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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29. 조선일보] 노년기에 너무나 많이 행해지는 검사들 (김철중 기자)을 보고 EndoTODAY 건진 위내시경을 몇 세에 중단할 것인가?를 다소 수정하였습니다. 기사를 옮깁니다.
86세 남자가 대학병원 소화기내과로 내시경 시술을 받으러 왔다. 동네 병원에서 시행한 대장내시경에서 양성 혹인 용종(폴립)이 발견됐기에 떼러 온 것이다.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그는 최근 국가 5대암 검진으로 시행한 대변 잠혈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대변에 핏방울이 섞여 있으니 대장 속을 뒤져보라는 의미다. 내시경을 받았고, 거기서 1㎝가 채 안 되는 작은 콩알만 한 용종이 두 개 나왔다. 동네 병원에서는 나이도 있고 하니 대학병원에 가서 제거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용종은 나중에 대장암이 될 수 있고, 클수록 암세포가 있을 확률이 높다.
팔순 넘어 때마침 대변 잠혈 검사를 받은 그가 이어서 내시경으로 대장암 싹을 잘라낼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인 걸까. 젊은 나이라면 맞지만, 고령의학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용종 크기가 두 배로 자라는 기간은 어림잡아 5년으로 본다. 2㎝로 자란 그의 용종이 대장암으로 판정될 확률은 25% 정도다. 이미 91세가 됐을 때다. 한국인의 기대 여명을 알려주는 생명표에 따르면, 현재 86세 남자에게 남은 기간은 6년이다. 설사 이번에 발견된 용종이 대장암 초기였다손 치더라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자라는 데는 그 정도의 상당한 기간이 흘러야 한다. 용종을 제거하나 놔두나, 매한가지인 경우다. 결국 그는 애써 대장내시경을 받아가며 괜한 것을 찾아낸 셈이 됐다.
이런 문제는 고령사회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다양한 '불편한 진실'을 던져주고 있다. 요즘 효도 검진이라는 명목으로, 더 잘해 드리겠다는 내심으로, 이왕이면 암을 조기 발견하자는 취지로 노년기에 너무나 많은 검사를 받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는 무증상 노년에게 대장암 검진을 권장하지 않는다. 85세 이상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진을 하지 않는 게 지침이다. 50세부터 75세까지만 하면 된다. 76~85세 사이에서는 위험 요인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대장암 발생이 높은 미국이지만, 고령자 내시경 검진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다. 설사를 세게 시켜야 하고, 때론 수면 마취를 해야 하고, 드물지만 내시경 도중 출혈이나 천공의 우려를 감수해야 한다. 그 나이에 그렇게 해서 대장암을 일찍 찾아낸들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기에, 아예 내시경 검진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물론 장출혈이나 배변 장애가 생겨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장내시경은 나이와 상관없이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무증상임에도 90세에 종합검진을 받으며 대장내시경을 받는 이들을 꽤 본다. 본인이 원해서 받겠다고 하면 말리지도 못한다. 기대 수명 운운했다가는 섭섭하단 소리만 듣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국가 암검진에서도 85세를 넘긴 이에게 대장암 검진을 무료로 지원해준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 검진도 마찬가지다. 국립암센터 위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40세부터는 증상이 없더라도 2년마다 위암 검진을 내시경으로 받는 게 좋다. 그러다 75세부터 84세에는 실익을 따져보고 하고, 85세 이상에서는 아예 위암 검진을 권고하지 않는다. 그 나이대에서는 위암 검진을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시술로 인한 후유증이 더 크다는 의미다. 초고령자에게 조기 위암 찾아낸답시고 내시경을 하면, 긁어 부스럼 만드는 꼴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나이 제한 없이 초고령자에게도 위암 무상 검진 안내문을 보낸다. 그들을 제외하면 저간의 사정은 외면된 채 "나이 들었다고 복지 혜택을 빼는 거냐. 서운하다"는 항의가 당장 나올 테고, 이를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초고령자 위암 검진은 지속하고 있다. 효심이 되레 불효가 될 수 있고, 부지런함이 외려 그릇됨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흔히 하지만, 나이는 나이다. 고령자 검진은 판이 달라야 한다. 50대와 60대처럼 한창 병이 생길 시기에는 조기 발견이 유효하다. 하지만 노년층에서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병을 새로 찾아도 자기 수명에 변화를 줄 것이 아니거나, 찾아낸들 치료를 감당할 몸이 아니면 종합검진을 할 이유가 없다. 인생 종반은 질병 치료보다 신체 기능 유지와 회복이 우선이다. 몸속에 암이 있어도 완치될 것이 아니라면 암 치료에 힘 빼기보다, 근골격 강화에 힘쓰는 게 낫다. 그것이 삶의 질을 더 좋게 하고 남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암 검진보다 인지기능, 보행 근력, 낙상 위험, 배뇨 등 일상에 영향을 줄 신체 기능 평가를 받고 개선하는 게 훨씬 낫다. 고령 장수 사회에서는 잘 버티는 내구력이 최고다.
[축적의 길] 이정동 교수의 주장에 공감합니다.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인데요... 옮깁니다.
(71쪽) 개념 설계 역량은 사오거나, 아이디어 하나 얻었다고 금방 생기지 않는다. 오래도록 직접 그려보고, 적용해보면서 시간을 들여 꾸준히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87쪽) 인터넷에서 정보가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그런 형식지 형태의 지식은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창의적인 시행착오의 경험은 암묵지로서 더욱 희소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바야흐로 거리가 소멸된다고 하는 인터넷 시대일수록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더 중요한 창의적 클러스터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96쪽) 이런 놀라운 아이디어들이 PARC 이곳저곳에서 소위 발에 채이면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그 가운데 몇 개를 헐값에 가져와 오늘날 인류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기술로 탈바꿈시켰다.
(221쪽) 한국의 성공스토리는 특수하지 않고, 설명이 가능한 논리적 과정의 결과였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개념설계에 도전하는 일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244쪽) 축적의 전략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스몰베팅 스케일업 전략'을 모든 의사결정의 기본틀로 삼아야 한다. 혁신적 개념설계는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지만, 많은 시도와 지속적인 스케일업 투자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즐겨 사용했던 선택과 집중, 일시적 단기동원과 같은 의사결정 방식을 버려야 한다.
[2017-8-28] Animal lab에서 endoscopy-laparoscopy cooperative surgery에 대한 내시경을 했습니다.
[2017-8-10. 경향신문] 미군 없는 한국을 준비해야 한다
옳소!
모든 사람이 원하는 싸고 좋은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흥미로운 만화입니다 (링크).
2017년 8월 초 여러분으로부터 많은 답변을 받고 있습니다. 매우 좋습니다. 계속 공부합시다.
너무 더워 운동이 부족하니 자꾸 체중만 느는데...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왜 이런 광고만 보이는지...
[2017-8-4] 학생 강의 feedback을 받았습니다. 제 열의를 인정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네요.
[2017-8-2] 나의 60년대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여름 휴가를 맞아 흥미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1960년대 일본 동경대 중심의 학생운동의 지도자였던 야마모토씨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맞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50년 전 전공투(전학공투회의)를 되돌아보는 글이었습니다. 그는 동경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 운동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과학도의 입장에서 일본 제국주의, 동경대, 과학기술의 관계를 설명하는 적임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말미에 박노해씨가 쓴 해설 또한 압권입니다. 일부를 옮깁니다.
(84-5쪽) 설령 군의 자금이더라도 결과적으로 그로 인해 연구가 진척되고 과학이 진보한다면 그것으로 좋지 않냐는 연구지상주의에 귀착한다. 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군의 원조를 받으면서까지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연구가 가치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중략)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과학자가 주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우리는 연구를 포기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자각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권리를 행사하여 연구를 사보타지해야 한다. 때로는 '연구자로서의 자기 부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 미군 자금을 둘러싼 1967년의 우리 운동은 현역 연구자 내부에서 연구자가 연구 모라토리엄의 권리를 가진다고 말한 첫 운동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리학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에 들어온 내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235쪽) 요컨데 넓은 의미에서 '복합계'라 일컬어지는, 개개의 요소로 단순히 분할할 수 없는 다수의 요소와 요인이 겹쳐서 상승적으로 작용하는 계통에 대해 그 계통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거기에서 어떠한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예측하는 문제에 대해 선형 법칙에 기초한 지금까지의 요소환원주의적 과학은 거의 속수무책이었다.
(243쪽) 긴급노심냉각장치료 원자로의 안전성이 확보되었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실증과학 논리에 비추어 하나의 허구다.
(390쪽 - 박노해의 해제) 생각을 조금만 더 깊이 해 보면 대중적 소비의 단맛은 사실 피비린내였다. (중략) 아무리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도 자본주의가 '좋은 사회'는 될 수 없다.
[2017-8-1. 경향신문] 노무현의 패스, 문재인의 러닝
“나는 싸울 상대가 분명하지 않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 영웅이 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죽을 각오가 영웅을 만든다. 그러나 이 나라는 이미 민주화 투쟁을 하기엔 너무 진보했다. 내가 싸울 상대는 무형의 것이다. 그것은 제도이다. 정책이다. 제도의 합리화, 정책의 투명성이 내 싸움의 상대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그것들은 내게 빛과 영광을 주지 못할 것이다.”(<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