라 보았습니다.

1.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 책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놀라운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카시를 접한 후 저의 독서습관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 총균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 서양에 대한 막연한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놀라운 계기.

3. 생각의 지도 (니스벳) - 미국인의 눈으로 한국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4. 무소유 (법정) - 법정 스님을 몰랐다면 저는 아직도 탐욕의 바다에서 헤매고 있을지 모릅니다.

5. 서양미술사 (곰브리치) -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 놀라운 보물창고.


[2015-2-23. 애독자 의견] 효과적인 강의라는 주제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교수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너무 많은 양의 내용을 청중에게 전해드리기 위해.... 땀을 뻘뻘흘리며 했던 지난 강의를 생각할때마다 많은 후회가 남고..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2015-2-23. 이준행 답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0을 설명하나, 100을 설명하나, 1,000을 설명하나 어짜피 3 밖에 기억하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3만 잘 설명하자는 것에 발표(효과적인 강의)의 요지입니다. 아래 두 그림의 차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2-25. 낙상 종설에 대하여]

지난 5년간 병원 환자안전팀(QPS team)에서 차장으로 일하면서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조만간 환자안전팀 차장을 그만둘 예정입니다. 상반기까지가 임기입니다. 연임하지 않겠다고 여러분께 말씀드렸거든요.

사실 5년을 일했으니 너무 길었습니다. 그 동안 너무 바빠서 연구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에는 초록 하나 내지 못했거든요... 여하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합니다. 물론 시원한 쪽이 더 큽니다.

그간 경험했던 일 중에서 낙상 부분을 정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5년간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는 기념품이 된 것 같아 나름 뿌듯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제목은 '병원낙상예방'입니다.

http://jkma.org/DOIx.php?id=10.5124/jkma.2015.58.2.123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