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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충. Ascaris lumbricoides]

회충은 크고 선사시대부터 널리 분포했기 때문에 유사 이래 문헌에 나오는 기생충 가운데 가장 오래된 종류입니다. 돼지의 회충인 Ascaris summ이 사람에 적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생활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대변에 섞여 외계로 나온 충란은 흙속에서 자충포장란(embryonated egg)이 됩니다. 이 자충포장란이 감염형입니다.

회충은 선충 중 가장 큰 기생충입니다. 다른 선충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기생충의 상대적 크기를 보십시오.

수컷이 20 cm, 암컷이 30 cm 정도입니다. 내시경에서는 Levin tube처럼 보입니다. 움직이는 Levin tube인 것이지요. 이를 본 의사, 간호사 모두 "깍~~~" 소리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시경실에서 "깍~~~" 소리가 나면 진단은 무조건 회충입니다.^^ (정확도 >95%)

회충은 장내 혹은 담도에 기생하여 증상을 일으킵니다. 과거에는 '횟배'라 하여 복통, colic, 장폐쇄증, 영양장애 등을 잘 일으켰습니다. 최근에는 우연히 발견되는 예가 더 많습니다. 회충은 좁은 구멍이나 관을 파고드는 특성이 있어서 담도에 잘 들어갑니다.

NEJM에 CT에서 발견된 회충 사진이 소개된 바 있습니다 (링크)

드물게 대장내시경에서 회충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는 albendazole 400 mg 1회 1정입니다. 서양 책에는 mebendazole을 쓰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Albendazole과 mebendazole의 비교). Schmidt 기생충책의 해당 부분을 옮깁니다.

Mebendazole is the drug of choice, with pyrantel pamoate as an alternative. Mebendazole binds to tubulin in the worm's intestinal cells and body wall muscles. No efficient treatment of migrating juveniles has been discovered. Nitazoxanide, a drug used to treat cryptocporidial diarrhea, appears to be effective againt a variety of helminths, in cluding Ascaris lumbricoides. Ivermectin is also effective against it.

맨 마지막에 언급된 ivermectin은 최근 유명해진 약입니다. 2015년 노벨의학상이 ivermectin을 발견한 일본인 연구자에게 수여되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1, 관련기사 2)

예방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매개물인 야채를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가정에서 아무리 잘 씻어도 모든 충란을 없앨 수 없습니다. 실제로는 야채나 토양의 오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인분 비료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입니다.


[다양한 증례]

[2015-11-9. 애독자 편지 10]

50대 남성이고, 텃밭에서 배추 등을 재배하면서 가족끼리 서로 나눠 먹고 지내던 분이었습니다. Alligator가 없어서, tripod forcep 으로 제거했는데, worm 이 미끄러워서 놓치기 쉬었습니다. 전 가족이 복용하도록 albendazole을 처방했습니다.

[2015-11-11. 이준행 답장]

안녕하십니까. 좋은 증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십이지장에서 마구 움직이는 길고 미끈미끈한 회충의 특징이 잘 나타난 사진 같습니다.

회충은 오염된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였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수년간 스스로 관리한 텃밭이었고 절대로 인분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텃밭의 배추가 반드시 원인이었다고 지목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시중의 야채에서도 회충 감염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잘 씻는 것이 예방법이지만, 아무리 잘 씻는다고 모든 충란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인분을 사용하지 않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전 가족을 치료한 것은 잘 한 것 같습니다. 회충 환자에서 전 가족이 모두 치료받아야 하는지는 논란이지만, 무증상 회충 감염자가 많으므로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미리 albendazole을 한번 드시게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원칙이야 대변검사를 한 후 양성자를 치료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일반인도 정기적으로 회충약을 먹을 필요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회충 감염자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건강한 식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권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인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채소를 즐겨 드시는 분에게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2016-5-10. 애독자 질문]

특이 증상은 없는 60대 남성의 대장내시경입니다. Cecum에서 회충을 발견하였습니다. 조직검사 포셉으로 제거하려고 맘먹는 순간...... 정말 재빠르게 IC valve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어떤 시도도 할 수 없는 너무 빠른 순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후 사라져버렸습니다.ㅠㅠ

회충을 제거하지 못하고 체내에 남겨두고 나와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향후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냥 가족 모두 albendazole만 투여하면 될런지요...

[2016-5-10. 이준행 답변]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큰 일은 아닙니다. 회충은 인체에 큰 해를 입히지 않고 체내에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기생충입니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냈는데 당장 무슨 큰 일이 날 것 같지는 않네요.

Albendazole 1알 (400 mg) 투약이면 충분합니다. 영 걱정되시면 하루 한 알 2-3일 투약하십시오. 가족 치료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전 가족이 albendazole 한 알 씩 드시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충이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요? 회충은 밝은 곳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내시경으로 빛을 비추니 회충이 놀라서 소장쪽, 어두운 쪽으로 도망간 것입니다.


[2016-7-3]

기생충 환자 한 분을 의뢰받았습니다. 저는 과거 서울의대 내과 대학원 시험에 떨어져서 (몇 번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병원 fellow 시절에는 다른 병원에서 training을 받는 사람들은 받아주지 않는다는 당시 서울대학교 내과 대학원의 관행때문에 지원조차 못했습니다. 다 옛날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기생충학 교실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러니까 정식 기생충학 박사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간혹 기생충 환자가 저에게 의뢰되곤 합니다. 쉬운 것은 제가 치료하고 복잡한 것은 감염내과로 다시 의뢰하고 있습니다.

비특이적 복부 증상을 가지고 계신 인도네시아 거주 남자 한국 교민으로, pancreas cyst에 대한 EUS 검사 중 "십이지장에서 10cm 길이의 white tubular worm 이 발견되었습니다. Net를 이용해 제거하려고 하였으나 금방 소장 방향으로 이동하여 제거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대변 검사에서 helminth ova는 음성이었습니다. 환자는 십이지장충일 것 같지만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들었습니다. 환자 및 그 가족들은 6개월 전에 약국에서 파는 회충약을 드셨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저는 아래와 같이 설명드렸습니다.

1) 십이지장에서 발견되었지만 그 크기와 모양으로 볼 때 회충이 틀림없습니다. 십이지장충이라고도 부르는 구충은 주로 십이지장보다 아래인 공장에서 사는 기생충입니다. 두비니구충의 크기는 수컷이 8-10mm, 암컷이 10-13mm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십시오. 구충(=십이지장충)은 요충보다 작은 녀석들입니다. 10cm 이상의 큰 인체 장내 기생충은 회충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진단은 회충증입니다. 비특이적 복부 증상의 원인이었을 수는 있습니다. Albendazole이라는 약을 하루 한알 2일 드실 것을 권합니다. 충체는 꺼내지 못했지만, 약을 드시면 충체가 대변으로 나옵니다.

2) 6개월 전 회충약을 드셨다고 하는데요... 보통 약국에서 파는 회충약은 albendazole이라는 것입니다. 박멸률이 99%이상입니다. 따라서 과거에 드신 약에 듣지 않은 기생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꾸 중복 감염되는 상황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남아에서 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3) 회충은 분변을 퇴비로 사용하는 환경에서 유행합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회충의 유행지었으나 이제는 진단예가 드뭅니다. 없지는 않습니다. 환자분이 사시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아직도 회충과 같은 장내 기생충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 계속 사는 한 반복 감염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야채 등을 잘 씻어 드시는 정도가 최선 아닐까요? 6-12개월에 한번 전 가족이 albendazole 400mg을 드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감염 빈도가 잦으면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환자에게 설명드리지는 않았지만, 회충을 net로 제거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Net로 잡기에는 너무 크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조직검사 겸자, tripid, alligator 등으로 신속히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십이지장 회충을 biopsy forcep으로 제거하는 모습

십이지장 회충을 biopsy forcep으로 제거하는 모습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발견된 회충을 biopsy forcep으로 제거하는 모습

담도내 회충을 basket으로 제거하는 모습


[References]

1) EndoTODAY 기생충학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Jun Haeng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