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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 Random id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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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5. 경향신문] [과학 오디세이]달과 말라리아

좋은 컬럼이다. 어떤 연구는 꼭 필요한 연구다. 그러나 또 다른 어떤 연구는 사치에 가깝다. 기본부터 하고 멋을 내야 한다. 멋지긴 하지만 실생활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연구에 왜들 그 난리일까? 나는 필요한 연구만 하고 싶다.

"달과 6펜스의 긴장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달만 쳐다보다 발밑에 떨어진 6펜스를 못 본다는 이상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반대로 6펜스를 찾느라 땅만 보다가 하늘에 걸린 달을 못 쳐다본다는 현실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진화경제학자이자 국가혁신체제론의 대가인 리처드 넬슨 교수는 이 소설 제목을 따라 지은 저서 <달과 게토>(1977년)에서 기초연구를 통한 호기심 충족(‘달’)과 빈곤 등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게토’)이라는 두 가지 과학기술 발전 방향의 긴장 관계에 대해 논한 바가 있다.

이에 비추어볼 때 대체로 개도국 과학기술협력사업은 적정기술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말라리아처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에 국한되었다. 하늘을 가득 채운 보름달이 왜 그렇게 밝은지, 어쩌면 지구에서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한 번이라도 궁금했을 것 같은 질문은 일종의 사치재로 간주된다.

문제는 전염병, 환경오염, 물부족 등 개도국에 산적한 사회경제적 난관 해결에 보탬이 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도 개도국 자체의 독자적인 과학기술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6-7-5. 경향신문] 브렉시트의 또 다른 탈출


[2016-7-7. 김민주님의 Facebook posting을 옮깁니다]

교육(education)과 학습(learning)은 얼핏 같은 것처럼 보이나 다르다. ‘교육을 받는다’, ‘학습을 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은 공급자 관점이고 학습은 수요자 관점이다. 교육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처럼 공적인 교육기관에서 제공한다. 물론 학원이나 과외처럼 수준에 맞춰서 맞춤형 사교육이 있기는 하다.

반면에 학습은 수요자인 개인이 알아서 배우는 것이다. 공교육, 사교육을 받아 지식을 흡수하기도 하지만 EBS 채널을 보거나, e러닝 교재를 보거나 페북에 올라온 글을 읽으면서 공부하기도 한다. 일을 하면서 learning by doing으로 깨닫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불현듯 깨닫기도 한다. 이처럼 학습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 배울 것은 정말 많다.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기 나름이다.

내가 잘 아는 어느 집 아이는 부모 모두 밖에서 일을 하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매우 없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혼자서 EBS 채널을 이러 저리 보면서 여러 나라 언어를 혼자 다 배우고, 수학, 과학 공부도 알아서 했다.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그 아이는 카네기멜론대학에서 학부를 나와 실리콘밸리 회사에 다녔다. 회사를 다닌 동료들 몇 명과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회사도 최근 차렸다.

갈수록 공급자 관점의 교육이 힘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정책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제 개인이 학습을 하는 다양한 채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정부는 공교육에 쓸데 없는 시간과 인력,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훨씬 넓은 의미의 학습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수요자 관점의 학습이 창조교육, 창조경제, 창조사회를 만든다.

'Creative KOREA' 같은 슬로건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창조경제가 뭔지 잘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직도 매우 많은데 이를 외국인에게 알려 보아야 우리나라 사람들만 당황해 한다.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외국인이 물어보면 당황해 하지 않겠는가?^^

제가 EndoTODAY의 영문 이름을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로 정한 것(Education Center가 아님)도 김민주님과 같은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2016-7-11. 한 제자로부터 이런 편지를 받았습니다.]

교수님.

교수님이 보내주신 엔도투데이를 보다가 문득 교수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어 메일 드립니다. 봉급이나 근무환경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것은 자부심과 소속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희가 비록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이곳에 있다 가지만, 교수님께서 저희를 항상 제자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대해주셔서 저희가 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일원으로 자부심과 소속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같은 선생님을 만난것이 저 개인적으로도 행운이고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 항상 가르쳐주시는 지식들의 중요함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시고 마음으로 전해 주시는 것에 대해 꼭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메일 드립니다. 저 외에도 다른 펠로우들도 같은 마음입니다.

교수님. 저희가 비록 도움은 드릴 힘이나 능력은 없지만 항상 건강하시고 교수님께서 하시는 많은 일들이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도움을 줄거라 믿습니다.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임상강사 XXX 올림


[2016-7-11. 경향신문] 혼외 성애의 정치경제학

여성의 경제적 지위는 바닥인데 성과 사랑에서만 평등이 가능할 수 있을까. 이때 여성은 성별화된 자원(젊음과 외모)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성역할-이성애-결혼제도-성매매의 연속선 개념이 여기서 나왔다. 한국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다는 말만큼이나 유언비어도 없다. 여성 노동의 증가를 지위 향상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남녀 임금 격차(gender wage gap)를 발표한 2000년부터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2014년도 역시 압도적 1위다.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36.7% 덜 받는다(2위 에스토니아는 26.6%). 지난해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한국은 29개 조사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성차별 지수 역시 145개국 중 115위다.

한국 여성의 교육 수준은 세계 1~2위인데, 노동시장 지위는 최하위권이다. 국가, 사회, 남성, 가족 제도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의 대책은 개인적 차원의 모색일 수밖에 없다. 고용 차별과 가사노동까지 이중노동을 하거나 가능성 있는 남자를 만나 ‘누구의 아내’로 살거나 비혼(非婚), 이렇게 세 가지다.

개인적 노력만으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문화와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여성은 아내요 어머니요 딸입니다. 남녀 평등이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2016년 7월 삼성서울병원 전산시스템이 upgrade 되었습니다. 내시경 조직검사 slip을 전산화하여 더 이상 slip을 쓸 일이 없어졌습니다. 오래 쓰던 것인데...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2016-7-23. 여름 가족 여행]

춘천 MBC 1층 카페 '그다방'

설악산 주전골

설악산 권금성에서 바라본 운해

낙산사 의상대

솔향 가득 강릉

경포 해변

2016-7-26. 발왕산 정상(1458미터)에서 바라본 태백산맥입니다. 자본가들에 의하여 Dragon Peak라는 어이없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원래 이름은 발왕산입니다. 돈의 힘에 밀려 본래의 이름을 잃었지만 3,740미터 곤돌라 덕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었으니 발왕산 입장에서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저로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저는 Dragon Peak라는 돈냄새 가득한 이름보다 발왕산 정상이라는 구수한 이름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식당: 이모네집 (오색 약수) 033-672-4519

식당: 비치대게 (속초) 033-635-5571


현대의료와 돈

[2016-7-21. 2016년 7월 11일 월요집담회 지상중계에 대한 애독자 편지]

아래 내용에 대해서는 좀 이견이 있습니다. “우연히 병원 화장실에서 발견하였습니다. 환자를 배려하자는 campaign 입니다.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은 일이 많은 환자를 위하여 가급적 비워두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IBD 치료제가 과도 경쟁 상태로 제약회사에서 환자용 자료를 많이 배급하여 병원에 주고 갑니다. 이것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소화기내과 하부위장관 외래에 온 환자들은 모두 화장실 문제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건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다른 장 질환 환자들에게 역차별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 하부위장관 외래에서 의사들도 IBD 환자들만 티나게 잘해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2016-7-24. 이준행 답변]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돈이 되면 관심이 많아지고 연구가 진행되고 정책도 만들어집니다. 돈이 안 되면 주목받기 어렵고 연구도 사라지고 관련 정부 정책도 개발되지 않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현대 의료에서 돈 냄새를 지울 수 있을까?"

항암제를 생각해봅니다. 매우 뜨겁습니다. 너무 뜨겁습니다. Stent도 그렇고, 건강 검진도 그렇습니다. '왜 이 분야만 이렇게 뜨겁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항암제 개발 열기가 뜨거운 것, stent 사용 환자가 늘어나는 것, 건강 검진이 활발한 것 자체를 탓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업적 매력이 없어 무시되는 영역이 적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생충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있는데도 신약은 나오지 않습니다. Helicobacter도 그런 편입니다. 위암으로 죽는 사람이 이리 많은데도 거의 아무런 activitiy가 없습니다. 신약도 없고, 정부 정책도 미지근합니다. 화끈하게 지원하는 스폰서가 없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전공의, fellow 교육도 무시되긴 마찬가지입니다. 환자 안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제 관심영역은 모두 상업적 매력이 없는 부분이군요...

최근 IBD 영역이 달궈지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만 있던 시절과 biologic agent가 개발된 후의 상황은 전혀 딴판입니다. 일부 다국적 회사 사이의 과당 경쟁으로 마켓팅이 활발해졌습니다. 참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화장실 안내문도 그중 하나인 모양입니다. 그 결과 IBD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진실로 자연스러운 것인지, 혹시 마켓팅의 결과는 아닌지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IBD 환자들만 티나게 잘해 주는 경향"이 있다는 애독자의 지적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환자가 많아지고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된 영역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다른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IBD 환자들만 티나게 대우받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학문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드문 질환, 새로운 치료법이 없어서 지원도 없고 학문적 흥미도 별로인 그저 그런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도 의료진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관심 영역이 제약회사의 마켓팅에 의해 좌우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폰서 회사가 없더라도 본분을 지키는 자존심 강한 의사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너무 바빠 시간을 낼 수 없지만, 언젠가는 '현대 의료와 돈'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은 제약회사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저부터 자존심을 지켜나가겠습니다. 돈 냄새는 멀리하겠습니다. 모든 일을 환자 중심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제약회사의 마켓팅으로 인하여 역차별받는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늘 신경쓰겠습니다.


[2016-7-23] 의사 몰래 바꾼 '대리수술'

"대리수술의 경우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환자와의 약속을 의료진이 스스로 어긴다는 측면에서 의사 윤리 및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새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대리수술은 사기죄가 아니라 상해죄와 같은 보다 엄격한 처벌이 가해져야만 근절될 수 있다"며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에서도 대리수술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 의료계의 부끄러운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마침 한 애독자께서 EndoTODAY posting에 대한 의견을 주셔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하였습니다. 법령과 가이드라인과 적절한 사회적 관례는 지키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이 하겠다고 약속한 내시경 검사는 자신이 하는 것이 맞습니다.

[2016-7-27. 이준행 답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심장 스텐트 환자에서 대장용종절제술 전 아스피린을 끊지 않는 것이 가이드라인입니다. ...... 심장 스텐트 환자에서 대장내시경 혹은 대장용종절제술 전 1주일 동안 아스피린을 끊는 것은 너무 위험한 관행이고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던 EndoTODAY 내용에 공감해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편지 중 "가이드라인을 적절한 근거를 토대로 마련해 놔봤자 멋대로 행동하는 선생님들도" 계신다는 부분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니다. 지킬 것을 지키지 않는 것이 권위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엉터리 관행이 있습니다. 당장 바뀌어야 합니다. 지킬 것을 잘 지키는 과정에서 환자에게 도움에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전문가입니다. 알면서 지키지 않으면 악행(惡行)이고, 몰라서 지키지 않으면 무식(無識)입니다.

비단 가이드라인뿐만이 아닙니다. 법령과 규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쉽사리 무시해버리면 시스템 전체가 망가집니다. 전문가의 양심으로 도저히 지킬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명확히 기록으로 남기고 사례별로 선택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고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 노력도 없이 뒤에서 욕만 하면 전문가가 아닙니다.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는 습관은 무서운 결과를 가져옵니다. 의사가 나쁜 습관을 갖게 되면 환자에게 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의사 자신에게도 그 영향이 미칩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shadow doctor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진정내시경 영역에서 shadow doctor는 없는지 되돌아볼 일입니다.

자신이 하겠다고 약속한 내시경 검사는 자신이 하는 것이 맞습니다.


2016-7-29 헌법재판소에서 김영란법이 합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환영합니다. 소화기내과 비서와 외래 간호사에게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냈습니다.

"XXX 외래 간호사님, XXX 비서님께. 김영란법 취지에 공감하여 오늘부터 제 사무실, 외래 및 어떠한 공적 및 사적 공간에서도 제약사 직원의 방문을 받지 않겠습니다. 업무상 필요하면 제가 연결을 부탁하겠습니다. 늘 제가 자리에 없다고, 업무가 있으면 알아서 연락한다고 답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Jun Haeng Lee.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