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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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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8] 소통이 힘입니다. 전공의 선생님께서 우연히 위암을 발견하였다고 카톡으로 알려왔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환자 진료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uality는 detail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애독자로부터 감사의 편지가 있었습니다.

[2016-6-9. 애독자 질문]

교수님께 수련받지 않아 생긴 궁금증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교수님의 에너지 원천은 무얼까요?? 그 에너지 유지 비결은 또 뭘까요??

이차병원 봉직하며 연이은 외래 및 당직에 지치기 일쑤인 저와 언제나(학회에서 강의 및 질의 하는 모습에서 연상되어 감히 이렇게 추정합니다) 열의넘치는 정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 원천을 알고 싶습니다. ^^*

엔도투데이로 항상 깨어있으려는 애독자 올림

[2016-6-10. 이준행 답변]

안녕하십니까. EndoTODAY에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너지의 원천을 물으셨는데요...... 글쎄요. 저도 에너지가 넘치지 않습니다. 늘 피곤합니다. 쉬고싶고 그만 두고 싶습니다.

제가 피곤함 속에서도 EndoTODAY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문해봅니다.한 가지만 들라면 안타까움 같습니다. 혼자 안타까워하다가 저절로 자라난 사명감이라고나 할까요.

환자는 잘 치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돈을 깎을 생각만 합니다 (우리나라 의료를 생각하면 500원짜리 짜장면이 떠오릅니다. 500원짜리도 짜장면은 짜장면이니 굶어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영 맛이 없습니다. Quality가 형편없습니다), 일부 선배 의사들은 자기 일에 바빠 후배 가르칠 생각이 부족합니다. 큰 대학에서는 질 좋은 교육, 매끈한 진료보다는 high impact factor 논문 생산(?)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연구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모두 다 똑같은 일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양성이 힘입니다. 누군가는 진실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후배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 일을 제가 하고자 하였습니다. 제가 직접 내시경을 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정성껏 해드리고 싶은데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대신 후배 의사들이 저를 통하여, EndoTODAY를 통하여 조금이라도 더 배워 훌륭한 내시경을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저의 보람입니다. 저의 재능기부입니다. 저의 봉사 활동입니다.

운도 따랐습니다. 예과 시절 사진반 써클 활동을 하였는데 이게 내시경 검사와 자료 관리에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재자 전두환 시절 만들어진 졸업정원제 때문에, 사실은 시험을 못봐서 떨어진 것이지만) 내과 대학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기생충학 교실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밟았던 것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자리가 되었지만) 국군수도병원 군의관 무렵 친구이자 동료인 최진호 군의관(현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당시 heartkorea.com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였음)으로부터 홈페이지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처음 만든 저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보신 고려대학교 전훈재 교수님께서 크게 격려해 주신 것도 힘이 되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임상강사들의 도움도 중요했습니다. 함께 토론하면서 많은 input을 받았습니다. 여러 병원 여러 교수님들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EndoTODAY 애독자 여러분의 feedback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밤 늦게 EndoTODAY 포스팅 하는 것을 지켜봐 준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남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논문 숫자가 적다, 환자를 더 봐라, 검사/시술 건수가 적다, 너는 왜 모임에 잘 나오지 않는냐 등등 엄청난 pressure를 받습니다. 그러나 다 무시합니다. 얼마 전 교수로 승진하여 여간해서는 짤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EndoTODAY URL을 확보하고, 서버를 유지하고, 프로그램 관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잊게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감사 편지 한 장 받으면 한 달은 거뜬히 참을 수 있습니다. 그뿐입니다.

EndoTODAY를 위하여 제가 가지고 있는 tip 혹은 strategy를 소개합니다.

1. 술자리를 줄였습니다. 원래 저는 술을 좋아합니다. 맛있는 술은 인생의 향기라고 생각합니다. 술자리도 좋아합니다. 술자리를 빼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부족하니까요. 그러나 줄였습니다. 확 줄였습니다. 한참 때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로 줄였습니다. 거의 매일 마셨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입니다. 그래도 약간 아쉬어 밤에 혼자 맥주 한 잔 하는 날이 많습니다.

2. 내시경 검사를 줄였습니다. 그 대신 한명 한명에 정성을 다합니다. 좋은 사진을 남기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진단 내시경 검사 건수를 줄인 대신 외래 환자 수와 ESD 건수는 늘렸습니다. 저도 직장은 유지해야 하니까요.

3. 두리번 두리번 합니다. 학회나 집담회는 가급적 빠지지 않습니다 (2차 빼고). 주변에 흥미로운 증례가 없는지 늘 살펴봅니다. 환자는 저의 스승이니까요. 환자가 스승임을 알려주신 이효석 교수님, Uemura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여하튼 감사합니다. 좀 더 해보겠습니다.

[2016-6-10. 애독자 답변]

감사합니다. 빠른 답장은 물론이고, 한결같고 열의 있는 모습에 흔들릴 수있는, 자칫 타협하기 쉬운 의료 현장에 지침이 되어 주셔서 말이죠. 교수님 제자들이 부럽습니다. 좋은 스승님을 두어서.

저도 엔도투데이란 온라인으로 시작해 멀찌감치 교수님을 뵙어온지 이제 만 이년 갓 넘었는데 참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가르침 잊지 않고 실천하겠습니다. 아는 것으로만 끝내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엔도투데이를 만나 행복하단 말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Korea Health Log] 응급내시경 할수록 병원은 손해다

손익을 계산해볼까? 최소한 21만 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환자를 보다 좋은 방법으로 치료를 하려고 한밤중에 내시경 전문의, 내과 전공의, 간호사가 나와서 억대의 기구를 사용하였지만, 적자만 보고 욕먹게 된 것이다. 노동자인 의사와 간호사의 콜 수당, 택시비를 여기서 뺀다면? 응급내시경센터는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는 것이 병원을 망하지 않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이런 상황도 힘든데, 여기에 멀쩡하게 치료 잘 받고 집에 간 환자에게 ‘과잉 진료하고 부당 진료비 징수한 의사’란 낙인을 찍는 공문서까지 보내는 마당이니……. 도대체 이런 의료보험 정책이 이해가 되나?

무슨 미국 같은 고가의 의료 수가를 책정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정말 최소한 치료에 사용되는 소모품을 보험 적용해주든지, 아니면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비 급여 승인이라도 해줘야 하지 않을까? 혈관이 크거나 위치가 어려운 경우 사용되어야 하는 클립이 수가 예측되지 않는데, 무조건 보험은 안 되니 의사가 사용하고 싶으면 네 돈으로 네가 알아서 사용해라? 더 비싼 지혈제는 형식적으로 보험 등재는 해놓고, 사용하면 과잉 진료라고 처벌하고?

정말 환자 죽이고 싶지 않아서 내시경 클립을 적자를 보면서 사용하고 있다. 산부인과나 흉부외과, 고난위도 수술 분야가 기피 대상이 된 것에는 이런 의료보험 행정의 영향이 크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당하는 내시경 치료 의사들이 고생만 하고, 적자에다 욕먹으며 언제까지 이런 체제를 유지할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으로 그냥 수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위의 할아버지는 심장병으로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내시경 지혈이 안 되면 더 큰 위험을 안고 개복수술을 해야 했다. 이런 마당에 그 할아버지를 그냥 수술 보냈더라면 병원도 수술비와 긴 입원으로 돈을 더 벌고, 환자의 생사와 상관없이 내가 이런 욕을 먹어야 할 이유도 없다.

연배가 있는 선배 의사들이 왜 내시경 치료를 기피하는지 이해가 된다. 솔직히 나도 한 번에 지혈이 잘 안되면 고생해서 두세 번 내시경 치료를 점차 안 하게 되었다. 이후에 내시경 치료를 하면 이 또한 과잉 치료라고 하여 내시경 시술 자체를 보험공단으로부터 통제받기 때문이다. 나에게 내시경 치료받으러 오지 마라. 정말 지칠 만큼 지쳤으니까.


[2016-6-16. 경향신문]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스마트 냉면광시대

마치 빗장이나 봉인이 풀린 느낌이다. 냉면집에 대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냉면집은 이른바 전통의 명가들이 대세였다. 새로운 냉면집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물론 평양식이라고 하는 물냉면을 말한다. 양념을 얹어 먹는 함흥냉면은 흔하게 생겨나고, 막국수집도 새로 많이 문을 여는데 유독 평양식 냉면은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시중에 이름을 얻은 냉면집은 백년을 바라보는 우래옥은 물론이고, 적어도 1970~1980년대에 대개 문을 열었다.

물냉면은 단순해서 어렵다고들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잘 안 먹힌다는 뜻이다. 보수적이다. 늘 먹던 냉면이 사반세기 동안 돌고 돌았다. 원래 갈비를 전문으로 하던 벽제갈비에서 우래옥 출신의 주방장을 새로 들여 내놓은 냉면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파격이었다. 맛이 달라졌다기보다 이른바 냉면에도 신흥 명문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던 것이다. 그 브랜드가 바로 봉피양이다.

원래 냉면은 전문집뿐 아니라 여름이 되면 많은 시중 식당의 임시 메뉴였다. 옛날처럼 종이술을 내걸지는 않았지만, 빨간 천에 흰 글씨로 ‘냉면 개시’라고 펄럭이는 깃발을 달아 광고했다. 건조한 면을 삶고 그럭저럭 육수 비슷한 것을 내어 여름에 흔한 토마토와 오이를 얹어서 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없어지는 메뉴였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냉면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냉면은 냉면집에서. 어떤 불문율 같은 게 생겼던 것일까. 그렇게 냉면집은 날씨가 더워지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집이 됐다.

그러던 냉면업계에 다른 바람이 솔솔 불었다. 오류동 평양냉면집 혈족이 광명시에 작은 냉면집을 열었다가 여의도에 크게 판을 벌였다. 원래 오류동 냉면이 품질이 좋았던지라, 좋은 맛을 내고 금세 소문이 났다. 정인면옥이다. 가족 경영이 이 집 냉면 맛을 돋워주는 요체다. 사장은 주방에서 반죽하고 부인과 아들이 홀에 나와 일을 돕는다. 판교에서 독학하듯 냉면을 만들어낸 ‘의지의 냉면인’도 있다. 능라도의 김영철 사장이다. 개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주요 평양냉면의 반열에 들었다는 말을 듣는다. 맑은 국물과 부드러운 면이 일품이다. 마포에서는 무삼면옥이라는 특이한 냉면집도 선전하고 있다. 요즘에는 논현동에도 인기를 끄는 집이 생겼다. 진미평양냉면이라는 곳이다. 나중에 생긴 냉면집들이 이렇게나 인기를 끈 것은 일찍이 드문 일이다. ‘냉부심’(대중적이지 않은 평양식 냉면을 좋아한다는 자부심)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평양식 냉면은 그동안 소수 마니아들의 아지트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이런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새로운 냉면집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고, ‘순례자’들이 돈다. 감상평이 좋으면 금세 손님들이 몰려간다. 내용이 있으면 역사를 따지지 않는 ‘신냉면애호가’들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냉면은 어른들의 음식이었고, 서울사람들 중에서 미식가랄까, 음식을 좀 안다고 하는 부류를 상징하는 요리였다. 오랜 소수 집단의 냉면광시대가 저물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접근하는 대중들의 ‘스마트 냉면광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서울은 냉면의 새 경지를 열고 있는 중이다. 100여년 전에 평양냉면이 서울에서 판을 벌이기 시작했던 시절처럼.


정호승 시인의 '창문'에서 옮긴다

창문

창문은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은 닫으면 문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이 창이 되기 위해서는
창과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창문이
닫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

...


[2016-6-25. IDEN 2015] '실력 빈익빈 부익부'에 대하여

실력이 좋은 내시경 의사는 세미나, 심포지엄, 학회 등에 자주 참석합니다. 저널과 교과서도 읽습니다. 그들의 실력은 점점 좋아집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실력이 좋은 내시경 의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력이 부족한 상태로 내시경을 하고 있는 의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보통 세미나, 심포지엄, 학회 등에 잘 참석하지 않고, 저널이나 교과서와 친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실력이 다소 부족하고, 학술모임에 참석할 마음 혹은 시간이 없는 의사들의 실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도 필요합니다. CME과 같은 강제적인 방법도 있으나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계실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Internet이나 SNS를 이용하여 공부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도 도움될 것 같습니다. EndoTODAY가 조금이라도 도움되기 바랍니다. 비록 Kashida 선생님은 자료 만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comment 하셨지만...


[2016-6-28. 애독자 편지] 제가 연예인이 되어 가는 모양입니다.


[2016-6-30. 애독자 편지]

교수님께.

Endotoday를 구독시작한 후, 매일 같이 읽고 있지만, 입이 쩍벌어질만큼 방대한 양이라서 읽어도읽어도 언제쯤 다 볼 수 있을지 가늠이 안될 정도입니다. 읽다가 문듯 궁금한 것이 하나생겼는데, 교수님께 다녀온 환자분들 말에 의하면 외래수가 엄청나게 많고, 게다가 그 많은 시술을 하시는데, 매일 증례 편지보내주시고, 그 많은 자료를 관리하시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체력, 열정, 지구력, 애착 등 불가사이한 능력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더구나 진료 전 미리 준비하신다는 글을 읽고, 저도 요즘 좀 더 일찍 나가 리뷰해 보고 있습니다. 역시 환자 반응 좋고, 외래 진행이 순조로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6-21. 애독자로부터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제목은 '속편한 식도 이야기'. 소중한 편지도 함께 도착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