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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 Random id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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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29. 경향신문] 김상조의 개혁, 재벌과 부동산

재벌개혁은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 ‘더불어 잘사는 정의로운 경제’로 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식어가는 산업경쟁력을 복원하기 위해서도 재벌개혁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것을 하기 위해 그 외 문제를 미뤄서는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 ‘재벌과 모피아의 함정에서 탈출하라’라는 부제가 달린 김상조 후보자의 저서 <종횡무진 한국경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자,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가? 물론 나는 재벌과 금융의 개혁이 한국경제의 진보를 위한 근본적인 과제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의 주가와 부동산 가격 문제에 온통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인식과 행동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어떤 개혁 노력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10여년의 시행착오를 통해 체득했다. 집권세력 또는 집권준비세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만 고민한다면 유권자들이 그 진정성을 인정하고 지지하고 인내할 거라는 믿음은 완벽한 착각이다. 최종 목표 지점을 설계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과도기 동안 수도 없이 발생할 각종 위험요소들을 관리하는 능력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 잡지 않으면 엄청난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능력이 개혁의 성공 전략이기도 하다.


[2017-6-8] 환자안전과 hospitalist에 대한 어떤 편지에 답하였습니다.

EndoTODAY를 관심있게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안전에 관심이 많았지만, 특히 대형 병원에서 7년간 환자안전 담당 교수(QPS 팀장)를 하면서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의 안전에 대한 입장도 시시각각 바뀌었는데요, 최근에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안전과 돈이 필요한 안전이 있다. 물론 후자가 중요하다."

안전에 대하여 논의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랍니다만, 전공의 80시간과 호스피탈리스트 이야기를 꺼내셨으니 이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1. 모든 일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맞습니다. 전공의 선생님들이 인간적인 환경에서 적절한 시간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대비 없이 전공의 선생님들의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법으로 못박은 후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는 일이고 다들 예상했던 일입니다. 단지 정책을 밀어붙였던 분들이 예상되는 부작용을 무시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걸 법으로 못박았습니다. 아무리 큰 부작용이 예상되어도 지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게 법이니까... 그게 우리나라 스타일이니까... 일단 밀어붙이고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어떻게 해 본다. 그 결과가 세월호입니다. 뻔히 위험한 줄 알면서 무리하게 세월호를 증축한 결과 대형 참사가 난 것입니다. 알면서도 대비하지 않는 것. 매우 후진적인 시스템입니다. 그게 우리 시스템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오랜 역사 (노예제도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조선의 신분제도,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통치 전략, 일제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 미군정의 한반도 관리 정책, 정경유착에 기반한 박정희 독재 정권, 그리고 IMF 등)의 결과이기도 하고, 사회 구석구석이 모두 비슷하기때문에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통령도 단번에 고칠 수 없습니다. 국민이 올바른 생각을 해야 합니다. 나는 가만히 있고 남이 어떻게 해 주기를 기다리면 절대 고쳐지지 않습니다. 나부터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합니다. 동시에 국민들이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여 정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도록 계속 밀어붙여야 합니다. 올바른 방향은 안전한 방향, 정의로운 방향의 다른 말입니다.

2. 법으로 못박는 것은 빠른 일 같지만 옳은 방식은 아닙니다.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법이 너무 구체적인 것까지 못을 박으면 flexibility가 떨어집니다. '결과야 어떻든 일단 법만 지킨다'는 견해가 득세하기 때문입니다. 법은 대강의 방향을 지시하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민간의 자율적인 조율이 필요합니다. 정부나 국회나 법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큰일입니다. 상세한 pilot test 없이 그냥 법만 만드는 것이 요즘의 유행입니다. 미칠 지경입니다. 법보다 중요한 것이 법의 취지인데, 취지는 고사하고 문구 지키기도 어렵습니다.

3. 80시간 이슈는 사대주의의 결과입니다. 우리의 문제를 상세히 분석하고 우리의 현실에 맞는 우리의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자주적인 국민일 것입니다. 전공의 80시간은 미국의 문제에 대한 미국의 해결법이었습니다. 이것을 그대로 도입한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benchmarking입니다. 문제가 없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나온 것이 호스피탈리스트인데 이 또한 미국식 접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잘 되기 어렵습니다. 혹시 어떻게 그럭저럭 정착하될 지 모르지만, 엄청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환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어처구니 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지는 선생님이 목격하신 바와 같습니다.

안전 이슈에 대하여 저는 사실 기진맥진 상태입니다. 밖으로 나가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지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소화기내과가 내 집이고 내시경실이 내 집입니다. 소화기내과와 내시경실의 안전 문화 향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비난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할 만큼 했습니다. 이제는 집입니다. 안전에는 교육과 투자가 핵심입니다. 투자가 더 중요한데, 일단 교육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투자(적정 의료인력과 최선의 장비 확보, 적정 환자 수 유지 등)를 주장할 입장이지, 직접 투자할 입장은 아니니까요. 여하튼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좀 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래간만에 신문 기사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도 86학번이고 87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7-6-6. 경향신문] “6월과 촛불, 한길입니다”


내시경 simulator center를 만드는 것은 저의 오랜 소망이었습니다. 사용 빈도가 낮은 Fujinon 내시경 시스템 2개, 상부 box simulator 2개 (구형 2005년 구입, 신형 2017년 구입), 하부 box simulator 각 1개(2017년 구입)를 확보하였습니다. 문제는 공간이었는데요, 창고를 대대적으로 정리하여 한 구석에 box simulator corner를 만들었습니다 (2017년 6월 8일). Box simulator room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일단 이 정도라도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정말 즐겁습니다.


[2017-6-9] 호스팅 upgrade

inames.co.kr에서 호스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애독자가 증가하면서 저녁쯤 되면 traffic이 초과되어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hosting service를 업그래이드 하였습니다. 용량이 가장 큰 서비스인 iSpecial로 바꾸었는데요.... 이것마저 부족하면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우연히 해운대 마린씨티 이야기를 다시 읽었습니다.


[2017-6-13. 애독자 질문]

... 설령 헬리코박타 위염이 맞다 그렇다 하더라도 r/o H. pylori gastritis라고 impression을 쓰는 것도 이상할 것 같습니다. 치료 indication도 아닌데, H. pylori 조직검사도 하지 않을 것이면서 r/o H. pylori gastritis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환자가 '저건 왜 저렇게 빨간가요?'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그냥 '저 부분만 위염이 심한거에요' 이렇게 두루뭉술 넘어가야하는지...

[2017-6-13. 이준행 답변]

... 진단명이 문제인데요... EndoTODAY 헬리코박터 위염에 기술한 바 있지만, "위체상부와 분문부 점막의 점상 반점, 미만성 발적 (diffuse redness)이라는 헬리코박터 위염의 특징적 소견을 보인 환자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지 고민입니다. 이런 환자는 제균치료를 하고 싶은데 대한민국 정부에서 허락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민입니다. 일단 잠정적으로 chronic superficial gastritis of the proximal stomach라고 쓰고 있습니다. 물론 r/o Helicobacter-associated라고 붙이고 몇 개의 조직검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안해도 무방합니다만..." 정도가 여전히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답입니다.

Strict한 급여 기준을 유지하면서 조금의 flixibility도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직된 의료 현장에서 자주 만나는 안타까운 모습니다. 뭔가의 제도가 strict하게 되어 있으면 어딘가에서는 융통성을 허용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off label 처방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의료 시스템은 거의 없습니다. 그 비싼 미국 의료에서도 off label 치료는 인정됩니다. 일본에서는 누구나 검사하고 누구나 치료받는 헬리코박터 위염을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히 불법으로 간주하는 모습은 심평의학의 한계입니다. 적어도 원하는 사람이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적어도 원하는 의사라도 삭감을 걱정하지 않고 처방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의학이 발전하려면,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심평의학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박정희 독재정권 시대에 만들어지 권위주의 의료시스템이 수명을 다한 것 같습니다. 독재자의 딸도 대통령에서 물러난 마당이니... 이제 의료시스템도 제대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2016-6-16. 애독자 편지]

이준행 교수님께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교수님께서 보내주시는 메일을 숙독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40대 후반의 개원가 봉직의 입니다. 지난 일요일 (2017년 6월11일) 성모병원 연수강좌에서 교수님 강의도 잘 들었습니다.

한 가지 느낀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육에 앞서 회장님의 인사말씀이 있었는데요, 인공지능시대에 의사들의 교육이란 나아가 의학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개원가에 있다보니 소화기 환자보다 감기, 당뇨, 고혈압 환자를 더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화기학회나 내시경학회 외에 이런 저런 학회에 다녀보는데요, 갈 때마다 느끼는게 이런 식의 교육시스템은 이제 바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학회가 백화점식으로 지식을 나열해 놓고 턱없이 짧은 시간에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지식의 주입이 목적이라면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리 소화기내과 분야에는 내시경세미나와 소화기학회가 있으니 분과전문의 연수교육 하나 정도는 뭔가 다른 식으로 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상하부위장관, 췌담도 분야별로 한두개의 토픽만을 정해서 연자 한분당 적어도 100분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주고 그 분들이 평생에 걸쳐 쌓아 오신 지식과 경험, 인생철학을 들어 보면 어떨까요? 본래 분과전문의 연수교육의 취지가 분과전문의가 되려는 펠로우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험대비용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 날 특히 정훈용 교수님의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얼핏 보기에 준비해오신 분량의 반도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의사로서 진료와 학문하는 자세, 삶의 태도를 배우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에 도대체 적절한 위내시경 검사시간은 몇분인가가 늘 궁금했습니다. 책이나 세미나,강좌에서 배운대로 하자고 하면 분명히 5분은 넘어야 되고 실제로 검사를 하면서 시계를 보면 총검사시간은 10분도 걸릴때가 간혹 있습니다. 지난 내시경세미나에서 보니 7분이상 검사할 때 병변 발견율이 확실히 높았다고 하는 연구가 있었고, 일본에서는 6분을 권장한다고 하는 내용을 처음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위내시경을 많이 하는 나라에서 적절한 검사시간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기만 합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fast follower는 될 수 있을지언정 leader는 절대 못되겠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바른내시경연구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017-6-18. 이준행 답변]

소화기학회에서 준비한 학술행사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그만 두었고, 곧 모두 다 그만 둘 것이지만... (현재는 내시경학회 학술위원회 상부팀장 하나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 때 이런 저런 학회의 학술위원 혹은 학술위원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뜻을 펼치기는 무척 어려웠습니다. 기존의 구조가 너무 단단하여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말씀 주신 바와 같이 "백화점식 지식 나열"은 현 학술행사의 큰 문제입니다. 매우 넓은 주제를 정하여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강의하라는 요청은 폭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야 50이니 학회의 강의 요청을 깡그리 무시하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강의합니다. (사실 40에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냥 몇 case 선정하여 정해진 시간 안에 충분히 토의하는 방식이지요. 나머지는 각자 자기 집에서 편안한 소파에 누워 조용한 음악 들으면서 review article 하나 읽으면 충분하니까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학회의 요구사항을 가급적 존중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후배 교수들에게 늘 말합니다. "학회로부터 강의요청을 받으면 주어진 제목 안에서 전하고 싶은 메세지만 천천히 확실하게 짚어 주세요. 많은 자료를 준비해서 빨리 말한다고 청중들에게 도움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아니라 '청중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가'입니다. 만약 '위암의 내시경 진단'이라는 제목을 받았으면 내시경 진단과 관련된 여러 이슈 중 두세개만 정하여 증례와 함께 천천히 설명하세요. 어떻게 '위암의 내시경 진단'을 20분에 강의하겠습니까 2시간이라면 모를까... 학회에서 제시한 제목은 무시하십시요."

오래 전 일이지만, 어떤 교수님께 20분짜리 강의를 요청했더니 No 답변이 왔습니다. 60분을 주지 않으면 강의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술위원회에서 장시간 논의하여 특별히 60분 강의를 허락한 적이 있습니다. 참 멋진 교수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60분 강의를 허락해 주신 학술위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떤 모임에서 저보고 meet the professor session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30분이었습니다. Meet the professor session이라면 어떤 토픽을 전문가와 함께 깊게 토론해보자는 시간인데... 아니 30분 동안 어떻게 한 주제를 깊게 다룬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2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바로 reject 당했습니다. 세상이 이렇습니다. 정해진 틀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혼자 제 맘대로 합니다. 그게 제 스타일입니다. 그게 EndoTODAY이고, 그게 목요점심내시경집담회이고, 그게 OPL (one point lesson)이고, 그게 simulator를 이용한 내시경 교육입니다. 학회라는 틀에서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할 수 없었습니다. 지쳤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on-line 공간으로, 제 병원으로, 제 내시경실로 교육사업 무대를 옮겼습니다. 작년부터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이 OPL (one point lesson)입니다. 일종의 '야간반'이지요. 일과 후 저녁 7시쯤 내시경실에 모여 한가지 주제로 2시간 정도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의 짧은 강의 후 온갖 주제와 질문에 대하여 '끝장 토론'을 하는 방식입니다. '끝장 토론'이 중요합니다. 더 이상 궁금한 점이 없을 때까지 묻고 답하기를 계속하는 것이지요. '강의 30분, 토론 90분'이 표준 틀입니다. 이게 제 방식입니다. 묻고 답해야 배울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학회에서는 이런 것 하면 안되나요? 2시간짜리 meet the professor session은 불가능한가요?

제가 어떤 학회에서 학술위원장을 할 때였습니다. 시간 계산 착오로 마지막 세션 후 식사시간까지 30분 공백이 생겼습니다. 어쩔 수 없이 10분 토론을 40분 토론으로 늘렸습니다. 내심 썰렁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40분 동안 질문, 응답, comment가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어떻게 토론 시간을 40분 잡을 생각을 했습니까? 매우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처럼 토론 시간을 길게 잡으면 좋겠습니다."라는 feedback을 받았습니다. 처음은 실수였는데 결국 좋은 경험으로 마무리되어 다행이었습니다. 강의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없으면 토론시간이라도 길게 잡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술모임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학회에서 주관하는 세미나, 심포지엄도 그렇고, 병원에서 주관하는 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시간, 한 시간이 모두 중요합니다. 좀 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하여 다함께 노력합시다. (이제 학회 임원은 그만두었지만)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2017-6-21. 경향신문] 정답 가르치기보다 유연한 사고 길러주세요 - 장하석 교수 인터뷰

그러면서 “기술을 발전시키며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등 성과주의에 쫓기는 과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예를 들어 휴대폰을 발달시키려면 어떤 과학이 필요했을지 200년 전에 물어봤다면 답을 하기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기술 발달에 필요한 과학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과학을 조금이라도 가르쳐서 4차 산업혁명을 융성하게 한다는 생각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장 교수는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간의 지능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이 고도로 발전할 경우 정말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인간과 로봇을 구분하려면 최소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기는 오히려 철학 등 인문학이 주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미래는 예측불허다. 증기기관, 자동차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걱정할 줄 누가 알았나”라면서 “신기술이 인간의 행복을 뺏어가고 해가 될 수 있지만, 현재 기술적으로 개발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을 발달시켜야 된다는 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게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과학 역시 문화의 일부”라며 “일반적인 문화가 융성하지 않았는데 과학을 발전시킨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중학교 졸업 정도의 학력을 가진 사람도 순수과학에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문화가 융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사회적 자원의 쏠림을 경계해야 하고, 다원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정치도 군주주의에서 민주주의 다당제로 발전한 것처럼 인간의 역사는 일원주의에서 다원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과학도 처음에는 진리가 하나 있고 그걸 추구하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런 진리 추구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2017-6-25. 동아사이언스] 아무리 잘 관리해도 암에 걸릴 사람은 걸린다?

영국에서 수집된 암 유전체 데이터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유전적인 이유로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이 발병한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했다. 환경적인 이유로 돌연변이가 일어난 경우도 전체의 3분의 1에 조금 못 미쳤다(29%). 반면 무작위로 일어난 돌연변이가 암으로 발전한 경우는 전체의 3분의 2(66%)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의 3분의 2는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암이라는 뜻이다.

이는 그동안 무작위 요인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던 연구자들에게도 놀라운 수치였다. 특히 흡연이나 간접흡연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을 줄 알았던 폐암도 3분의 1 가량은 무작위 요인으로 발생한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췌장, 뇌, 뼈, 전립선과 같은 조직의 암은 무작위 요인에 의해 생길 확률이 특히 높았다.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생활정보는 잘 믿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도 간혹 도움되는 것이 있습니다. 말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는다. 자연스럽게 되게 해야 합니다.


의협 포스터인데... 저도 동의합니다. 환자가 몰려서 그렇지 절대적인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중앙집중을 풀고 분권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엉터리 의대 하나 없애지 못하는 나라가 어디 나라입니까.


[2017-6-26. 이준행 혼잣말]

서울성모병원 외과에서 외과 전문의와 외과 전공의를 위한 '내시경 School'을 개최한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시경 전문가는 아무래도 내과 의사입니다. 내과 의사들이 외과 의사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니 외과 의사들이 스스로 가르치고 배우는 기회를 만드는 것 아닐까요? 진료과간 장벽을 만들어 서로 외면하기보다는, 다함께 사이좋게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어떨까 싶습니다.

내과 의사는 다른 과 의사에게 내시경 술기와 진단법을 가르쳐주면 좋겠습니다. 영상의학과 의사는 내과 의사에게 복부 초음파 술기와 진단법을 가르쳐주면 좋겠습니다.

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가르치지 않는다고 안하지 않습니다. 못할 뿐입니다. 국민들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잘 가르쳐 잘하게 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게 국민들에게 떳떳한 일입니다."


덥네요.



© 일원내시경교실 바른내시경연구소 이준행. EndoTODAY Endoscopy Learning Center. Lee Jun Haeng.